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 엘리엇 시극 감상- <가족의 재회>, <칵테일 파티> 독서일기-희곡



T.S. 엘리엇의 두 편의 시극 <가족의 재회>와 <칵테일 파티> 입니다.

두 편 모두 근본적으로는 인간의 죄악과 기독교적인 구원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나보코프가 엘리엇을 목사 나부랭이라고 욕했듯이,

엘리엇의 작품에서 기독교적 구원은 빼놓을 수 없는 주제입니다.

마치 도끼와 도박을, 하루키와 셰, 셱스-!!를 다르게 생각할 수 없듯이 말이죠.

엘리엇은 생긴 것도, 목소리도 깐깐한 목사 같은데, 진짜 목사 같은 애기만 합니다.

사실 <황무지>도 결과적으로는 인간은 똥이야, 똥-!! 이히히 오줌 발사 발사-!! 를 외치며
대놓고는 아니지만 기독교적 색채가 강하죠.

후기작으로 가면 아예 대놓고 나오고, 문제는 이 두 편의 시극 모두 후기작입니다.

<가족의 재회>는 애쉬우드 저택의 한 가족의 오랜만의 재회를 다루고 있습니다.

에이미 여사는 그녀의 친척들과 함께 세 아들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의 재회>란 제목과 달리, 두 아들은 오는 도중 사고 때문에 오지 못 하고, 장남 해리만 도착합니다.

이 해리도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 녀석입니다. 상당히 우유부단한 것이 햄릿 같으면서도,

실수로 물에 빠져 죽은 아내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오레스테스 같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그리스 비극에서 나오는 합창 이나 복수의 여신들인 에우메니데스의 등장 때문에 그리스 비극을 연상시킵니다.

이러한 해리의 죄책감과 더불어 가족의 숨겨진 죄악이 들어나고, 해리는 죄악과 싸웁니다.
다른 사람들을 그저 방관자일 뿐이죠.

"너와 나는, 메리/ 그저 방관하고 기다리는 사람이야. 가장 힘든 일이지."

<칵테일 파티>의 경우도 이와 비슷합니다.

에드워드 챔버레인은 어느 날 아내 라비니아가 사라진 채, 홀로 칵테일 파티를 주선합니다. 그리고 두건을 쓴 알 수 없는 사내를 만나,
아내와 다시 재회하게 되죠.

그러나 에드워드와 아내 라비니아는 두건의 사내에 의하여 서로의 숨겨진 죄악을 마주해야합니다.

두 작품 공통점으로 인간의 숨겨진 죄악과 그것을 마주하고 견뎌야하는 인간을 그리고 있습니다.
구원이 반드시 해피엔딩인 것은 아니죠.

개인적으로 <가족의 재회>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처음에 출판했을 때는 그렇게 좋은 평은 받지 못 했더군요. 나중에 재평가는 됐지만.

<칵테일 파티>의 경우, <성당의 살인>과 더불어 엘리엇의 가장 유명한 시극인데, 개인적으로 너무 길다는 느낌입니다. 
좀 질질 끄는 듯한 인상이 강했습니다.

이제까지 읽어본 시극들 종합할 때, <성당의 살인>이 가장 마음에 들긴 하네요.

이것으로 끝마치겠습니다.

앞으로 두 편의 시극만이 남았군요.

이글루스 가든 - 천 권의 책읽기

덧글

  • Deceiver 2012/01/10 00:59 # 답글

    가족의 재회가 오레스테이아를 연상시키는 것처럼, 칵테일 파티는 희랍 신화의 알케스티스 이야기에서 모티프를 땄다는 이야기를 언뜻 본 것 같습니다. 역시 20세기 초까지 영국의 인문학적 명사들이라면 희랍 주제로 연구물 내지는 작품을 하나씩은 내는 것 같네요. 빅토리아 시대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영국인들의 희랍 사랑은 역시 유난했지 싶어요.
  • JHALOFF 2012/01/10 01:11 #

    아, 알케스티스 부분을 까먹었네요 ^^. 일단 칵테일 파티가 알케스티스 에서 모티프를 따왔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희랍 사랑은 뭐, 저 당시 문인들보면 거의 기본 탐색스킬 같더군요.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화이트)

1239
376
626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