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짱의 기묘한 캔토스 모험-(13)<미완성 시편들의 유고> 프로젝트-에즈라 파운드

E.P짱의 기묘한 캔토스 모험-(13)<미완성 시편들의 유고>


드디어 에즈라 파운드의 <캔토스> 혹은 <칸토스> 혹은 시편들, The Cantos의 마지막 부분에 도달했습니다.

<캔토스 110부터 117까지의 초고와 파편들>이란 제목으로 파운드가 미처 완성하지 못한 불완전한 칸토들은 1969년 출간되었습니다.

파운드가 구상하기로는 20대부터 구상하기 시작하여 거의 전생애를 바쳤던 대작 캔토스는 결국 숫자상으로는 시편 제 117곡 까지 밖에 쓰여지지 못 했습니다.

애당초 117까지가 완성도 아니었고요. 그런 점에서 캔토스 또한 미완성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하찮은 리뷰들을 읽어주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 <캔토스>는 파운드의 인생인 만큼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말년의 미완성으로 끝난 이번 초고와 파편들은 바로 지난번 단테의 신곡 천국편이라 할 수 있는 <옥좌 혹은 좌천사 편>과 이어지는 주제로 시작합니다.

바로 ''천국'' 이죠.

캔토스들의 주제가 그때마다 조금씩 변한 것은 사실이지만, 궁극적인 주제는 현대의 신곡을 쓰는 것이며, ''천국''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말년의 파운드는 마침내 '''한계'''를 깨달은 듯 합니다. 천국을 쓰고자 시도하였으나, 자신이 어느 정도 실패하였다고 '''인정''합니다.
이런 점에서 상당히 염세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번 캔토스들은 주로 타협과 관련되있다고 생각합니다.

말년에 와서 심경의 변화를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볼테르의 말을 인용하면서, '자신에겐 어떤 원수도 없고, 모두 화해했다.'라는 표현을 볼 때,
지극히 이상주의자였던 그도 마침내 주위와의 타협을 맺으려했는지 모릅니다.

사실 이번 캔토스들은 미완성이므로 상당히 짧고, 부분적으로 완성되지 못한 시편들도 많아, 파운드가 무엇을 더 표현하려고 했는지는 모릅니다.

여전히 오디세우스나 그가 캔토스 시리즈 전반에 걸쳐 등장시켰던 사람들도 등장하고, 자신의 오랜 친구 T.S.엘리엇이나 윈덤 루이스 등을 걱정해주는 모습도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비록 미완성이지만, 이번 캔토스가 가장 아름답다고 느껴지더군요. 흔히 말하는 예술가의 말년의 모든 것을 초월한 채 해탈의 경지에 이른 걸작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시 자체도 록 드릴 캔토스 나 좌천사 편과는 달리 굉장히 정돈되었고, 마치 처음 파운드의 젊은 시절로 회귀한 듯한 기분이더군요.

왠지 모르게 시끄러운 음악으로 유명했던 말러가 죽기 직전에 모차르트의 이름을 말했다는 일화가 떠올랐습니다.

미완성이라 어떤 모습으로 최종적으로 되었을지를 생각하면 아쉽지만, 그것이 미완성작품의 묘미라면 묘미라고 봅니다.

끝으로 가면, 시편의 번호도 붙이지 못 하고 말 그대로 파편들로만 남아있는 시들을 보면 가슴이 묘해집니다. 이상주의자였던 그가 ''천국''을 갈망하고, 타협하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런 파편들까지 합해서 대략 캔토스가 120여개의 시편이라고 말하더군요.


<나는 낙원을 쓰려고 노력했다

움직이지 마세요.
바람의 속삭임을 들어봅시다.
그것이 곧 낙원입니다.

신께서 내가 만든 것을
용서하시기를,
내가 사랑했던 이들이
내가 만든 것을 용서하기를.>

<파괴자가 아닌, 사람이 되어라.>

<이 시구들은
최후의 시편을 위한 것.
잠정적으로 내가
무엇을 쓰든 간에>

이것으로 에즈라 파운드의 <캔토스>는 끝났습니다.

후기를 언제 쓸지는 모르겠지만, 후기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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