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막 시인 감상: 월리스 스티븐스 독서일기-시


월리스 스티븐스는 에즈라 파운드,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등과 동시대 인물이며 이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시의 거장이다.

솔직히 처음 그의 초기 시집을 읽을 때는 그렇게 와닿지는 않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중간에 그만두었다가, 어느 날 그래도 기왕에 다 읽어보자, 란 생각에 다시 천천히 읽기 시작하였다.

좋다. 아주 마음에 든다.

초기 시는 내 마음에 별로였지만, 첫 시집만 그럴 뿐, 그 다음부터는 아주 쫙쫙 좋았다.

흔히 마음에 드는 작가는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 부류는 어떤 임팩트가 확-!!! 있는 대작을 한두개 쓴 다음에, 그 대작에 못 미치는 그냥 보통이나 수준 이하의 작품들을 쓰는 경우이며, 두번째 부류는 확-!!! 임팩트 있는 대작은 없지만, 평타 이상의 견실한 작품들을 꾸준히 내놓아서 연달아 안타를 날리는 경우다.

나에게 스티븐스는 두번째 부류라고 할 수 있다.

굉장히 견실하고 탄탄하다.

우선 이 시인에게 놀란 것은 굉장히 시어가 다채롭다. 물론 시라는 것이 당연히 그러겠지만, 보통의, 아니 보통 대가들보다도 훨씬 다채롭다.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하나는 초기에도 얼핏 보였지만, 점점 시 자체가 형이상학적으로 변한다. 물론 이런 것이 어느 정도 내 취향에 맞긴 하지만, 쉬운 시들은 아니다.

개인적으론 짧막짧막한 시들보다는 어느 정도 분량이 되는 중시나 장시들이 훨씬 좋았다.

아직 스티븐스의 평론 등은 안 읽었지만, 잠시 좀 쉬었다가 읽어야겠다.

문학동네에서 셰이머스 히니 시전집을 보면, 이 시인의 시전집 또한 나올 것이라 하니, 출간을 기대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언제 나올지는 나야 모르고, 상관 없지만.


덧글

  • 문우 2012/11/08 00:31 # 삭제 답글

    생각하게 만드는 시인이라 좋아합니다. 스티븐스의 시를 읽고 있으면 나의 내면 아래로 잠수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 JHALOFF 2012/11/08 10:35 #

    ㅇㅇ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제 개인적으론 초기에는 그런 점이 좀 미숙한 것 같은데, 뒤로 갈수록 포텐이 터지는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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