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케트 <메르시에와 까미에>- 무의미한 탈출 독서일기-소설



<메르시에와 카미에>는 여러모로 베케트의 유명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상시키는 소설이다. 여러 면에서 그렇다. 마치 결코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두 광대, 에스트라공와 블라디미르처럼 두 사람, 메르시에와 까미에는 결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는 여행을 한다. 그들은 끝없이 여행을 하지만, 결코 도달하지 못한다. 오히려 시작점보다도 더 뒤쳐졌다고 보는 것이 올바른 표현일 것이다. 두 사람의 무의미하면서도 음울한 대화나 부조리한 전개는 고도의 그 분위기 자체를 연상시킨다.

사실 작품 자체가 쓰여진 연도를 생각하면, 이 작품은 고도를 기다리며 나 엔드 게임, 몰로이, 말론 죽다, 이름붙일 수 없는 것 등으로 이어지는 베케트의 워밍업과도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거다.

작품 전체는 추적추적하게 비가 지배한다. 비가 내린다. 그리고 길을 걷는다. 하지만 결코 도착하지 못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음울하지만, 음울하다기보다는 오히려 '부조리하다'란 표현이 훨씬 적합하다.

작중 마지막에 (아직 읽고 있는 중이지만) 전작의 주인공 와트가 까메오처럼 잠시 등장하는 것도 꽤 인상 깊다. 엿이나 먹어라, 삶이여! (Fuck life!) 라고 외치는 것도 흥미롭다. 어찌보면 모든 것에 엿먹어라! 고 외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밑바닥에 깔려있는 본질이 아닐까도 잠깐 생각한다.

메르시에와 그의 친구 까미에는 '도시'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그들은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상당히 무의미한 일상만을 반복할 뿐이다.

비가 계속 내리는 와중에도 끝없이 여행을 시도하는 그들이 모든 것에게 엿이나 먹어라 고 외치면서 끝없이 반복한다는 것 자체가 시시포스의 형별과도 유사하지 않을까도 생각해본다.

하지만 생각하면 무엇하랴, 모든 것은 무의미하다. 최고의 것은 침묵이자 말은 얼룩에 불과하다. 이야기는 얼룩이다 고 베케트가 주장하는데.

귀찮다.

책읽기도 귀찮고 감상이라는 잡글 쓰기도 귀찮다.

그런데도 무의미하게 계속한다.

배고프다.

끗.

께속.

<와트>에서.

덧글

  • CATHA 2012/11/21 21:07 # 삭제 답글

    밝은 책을 한번 읽어보시는건 어떨까요? 무의미하지 않으니 힘드셔도 열심히 계속 써주세요ㅎㅎ
  • JHALOFF 2012/11/22 21:14 #

    읽을게 너무 많으니까 귀찮아집니다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화이트)

2289
577
604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