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브그니예프 헤르베르트- 코기토 씨와 친구들, 시인 감상 독서일기-시



즈브그니예프 헤르베르트는 폴란드의 현대 시인 중 하나이며, 대충 평을 보자면, 다른 폴란드 노벨문학상 시인들과 친분도 있으며, 후보에도 올랐지만(확실하진 않고) 어쨌든 못 받아서 아쉬운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이 영역본은 그가 생전에 출판했던 시집 모두를 번역했지만, 아직 그의 사후 미발표시 등은 실려있지 않다고 한다. 뭐 어차피 난 폴란드어를 할 수 없고, 번역시는 작품의 반만 느끼는 것이므로 그렇게까지 아쉽진 않다.

헤르베르트의 초기시들은 주로 신화와 관련이 깊다. 그리스 로마 신화 등의 이미지를 그는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그의 시는 말 그대로 신화가 아니다. 오히려 현재 그 자체다. 그는 신화를 이 대지로까지 끌어내린다. 어찌보면 신화를 빗대어 현실 그 자체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가 폴란드 출신이고, 활동시기, 공산화 등의 암울한 시기를 생각하면, 그의 세계는 이러한 현실의 암울한 폴란드를 신화로서 일종의 풍자가 아닐까.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대충 중기로 넘어오며 꽤 변한다. (왜 중기냐면, 대충 중간 부분에 해당하는 시집이라.) '코기토 씨'라는 가상의 화자가 그의 중기시부터 마지막 시집까지 눈에 띄기 시작한다. 코기토. 말 그대로 '이성' 씨다. 

하지만 이런 코기토 씨는 그다지 이성적이진 않은 것 같다. 아 물론 그는 그냥 평범한 사람, 혹은 시인 본인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의 눈에 비추는 풍경은 이성적이지 않다. 코기토라는 이름이 역설적으로 보일 정도로 시 속 세계는 부조리하다.

물론 이 코기토 씨 본인도 꽤 파악하기 힘든 인물이다. 시간이 지날 때마다 조금씩 그 인상이 달라진다. 그렇다고 악하거나 완벽하게 선한 인물 또한 결코 아니다. 그냥 평범한 소시민의 모습이 아닐까란 생각도 든다.

코기토 씨가 중기 이후로 많이 등장하면서 신화는 점차 줄어들고, 현실 그 자체에 오히려 작가는 더 매달린다.

번역본이라 시라는 그 참된 맛을 제대로 즐기진 못했지만, 뭐 어쩔 수가 있겠나.

이 헤르베르트는 문학동네 세계 시인전집에서 출판될 예정이라고 나와는 있으니 언젠가 나오면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언제 나올지는 나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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