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자 로렌스(1)- 성의 해방자, 기계문명의 파괴자, 현대의 예언자, 그리고 또라이. 프로젝트-D.H. 로렌스

정신병자 로렌스

(나처럼 유명한 작가가 죽을리가 없어!)


원체 작가들이란 족속은 선천적인 또라이들이며 변태지만, 그중에서 제일 무서운 족속은 겉으로는 멀쩡한 또라이들이 아닐까 싶다.

겉은 멀쩡하고, 점잖은데, 속은 또라이 중의 상또라이. 이 얼마나 무섭고 끔찍한 일인가!!

그런 점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내가 아는 작가들 중에서 제일 상또라잉, 또라이들 중의 또라이, 점잖은 또라이로 뽑는 작가는 윌리엄 블레이크다.

초상화만 봐도 비범한 똘끼가 느껴지지 않는가?!

블레이크도 언젠가 다시 시간이 나면 포스팅하겠지만, 당대 '미치광이' 소리를 들었다는 것이 전혀 의심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블레이크의 제자이자 후예는 훗날 다시 등장하게 되는데


눈빛부터 범상치 않은 D.H. 로렌스 선생.


분명 로렌스는 위대한 작가 중 하나다. 장편이나 단편이나 시나 에쎄이나 하여튼 대부분의 문학이라 불릴 수 있는 분야에서 뛰어난 작품을 남겼다. 

오늘은 그의 시에 대해서 얘기하겠지만, 그의 사상이나 작품은 그의 선배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블레이크의 재림을 느낀다.

예언자, 그래 둘 다 예언자다.

블레이크가 기독교도라고는 하지만, 신비주의적 색채가 강했던 것처럼, 로렌스 또한 현대의 신비주의자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산업혁명을 비판했던 블레이크처럼 로렌스는 기계 문명의 파괴자다.

병든 장미를 노래했던 블레이크처럼 로렌스는 영국 상류계층을 부수려는 혁명가다.

어쨌든 점잖은 또라이다. 선배 블레이크처럼 현대 기계문명에 대한 예언자적인 면모가 보이긴 한다.  기계 자체를 무지막지하게 증오한다. 속물 보르주아도 증오하는데 빨갱이도 증오한다. 걍 자연으로의 회귀, 원시주의를 꿈꾸는 듯하다. 

영국 신사처럼 보이면서도 굉장히 영국적이게 쓰는데 영국 상류계급을 증오한다. 어쩌란거여.
그는 분명 지극히 '영국적'이다. 뭐 개인적인 일이지만, 영문학 동아리에서 영국적인 소설 읽을 때, 채털리 부인의 연인 재탕하기도 했었고.

또한 흔히 우리가 로렌스에게서 아는 것, 채털리 부인에게서의 미지의 무언가를 느끼는 것처럼 그는 빅토리아 조를 증오한다. 그는 성의 해방을 외친다. 그는 오히려 성을 해로운 것으로 보는 이들을 증오한다. <섹스는 죄가 아니다>란 제목의 시를 쓸 정도로 그는 현대의 성의 해방자라고 할 수 있다. (여가부 보고 있나!. 이 시는 언젠가 시간 되면 전문 해석해봐야지.)

사실 무엇보다 당황스러운건 그의 종교관이다.

<나는 알바트로스를 생각했다.
그리고 내 뱀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랐다.
내게는 그가 왕처럼 보였기에,
추방당한 왕, 지하에서 왕관을 쓰지 못했으나
곧 다시 왕관을 쓸 왕처럼.

이리하여 나는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생명의 왕과의 기회를,
나는 이제 속죄해야 하느니,
나의 비루한 짓을.>
- <뱀> 中

죽음의 노래를 불러라, 오 노래를 불러라!
죽음의 노래 없이는 생명의 노래는
의미없는 바보짓이 될 것이니.
-<죽음의 노래> 中

그대는 그대의 죽음의 배를 지었는가, 오 지어봤는가?
오 그대의 죽음의 배를 만들어라, 언젠가 그대가 필요할 것이니.
......................................
우리는 죽어간다, 우리는 죽어간다,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제 죽기를 원하는거다, 그리고 만들어라,
가장 긴 여정을 위해 영혼을 옮길 죽음의 배를.
...........................................
그리고 모든 것은 떠났다, 육신은 사라졌다,
완전히, 사라졌다, 완벽하게 사라졌다.
.........................................
오 그대의 죽음의 배를 만들어라, 오 만들어라!
그대는 곧 필요할 것이니.
망각의 여행이 그대를 기다리고 있으니.
-<죽음의 배> 中

말년, 마지막으로 내놓은 시집에서의 죽음의 노래 나 죽음의 배 같은 시들은 분명 걸작이지만, 시인 본인이 죽어간다는게 어느 정도 느껴질 정도의 분위기다.

사실 무엇보다 당황스러운 것은 그의 모순적일 정도로 보이는 종교 세계다. 그는 분명 기독교를 증오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점에서는 은근히 니체스럽다. 하지만 그는 정확하게 기독교를 증오하진 않는다. 그가 증오하는 것은 예수다.

<휘트먼에게 주는 대답>
-D.H. 로렌스

그리고 거짓된 동정심으로 가득 차 일마일을 걷는 자는
전 인류의 장례식으로 가느니.


<예수에게 주는 대답>
-D.H. 로렌스

그리고 타인에게 사랑을 강요하는 자는
스스로 자신 안에 살인자를 낳느니.

그는 말그대로 예수 없는 기독교를 꿈꾼다.

그러면 나는 반드시 알리라,
나는 미지의 신의 손안에 있다는 것을,
그가 날 부셔 그의 망각 속으로 보내고
새 아침에 나를 새 사람으로 내보낼 것을.
- <그림자들> 中

예수 없는 기독교라는 것이 잘 상상은 안 된다. 오히려 그냥 평범한 신비주의로 생각하면 될까.

사실 로렌스의 시는 시라기보다는 그 자신의 사상을 담은 하나하나의 아포리즘이 아닐까 싶다. 본인도 이런 투로 말한 적도 있고,

점잖아 보이는 또라이시키.

이런거 읽는 놈들도 또라이가 분명하다 

<묵시록>에서 께속.

위 번역들은 대부분 자작이 아닌 민음사 로렌스 <피아노>에서 따왔거나 인터넷에서 가져왔습니다.


덧글

  •  CR 2012/12/20 12:42 # 답글

    소개글 잘보고 갑니다. 나중에 읽어보고 싶네요.
  • JHALOFF 2012/12/21 11:48 #

    ㅇㅇ 괜찮은 편이더군요.
  • 무명2 2013/10/27 16:29 # 삭제 답글

    저는 로렌스를 아들과연인에서 너무 좋게 봤어요. 그래서 그사람의 관련된 책은 다 좋게 보고있답니다..
  • JHALOFF 2013/10/30 06:58 #

    위대한 작가죠 ㅇㅇ어느 글쓰기 한 분야 떨어지는 부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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