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 핀터- 폭력의 미학 독서일기-희곡

해롤드 핀터 전집 1권을 다 읽었습니다

베케트, 이오네스코와 더불어 부조리극을 대표하는 영국의 현대 극작가이자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극작가인데, 매우 만족스럽군요.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읽어본, 소위 '부조리극'이라 할 수 있는 희곡은 <고도를 기다리며>와 민음사판 <대머리 여가수>, 그리고 톰 스토파드의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은 죽었다> 정도이지만,

부조리극 자체가 상당히 취향에 맞는듯 합니다.

핀터의 희곡들은 스토리 자체가 <대머리 여가수> 나 <고도를 기다리며>처럼 완전히 이해불가한 그런 스토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스토리가 있다고도 하기에도 묘한 그런 줄거리의 희곡들입니다.

여느 부조리극들처럼 대사 하나하나를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쉽게 구어체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가장 눈여겨본 것이 등장인물들과의 '소통의 부재'입니다. 서로 끝없이 대화를 하고 있지만, 어긋나있어요.

서로 A에 대해서 애기한다고 하여도, 결국은 어긋나고, 이것이 모든 불화의 원인이 됩니다.

또한 이러한 소통의 부재는 '권위'의 폭력이 나타나고, 누군가가 윽박지름으로서 폭발하고요.

희곡 자체는 상당히 코미디스럽습니다. 뭔가 광대같은 등장인물들도 등장하고, 희곡 자체에 그렇게 큰 폭력이나 유혈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렇지만 읽는내내 불안합니다.

이는 참 작가의 역량이 대단한 것 같은데, 실질적으로 일어난 일은 없고, 그저 무의미한 대사의 나열일뿐이지만,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것처럼, '아 다음에 설마 죽는건가?', '누군가가 덮칠까?' 등등 이런저런 생각이 계속 나더군요.

어떻게보면 평범한 사람의 일상을 묘사한 희곡들일 수도 있지만, 핀터의 희곡들은 전혀 평범하거나 평온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폭력으로 가득찬 세계입니다. 

특히 <생일파티>의 2막에서 그 폭력의 광기의 폭발은 어휴.. 결말도...

개인적으로 부조리극이지만, 한 편의 스릴러를 보는 느낌도 강했습니다.

앞으로 2권도 읽어야겠군요.

언제부터 한 번 건들고 싶었던 작가인데, 이번에 잘 건든 것 같습니다.

계속 읽어야죠.

끗.

께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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