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짱의 기묘한 캔토스 모험-(4) 16편의 캔토스 초고 감상 프로젝트-에즈라 파운드

E.P 짱의 기묘한 캔토스 모험-(4) 16편의 캔토스 초고 감상


캔토스 제 1곡부터 16곡은 1924/5년에 '16편의 캔토스 초고'란 이름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가장 처음 쓰인 칸토들입니다.


아직까지 파운드는 파시즘에 물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이 작품에서 크게 논란이 될 부분은 없습니다.

파운드는 초기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의 인도 아래의 신곡여행을 떠나는 3편의 캔토스 초고를 썼지만,
이후 오디세우스를 시작으로하여 다시 새로이 캔토스 시리즈를 구상하고, 썼습니다.

<그러고 나서 배로 돌아왔다.>란 행으로 시작한 캔토스는 오디세우스의 지옥 여행을 시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캔토스의 원래 의도가 현대에 쓰인 <신곡>임을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장면입니다.

순례자 오덕베아트 단테가 베르길리우스의 인도 아래 지옥을 여행한다면, 파운드의 캔토스는 오디세우스의 인도 아래 지옥으로 내려갑니다.

다만 한가지 염두할 점은, 캔토스가 비록 서사시이지만, 일관된 줄거리는 없다는 점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정신의 세계 역사의 방랑입니다. 즉 서사시로서의 역사의 재현, 그리고 그것에 대한 탐구가 캔토스의 원래 의도였으므로,
신곡에서의 <단테의 지옥, 연옥, 천국 여행>과 같이 정해진 줄거리는 없습니다.

캔토스에서 나타나는 역사는 주로 신화와 르네상스 시기의 이탈리아입니다.

파운드는 그리스의 시인들과 음유시인들, 그리고 동시대 자신의 친구들이자 문인들을 노래합니다.

특히 이번 16편의 캔토스에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예술가와 후원자의 관계입니다.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주제입니다. 예술가들에게는 언제나 후원자가 필요하죠.

그리고 이런 관계가 가장 잘 나타나는 역사가 바로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이고, 파운드는 그 시기에 집중합니다.

물론 파운드가 주로 묘사하는 예술가들은 다빈치나 미켈란젤로와 같이 누구나 아는 거장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캔토스 속 예술가들은 후원자가 꼭 필요한 자들입니다. 돈과 예술.

그러나 후원자들이 언제나 선하다는 법은 없죠. 더군다나 <군주론>의 배경이 되는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입니다.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어설픈 자는 살아남을 수 없는 곳이죠.

어찌보면 큰 아이러니입니다. 

누구보다도 순수하게 이상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가 누구보다도 현실에 능숙하고, 냉혹한 권력가들이란 점이 말이죠.

사실 파운드 본인도 언제나 후원자가 필요를 했고, 파운드의 도움으로 후원자들을 만난 수많은 동시대 거장들을 생각하면 참 의미심장합니다.

파운드 자신의 자전적인 부분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고 말이죠.

주로 예술가들에 관해 노래하고 있지만, 현실에 관해서도 파운드는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바로 현실의 현시창스러운 점에 대해 말이죠. <피산 캔토스>에서도 끊임없이 반복되지만, 전쟁이 끊이지 않는 현실은 지옥과 같습니다.

마침내 결말부분에 다가가면, 화자(파운드, 혹은 단테)는 지옥 여행을 떠납니다. 베르길리우스 대신, 신플라톤주의의 창시자 플로티누스가 그를 안내합니다.

지옥 여행을 마치고, 현실에서 그를 맞이하는 것은 아름다운 베아트리체가 아닌, 1차 세계 대전과 전쟁으로 인하여 죽거나 상처받는 자신의 문인 동료들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16곡은 러시아 혁명의 도래를 알리면서, 끝을 맺고 있습니다.

캔토스의 의도는 매번 바뀌었지만, 적어도 이 16 편의 노래들에서 파운드는 예술가와 현실의 관계에 논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현실이 시궁창스럽고, 현실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예술가지만, 그럼에도 끊임없이 미(美)와 이상을 노래하는 것이 예술가들의 숙명이니까요.

파운드가 지옥에서 현실로 나올 때 본 것은 다행히 현시창스런 세상이 전부는 아닙니다. 그가 존경하는 과거의 시인들과 문학가들도 같이 있으니까요.

어쩌면 그는 그런 점에서 희망을 본지도 모르죠.

글 자체는 <피산 캔토스>보다 훨씬 정돈된 느낌입니다. 시적 표현은 다소 딸리긴 했지만, 적어도 광기(똘끼)는 안 느껴지더군요.
훨씬 읽기 수월했습니다.

다음 리뷰는 17편부터 30편까지입니다. 이미 읽긴 다 읽었습니다. 저, 절대, 귀, 귀차니즘 때문에 안 쓰는 것이....

죄송합니다.

댓글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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