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입한 책 지름


함석헌 옹의 <바가바드 기타>

여러 판본 직접 비교한 결과, 압도적인 '주석'의 양 때문에 이걸로 샀습니다. 모아논 적립금 다 깨졌고요.

일단은 주석 빼고 <바가바드 기타> 자체만 한 번 쭉 읽어봤습니다.

<바가바드 기타>는 원래 세계에서 두번째인가 세번째로 가장 길다는 서사시 <마하바라타>의 일부인데,

주인공 아르주나가 싸워야하는 적군 속에 자신의 친구나 가족, 스승들이 있는 것을 보고 싸우기를 거부하자,

그의 친구이자 전차병이자 비슈누 신의 아바타르인 크리슈나가 맞서 싸우라고 애기해주는 것이 대략적인 줄거리입니다.

일단 힌두교 주요 경전이라는데, '신화집' 라기보단 확실히 '나'란 무엇인가에 대해 애기하는 성찰집 같습니다.
고대 인도애들 종특이 철학인듯.

굉장히 불교교리와 비슷합니다. 불교가 힌두교 영향 받았겠지만.

근데 범신론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신'이란 개념 자체가 그냥 모든 것을 다 포괄해서, 결국 모든 것들이 신의 일부이고,
깨달음을 얻는 행위가 결국은 '신'을 알고, '자아'를 안다는 것이 참.

어쨌든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걸로 당분간은 책 안 읽을 예정입니다. 주석 부분은 나중에 읽어야죠. 주석 빼면 100 쪽도 훨씬 안 되요.

오펜하이머가 원폭 실험 목격하고, <바가바드 기타> 구절 중 "나는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다."란 구절 인용했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여기선 "나는 시간이다. 세계를 멸망시키는 자다."로 번역했더라. 다른 영역본 찾아보니 대부분 '시간'이란 표현 쓰더군요.

오펜하이머가 원폭 모습 묘사했다는 또다른 구절은 비슷하던데. 
"만일 천 개의 해가 하늘에 나타나 그 빛을 단번에 쏟는다면, 혹 그 높으신 이의 광채에 비슷하올까. -11장 12절"

이것과 별개로 <마하바라타>는 진짜 꼭 읽어보고 싶네요. 완역본 없던데. 나중에 영역본이라도 읽어야하나.

마음에 들었던 구절들 몇 개.

쿤티의 아들아, 감관이 대상과 접촉하면 차고 덥고 즐겁고 괴로움이 일어난다. 그것은 오고 가는 것이어서 덧이 없다. 그것을 견디어라. 오, 바라타의 족속아.
오, 사람 중에 으뜸인 사람아, 그런 것들을 견디어내고 쾌락과 고통을 꼭 같이 보는 사람, 그런 어진 이는 영원한 생명에 합당한 이다. - 2장 14, 15절

그러므로 집착을 떠나 언제나 마땅히 행하여야 할것을 하라. 집착없이 행하는 자가 가장 높은 데 이르기 때문이다. - 3장 19절

나는 시간이다. 세계를 멸망시키는 자다. 다 자랐다. 이제 나는 모든 세계를 삼켜버리러 나타났다. 네가 아니더라도, 저기 마주서 진을 벌이고 있는 모든 무사들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니라.
그러므로 너는 일어나라. 그리하여 네 영광을 얻을지어다. 네 대적을 정복하고 풍성한 왕국을 누릴지어다. 그들은 임 ㅣ나에 의하여 부서졌느니라. 오, 왼손잡이야, 너는 다만 그 잡은 것이 되라. - 11장 32, 33절


프리다의 아들아, 내게 돌아오는 자는 비록 죄의 탯집에서 났더라도, 여자로, 바이샤로, 수드라로 났더라도 다 최고의 경지에 이를 것이니 9장 32절

최고의 주재자는 일체 만유 속에 평등으로 들어 계시면서 멸망하는 것 속에서도 멸망하지 않는다고 보는 자가 참으로 본 자니라. - 13장 2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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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구입한 책 | Appenheimer 2011-11-24 23:29: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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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시쉐도우 2011/11/18 21:11 # 답글

    능력과 시간만 된다면 산스크리트어도 꼭 배워보고 싶은 언어인데 말입니다. 쯔업,...

    오펜하이머가 인용한 유명한 구절이 다르게 번역된다는 것을 보면, 원어는 무엇이었는지 양쪽으로 해석가능한 표현이었는지 양자간의 일맥상통함이 있는 것인지 아닌지 등에 대해서 관심이 솟구칩니다.

    (라틴어도 제대로 못하면서 산스크리트어라니 욕심도 언감생심이라서 ..ㅠ.ㅠ)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 JHALOFF 2011/11/19 18:57 #

    도움이 되셨다면 영광입니다. 라틴어라니, 부럽네요.
  • 시간여행자 2011/11/19 11:02 # 답글

    마하바라타를 수업 시간에 좀 해서 영역본을 읽어봤는데, 그것도 완역본은 아니었어요 ^^;
    워낙 긴 책이라 완역본을 찾아보기 힘들고, 또 중복되는 부분도 많다고 하더군요.
    묘사나 표현 자체도 중복되는 부분이 많고 말이죠.

    전 바가바드 기타를 둘러싼 부분을 읽고 났더니 이 연설문 자체가 좀 미묘해지더군요.
    크리슈나가 자신이 말한 것을 항상 따르는 게 아니고 어찌 보면 좀 비열한;; 수단을 동원하기 때문에...
  • JHALOFF 2011/11/19 18:57 #

    그렇군요. 일단 해설에서 기타 자체와 마하바라타가 좀 이질적인 차이를 보인다는데, 그런가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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