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케트 <와트> - 반복, 반복, 그리고 또 반복 독서일기-소설

저는 금요일이 좋습니다. 어떤 사람은 월요일이 좋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수요일이 좋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토요일이 좋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화요일이 좋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목요일이 좋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일요일이 좋을 수도 있죠. 그리고 어떤 사람은 금요일을 싫어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금요일을 두번째로 좋아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월요일보다는 금요일을 좋아하지만, 토요일이나 일요일보다는 덜 좋아할 수도 있죠. 또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과는 달리 모든 월화수목금토일을 똑같이 좋아할 수도 있죠.





왜 이딴 식으로 글을 썼냐면,

무, 무슨 지거리야!!

사무엘 베케에에트-!!! 네가아아!!!!! 울 때까지 때리는 것을 멈추지 않을테다!!!!!!!!!!!!

야이 개새1끼야아아아아!!!!!!!!!!!!  실험하는 소리 좀 안 나게해라아아!!!!!!!!!!!!!!!!!!!!!!!!!!

베케트의 <와트>는 그의 두번째 영어 소설이며 일단 겉으로 보기에는 그가 썼던 소설 중에서 제일 단권으로는 분량이 많아보인다.

줄거리는 다른 베케트의 소설들과 비슷해보인다. 와트라는 주인공이 놋 씨의 집까지 가는 여행, 그리고 그 집에 생기는 일들. 머피나 메르시에와 까미에가 연상되기도 한다.
실제 우리의 주인공 와트는 <메르시에와 까미에>의 마지막 부분에 까메오처럼 출현하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전반적인 주제는 '반복'이 아닐까. 아니, 주제가 아니라, 애당초 이 책 자체를 관통하는 모든 것이 반복이다. 베케트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반복시킨다.

위의 저 짜증나는 예시와 같이 불필요한 부분, 예를 들어 '무엇을 먹었다' '무엇을 좋아한다'고 딱딱 떨어지는 문장들을 '무엇을 먹었지만, 무엇은 안 먹고 블라블라블라' '무엇은 좋아하는데, 이건 싫고, 저건 뭐가 좋아하고 블라블라블라.' 이런 식으로 미묘하게 비슷한 문장을 반복한다. 마치 거대한 확률의 세계와도 같다. 실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모든 경우의 수를 일일히 적는 묘사 등을 보면, 참으로 읽는 독자의 정신을 대략 멍하게 만든다.

사실 제일 짜증나는 점은 아예 '같은 문장' 자체를 반복하진 않는다는 점이다. 마치, 내 쩔어주는 필력을 보고 열폭하라, 고 외치는듯, 베케트는 말 그대로 문장을 '변주한다.'

반복은 단순히 문장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이야기 자체에서도 반복은 계속되고, 전체 4부로 되어있는 구조에서조차 반복이 어느 정도 나타난다.


읽다보면 마치 수많은 상징으로 가득차있단 생각도 들었지만,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것으로 일단 베케트의 소설은 사후 출간되었던 한 편을 빼고 다 읽어봤는데, 나중에 다시 한 번 이상은 읽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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