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나보코프의 탐정(?)소설 <눈> 독서일기-소설


<롤리타>의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탐정(?) 소설 <눈> 입니다.

눈깔, 혹은 스파이 등등을 의미할 수 있는 제목이죠.

일단 나보코프의 4번째 러시아어소설이자, 가장 짧은 소설입니다.

사실상 100 페이지 밖에 안 되요.

하지만 그 만큼 무진장 불친절하고, 머리 아파요.

나보코프 본인이 서문에다가 'ㅋㅋㅋ 독자들이 '진실'을 찾으려면 꽤나 읽어야될 거다. 근데 애들은 한 번에 찾더라.'고 써놨더군요.

역시 이 양반도 사디스트 작가 중 하나죠. 독자와의 불공정한 게임을 즐기는 사악하지만, 찬양하고 싶은 작가.

일단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의문의 화자가 자신이 바람피고 있던 여자의 남편에게 거의 죽도록 맞고난 후, 권총자살합니다.

죽은 화자는 그런데 자신의 의식이 멀쩡히 죽은 이후에도 존재함을 자각하고, 그냥 계속 죽은 이후의 삶을 살아가죠.

죽은 이후의 화자는 어떤 러시아이민자들이 모인 집에 거주하는데, 그곳에서 스무로프라는 의문의 남자에게 관심을 가집니다.

화자는 말 그대로 '눈' 혹은 스파이가 되어, 주변 사람들에게 스무로프란 인물이 누군가를 수집하고, 관찰하면서,

이 스무로프란 인물이 누구인가에 대해 탐구합니다.

이런 부분은 확실히 어느 정도 탐정소설 같은 부분이죠. 의문의 화자를 탐정으로 두면.
하지만 나보코프 본인이 걍 탐정소설 틀 빌려서 썼다고 말했듯, 사실 탐정소설은 아닙니다.

읽다보면 상당히 머리가 아파져요.

과연 이 화자는 정말로 죽은 것일까? 화자가 죽은 이후의 세계는 화자의 상상인가, 아니면 실재하는 것인가?
애당초 이 모든 이야기 자체가 화자의 상상이 아닐까? 과연 스무로프는 존재하는 인물인가? 아니면 다른 이들은 존재하는 인물인가?

등등

여러모로 존재에 대한 고찰을 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분명 결말 부분에서는 어떤 한 가지 ''해답''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것 자체는 저도 이해했고요.

그렇지만 분명 해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무엇인가가 남아있습니다. 나보코프가 자신만만했던 부분은 그 무엇인가겠죠.
아니면 단순히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나보코프의 낚시기술일 수도.

어쨌든 확실한 것은 '화자'는 '눈'이 되어, 거울의 상만큼 존재하는 수 많은 스무로프들을 관찰하는 것에 존재 이유를 느낀다는 것이겠죠.

인물들을 살펴보면 언제나 나보코프 소설 속에 등장할법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예술가와 그가 바라는 무엇인가. 주로 러시아에서 도망친 사람들. 한 여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등등.

어쨌든 상당히 기괴한 나보코프의 탐정(?)소설 <눈>이었습니다.

이거 짧으니까 문동에서 번역해줘도 괜찮을텐데.

덧글

  • 시무언 2012/04/03 09:17 # 삭제 답글

    웬지 도전해보고 싶어지는군요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화이트)

939
376
6265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