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의 파리 시절 <파리는 날마다 축제>- 찌질과 통수의 축제 독서일기-산문


흔히 '잃어버린 세대 Lost Generation'이라 불리는 1차세계대전 직후 파리 등에 거주하는 미국 문학가 집단이 있는데,

헤밍웨이도 이 세대에 포함됩니다. 이 외에 거트루드 스타인, 피츠제럴드, 에즈라 파운드, T.S. 엘리엇 등등 많은 유명 문학가들이 있고요.

헤밍웨이 사후에 출판된 <파리는 날마다 축제>는 이 시절, 1920년대의 파리에 관한 헤밍웨이의 회고록입니다.

파리에 거주하면서 다른 여러 문학가들, 같은 잃어버린 세대의 작가들이나 제임스 조이스, 포드 매독스 포드 등등 과의 만남이나 자신의 파리 시절 애기들을 헤밍웨이 특유의 그 간결하고도 힘찬 문체로 수놓고 있는 책입니다.

한글번역본도 최근에 되었고, 한글판이 <파리는 날마다 축제>더군요.

<율리시스>를 출판한 것으로도 유명한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서점의 주인 실비아 비치와의 일화도 재밌고, 다른 작가들과의 일화들도 재밌습니다.

특히나 헤밍웨이 특유의 그 문체로 쓰여서 각각의 회상들이 한 편의 소설과도 같습니다.

회상 속에서 비교적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로는 헤밍웨이의 첫번째 아내 나 에즈라 파운드, 실비아 비치, 거트루드 스타인 정도군요.

이 시절 헤밍웨이는 '가난했지만 행복한' 시절을 보낸 남자였죠. 카페에서 친구들과 애기하거나 술먹으면서 집필하고.

물론 위에 언급된 인물말고도 사실상 제일 중요한 인물은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입니다. 그와의 일화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죠.

사실 헤밍웨이는 '마초적인 가면'을 벗어제끼면, 실상은 존나게 찌질하게 비열하며 통수 잘 치는 인간이었고, 그가 연약한 피츠제럴드를 통수친 것을 생각하면 마냥 곱게 봐주기는 좀 어렵습니다.

그의 피츠제럴드 회상도 사실 긍정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찌질하고 유약한' 피츠제럴드와 '마초적이고 강인한' 헤밍웨이 본인의 모습을 대비시키는 것이 좀 더 크고요. 피츠제럴드의 아내 젤다는 걍 미친광년으로 묘사하고요. 물론 젤다 본인이 이런 비난을 완전히 피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만, 아무리 통수갑 헤밍웨이라도, 피츠제럴드의 '천부적인 재능'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시기합니다. 이런 자신이 가지지 못한 재능 때문에 더욱 피츠제럴드를 질투했겠죠.

참고로 피츠제럴드가 '자신의 거시기 크기가 매우 SMALL'한 것을 걱정하자, 헤밍웨이가 루브르 박물관의 조각상들을 보여주며 안심시켰다는 일화도 여기서 나옵니다.

헤밍웨이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다만 찌질통수갑 헤밍웨이의 본성이 상당히 드러납니다. 헤밍웨이는 실상 마초적으로 보일려고 연기하는 찌질이였기 때문에, 위에 언급된 작가들 호의적이게 묘사하면서도, 통수칩니다.

어쩌겠습니까, 문체는 하드보일드하지만, 인간은 찌질과 통수의 극치인 것을요.

덧글

  • CATHA 2012/06/25 01:25 # 삭제 답글

    리뷰읽으면서 실없이 많이도 웃었네요.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읽을떄 헤밍웨이가 복싱 잘하는 척 나대다가 막상 프로와 맞붙는 상황이 닥치니까 찌질하게 군 일화가 기억나네요. 그래도 헤밍웨이 특유의 힘차고 간결한 필체는 정말 멋있고 좋은거 같아요. 더 킬러스 같은 소설읽을때도 몰입도 잘되고...기말끝나고 저 책 꼭 읽어봐야겠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JHALOFF 2012/07/06 01:12 #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Scarlett 2012/06/25 22:33 # 답글

    루브르 박물관 조각상 얘기는 첨 보는얘기네요. 그런 고민에 대해 그런 식(...)으로도 접근할 수 있군요. 대작가다운 범상치않은 센스예요...
  • JHALOFF 2012/07/06 01:13 #

    뭔가 좀 게이스멜이 나는것 같기도 ㅎ
  • ㅎ1ㅎ1 2012/07/18 00:57 # 삭제 답글

    아 웃기네요 ㅋㅋㅋㅋㅋ
    통수의 제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글 보니까 생각나는데 미드나잇인파리 보셨나요? ㅎㅎ
    우디도 그런 헤밍웨이의 모습을 잘 포착해서 만든 것 같아요. 아주 짧게 나오지만^^
  • JHALOFF 2012/07/18 05:03 #

    아 보긴 했습니다. 그렇게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괜찮더군요. 특히 그 시대 예술가들 많이 나와서 쏠쏠한 재미는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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