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드 시니스터>- 나보코프의 디스토피아 독서일기-소설

내가 원한 Bend Sinister

내가 받은 것


교보를 향한 나의 마음


나의 상태



<벤드 시니스터>란 제목을 한글로 뭐라고 해야할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사형장으로의 초대> 나 <절망>의 해설부분을 보면, <좌경선>이라고 번역했던데,

솔까 이것도 걍 봐서는 뭔 소린지 모르죠.

벤드 시니스터가 결국 뭐냐면, 저 간지나는 신판 디자인에 나와있는 저 방패 문양 같은 것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서문에 따르면, 굴절에 의하여 어긋난 외곽선, 혹은 거우르이 왜곡된 상, 인생의 비틀린 부분 등을 상징하기 위해서 저 제목을 썼다고 합니다.

네, 인생의 비틀린 부분. 좋은 말입니다.

이 소설과도 아주 연관이 깊죠.

아시다시피 나보코프는 평생 '정치적'인 것과는 의도적으로 거리를 둔 잉간입니다. 아버지의 죽음에 의한 거의 트라우마와도 같죠.

그런 점에서 이 <벤드 시니스터>는 특별합니다. 나보코프의 소설 중 가장 정치적인 소설이죠. 무엇보다도 '디스토피아' 소설입니다.

또한 나보코프가 미국으로 이주한 후 처음으로 써서 1947년에 출판한 소설입니다.

<사형장으로의 초대>에서도 그랬듯이, 전반적으로 카프카나 오웰의 소설을 어느 정도 연상이 되지만, 겹치진 않습니다.

나보코프도 이런 점을 어느 정도 의식했는지, 소설출판하고 몇 년 뒤에 다시 쓴 서문에도 언급을 하더군요.

대개 디스토피아 소설이 평범한 시민이 어떤 거대한 디스토피아적 사회에 의하여 어떻게 유린되는가, 를 쓴다면, 나보코프는 좀 그 관점을 바꾸었습니다.

'평범한 시민' 이 아니라, 특별한 위치에 있는 인간, 즉 디스토피아 사회가 협력하기를 원하는 인간이 어떻게 유린되는가, 에 초점을 맞추었죠.

소설은 유럽의 가상의 국가 파두그라드를 다루고 있으며, 이 국가에서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믿음 아래에 디스토피아적 정부와 독재자가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그 나라의 저명한 철학자이자 지식인, 이 소설의 주인공 아담 크루그의 협력을 원하죠.

물론 아담 크루그는 이를 거부합니다. 평범한 시민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정부와 독재자는 아담 크루그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칠 수 없습니다.

그의 존재가 꼭 필요하며, 그를 제거하기에도 너무나 큰 존재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한 가지 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소설속 독재자 파두크는 아담 크루그와 학교 동창입니다. 그것도 파두크가 따돌림당하는 입장이었으며, '두꺼비'란 별명으로 놀림을 받았었죠.

이 점이 소설속 아담 크루그와 정부와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키죠.

정부는 아담 크루그를 건들 수 없기에 주변의 인물들을 핍박하며 서서히 아담 크루그에게 그 올가미를 죄여옵니다.

스토리 자체는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요즘 나보코프의 소설들이 비슷비슷하다고 느꼈지만, 뭐처럼 신선한 전개여서 말이죠.

그리고 정치적인 부분이 사알짝 들어나는 것도 신기했지만, 개인적으로 나보코프의 한계가 들어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예술속으로 도피를 해버리더군요.

흔히 디스토피아를 다루는 소설이라면, 분명 어떤 방면에서 정치적인 무엇인가를 표방할텐데, 나보코프는 사실상 그것을 의도적으로 거부합니다. 그런 점 때문에 디스토피아 소설이면서도, 무슨 기괴하고 비현실적인 꿈을 애기하는 것 같습니다.

뭐 쓰는 것 자체는 작가의 자유지만, 확실히 이런 점을 볼 때, 정치적인 것을 예술에 개입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트라우마로 보이는군요.

마치 나보코프의 소설 속 예술가들처럼, 나보코프 또한 예술을 향하여 도피했다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어요.

그래도 소설속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독재사회의 철학을 논하는 부분이나 햄릿의 번역을 애기하는 부분 등은 좋았습니다. 아, 그리고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말장난이 상당히 많은 소설입니다. 이것도 상당히 즐거운 지거리였지만. 

결말은, 뭐, 좀, 아니 매우 슬픕니다. 슬픈 정도로 따지면, 롤리타 다음이라고 하고 싶네요.

어쨌든 이것으로 나보코프의 모든 소설들은 정ㅋ벅ㅋ 완료했습니다.

이제 그의 희곡과 논픽션들도 언젠가는 읽어야겠죠.

끗.

께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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