E.P 짱의 기묘한 캔토스 모험-(2) <피산 캔토스>, 감상편 프로젝트-에즈라 파운드

<피산 캔토스> 감상.

<피산 캔토스>는 비교적 짜임새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74곡부터 84곡까지 이르는 총 11 편의 칸토들이 어느 정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내용상이나, 주제면에서도요.


이 <피산 캔토스>를 간단하게 단어로 표현하자면, 저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상의 좌절, 그리고 현시창.

<농민의 굽은 어깨에 놓인 꿈의 
거대한 비극> 이란 행으로 시작하는 <피산 캔토스>는 말 그대로 '거대한 비극'에 관한 노래들입니다.

이 거대한 비극은 주로 '전쟁'입니다. 주요 테마는 2차 세계대전이지만, 파운드는 단순히 2차 세계대전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전쟁들, 
정확하게는 '경제전쟁'들의 원인을 애기하고, 비판하고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거대한 비극'에는 파운드가 이상적인 지도자라고 생각했던 무솔리니의 죽음과 같은 일도 포함됩니다. 시작 부분에서 무솔리니의 죽음에 대해서 나오니까요.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무솔리니의 죽음으로 인하여 완전히 꺾인 파운드 자신의 이상을 거대한 비극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캔토스> 자체가 단테의 신곡의 영향을 많이 받은 점을 생각하면, 지옥편을 연상하기도 합니다.


제목인 <피산 캔토스>처럼, 점점 기울어지고, 쇠락하는 피사의 사탑과 같은 인상도 받았습니다.
실제 작중에서 피사와 피사의 사탑도 언급됩니다.

첫번째 곡인 제 74곡에서는 앞으로 나올 전체적인 주제들에 대하여 간략하게 언급해줍니다. 그리고 그 뒤로는 계속 그 주제들이 교차되며 노래됩니다. 이런 것을 푸가에 비유하기도 하더군요.

<피산 캔토스>에서 노래되는 현실은 한마디로 지옥 그 자체입니다.

공자나 유교와 같은 이상주의자들, T.S. 엘리엇이나 조이스, 헤밍웨이 등의 예술가들도 존재하며, 작중 나타나는 중국 태산에 거주하는 시인들도 
존재하지만,

이 세상 자체는 지옥입니다.

'경제전쟁'은 끊이지 않으며, 야누스 신전의 문은 결코 닫히지 않습니다.

'정의로운 전쟁은 결코 없다,'고 파운드는 외치지만, 그가 그토록 경멸하는 '경제전쟁'은 <피산 캔토스> 내부에서 여러 형태로 나타납니다. 살라미스 해전이나 나폴레옹 전쟁, 1,2차 세계대전 등으로 말이죠.

파운드가 전쟁의 원인으로 가장 크게 비판하는 것은 자본주의입니다. '이자 제도'로 대표되는 자본주의가 이 모든 전쟁을 일으켰으며, 그는 처칠 등의 정치가들을 크게 비판하기도 합니다.

파운드가 비록 파시즘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지만, 미국의 참전할 때, 미국으로 건너가 결사반대를 했던 점을 생각하면, 의미심장합니다.

자본주의를 반대하는 파운드는 또한 시속에서 미국 건국시기 초기 대통령들을 등장시킵니다. 주로 은행 설립에 관한 논쟁 부분을 말이죠.

또한 언급되는 자신의 예술가들 동료들 또한 전쟁으로 인하여 상처받거나, 고생하는 인물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전쟁으로 인한 현시창적인 상황은 현실말고 신화의 세계로까지 이어집니다.

작중 나타나는 오디세우스는 키클롭스를 속였을 때 썼던 '우티스(아무도 안)'이란 가명을 끊임없이 쓰며, 사자(死者)들의 땅을 방랑합니다.

예수와 종종 비견되는 디오니소스는 결코 부활하지 않고, 오히려 고난받으며, 필로멜라를 능욕한 테레우스는 당당하게 돌아다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파운드는 좌절하면서도, 예술가로서의 본분을 망각하지는 않습니다.

공자와 맹자는 등장하여 유교 속 이상적인 군주와 정치에 대하여 논하며,

비어즐리의 "예술은 어렵다."를 끊임없이 언급하며, 예술에 대하여 논하고,

태산에 거주하는 시인 앞에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나타납니다.

다만 파운드가 좌절과 지옥에 대하여 노래하는 것은 거의 확실하지만, 그것에 대한 극복까지 말하는지는 애매하다고 봅니다.

잉글랜드와 같은 곳은 과거에 찬란했지만, 현재는 망가졌고, 전쟁은 계속되며,

무엇보다 마지막 부분에서 2차 대전의 종전을 알리지만, "스탈린"의 언급이나, 작중 분위기로 보면, (자본주의가 존재하는한) 전쟁은 계속 되리라, 란 파운드의 뜻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농민의 굽은 어깨에 놓인 꿈의 거대한 비극>란 행으로 시작한 이 거대한 <피산 캔토스>는 
<흰 서리가 그대의 천막을 움켜쥔다면, 밤이 깊을 때, 그대는 감사하리라.> 란 행으로 끝을 맺습니다.


파운드가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 사람이긴 하지만, 정말 처절할 정도로 '순수했던'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하더군요. 그가 파시즘에 협력하고, 반유대주의적 성향을 띄게된 것도 결국은 '이상주의' 때문이었고, 이 <피산 캔토스>에서 이상의 좌절을 노래할 때는 유진 오닐의 표현대로 '묵은 슬픔을 눈물로, 피로' 쓴 인상이 강했습니다. 분노로 울부짖는 감옥 속 반쯤 미친 노인네가 생각납니다.
이런 점에서 어찌보면 '의도는 좋았다,' 정도로 언급하고 싶네요, 파운드 본인에 대해서는. 물론 이런 점때문에 순수한 이상주의자들이 제일 무서운 거지만.

사실 이 <피산 캔토스>가 과연 '가장 아름다운' 캔토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나머지 부분은 안 읽었지만, 전체적으로 좀 혼란스럽다는 인상은 
계속 남아있더군요. 광기가 느껴질 정도로 주절거림 같다는 인상도 크게 받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아예 건질 것이 없지는 않습니다. '광기'의 급부로,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행들도 상당히 있었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매우 난해한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읽는 내내 머리도 아팠지만, 무엇인가 끊임없이 성찰하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더군요. 
안타깝게도 그걸 잘 표현은 못 하겠습니다.

어쨌든 이것으로 <피산 캔토스>에 대한 감상은 마치겠습니다.

좋았던 행들도 언급은 하고 싶지만, 그러면 너무 글이 길어지므로 생략하겠습니다. 저, 절대 귀, 귀차니즘 때문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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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tore 2011/10/23 14:06 # 답글

    잘은 몰라도 괜찮은 세상에 태어났으면 세계시인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에 그 놉디 높다는 태산에 아프로디테가!
    눈감고 있는 모습이 무척 괴로워보입니다.
  • JHALOFF 2011/10/23 18:28 #

    사실 파시즘 경력 때문에 좀 껄끄럽긴하지만, 모더니즘을 논할 때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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