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저넌 스윈번 <시와 발라드> 독서일기-시

오홋 멋진 남자

역시 남자는 수염 간지입니다. 절대 제가 수염 길러서 이런 말하는 것 아닙니다. 나는 스윈번에게서 느낄 수 있다! 수염 기른 자들끼리만의 유대감을!


T.S. 엘리엇의 스윈번에 관한 에쎄이를 읽다보면, 정말 가루가 되도록 까서 네 놈 피는 무슨 색이냐, 엘리엇-!!! 이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로 스윈번에게 안 쓰러움이 느껴진다.

분명 스윈번은 엘리엇과 같은 평론가들에게 가루가 되도록 발살나서, 그가 살았던 시대만큼, 아니 사실상 거의 듣보잡 수준으로까지 떨어진 시인이다.

'라파엘 전파' 답게, 그의 시는 탐미적이고, 퇴폐적이며 달콤하다.

그가 노래하는 여인에 대한 사랑, 혹은 레즈 끼리의 사랑(사포)은 오히려 남자가 마조히스트 같다. 그의 시를 읽다보면 여자에게 채찍을 맞으면서 즐거워하는 듯한 중년 사내가 눈앞에 보이는 것 같다. 그만큼 탐미적이면서도 퇴폐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비록 여러 평론가들에게 가루가 되도록 까여서, 오늘날 잊혀진 축에 속한들 어떠하랴?

그의 시들은 달콤하다, 너무나도 달콤하다.

하지만 때때로 약간의 달콤 쌈싸름함을 느끼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

야라나이카?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에서도 언급된 그의 시 <작별> 부분 발췌하는 것으로 끗. 민음사 <밤으로의 긴 여로>에서 뽑아온거다. 절대 귗낳아서 그냥 붙여넣기 아닙니다.


그러니 가세, 나의 노래들이여. 그녀는 듣지 못할 것이니.
그러니 두려워 말고 함께 가세.
노래 시간은 끝났으니,
이제 침묵을 지키세.
지난 모든 일들도, 소중한 일들도 끝났으니,
우리가 그녀를 사랑하는 것처럼 그녀는 그대들도 나도 사랑하지 않네.
정녕, 우리가 그녀의 귀에 대고 천사처럼 노래해도,
그녀는 듣지 않네.

-<작별> 中


그의 시극 <칼리돈의 아틀란타>도 읽어야하는데, 귀찮다. 비극집도 무지하게 싸게 구했건만.
2권 짜리 Swinburne's Collected Poetical Works에서 부분적으로 읽고 쓴다. 다 읽기는 귀찮다. 그냥 내비두면, 몇년 후에 읽겠지.

테이트모던에서 라파엘전파 그림전 하는거, 12월 초 안으로 함 가봐야겠다.

p.s.

존 메이스필드

영국 계관 시인 중 하나다. 중고로 시 모음집 파는 것은 여러 번 봤지만, 지른 적은 없다. 사실 이름도 여기 와서 처음 들어봤고, 그렇게 일반인들에게까지 유명한 시인은 절대 아니다. (사실 이건 '계관시인' 상당수가 그렇지만.)

우연히 영문학 동아리 모임에서 같이 몇 편 읽게 되었다. 괜찮다.

활동시기 때문인지, 상당히 허무주의적 색채도 나고. 은근히 처음엔 밝게 시작했다가 분위기가 급전한다.
(1930년인가에 계관시인으로 임명되었다. 즉, 1차 대전을 경험.)

진짜 끗.

덧글

  • CATHA 2012/11/30 23:45 # 삭제 답글

    라파엘 전파가 로세티랑 밀레이 그쪽 맞나요? 그리고 쟐롭님 수염기르세요???
  • JHALOFF 2012/12/04 08:23 #

    ㅇ 그 라파엘 전파 맞습니다. 예전 포스팅인가에서도 몇 번 언급한 적 있습니다. ㅇㅇ 기르죠.
  • CATHA 2012/12/05 00:27 # 삭제 답글

    오...마치 차승원처럼요?ㅋㅋㅋㅋㅋ
  • JHALOFF 2012/12/06 20:08 #

    차승원과 비교하기는 너무 못 생겼고, 그냥 수염 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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