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비문학 감상의 어려움 독서일기-비문학

평소 책 읽는 비율 따져보면 문학:비문학의 비율은 7:3 정도인 것 같다. (6:4나 8:2까지 될 때도 있지만.)

그런데 사실 비문학은 감상 쓰기가 매우 어렵다.

뭔가 감상을 적으면 그냥 책 내용을 요약하는 것 같고, 애당초 독서라기보단 공부를 하는 느낌이고.

오늘도 걍 감상 써보려다 대충 찌그린다.

<지오르다노 브루노와 헤르메스적 전통 Giordano Bruno and the Hermetic Tradition> - 프랜시스 예이츠 저.

언젠가 읽어보려고 생각만 하던 책이었는데, 떨이판매로 4파운드에 구입하였다.

지오르다노 브루노란 이름 자체는 갈릴레이의 위인전을 읽는다면 의외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인물이다.

대개 위인전에선 갈릴레이처럼 지동설을 주장했다가 FIRRRRRRRRRE-!!! 당해서 갈릴레이를 충격과 공포에 빠뜨린 인물로 나온다.

근데 알고보면 이 브루노는 동정''마법사''이며 그가 화형당한 이유가 단순히 지동설을 주장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예이츠는 이 브루노란 르네상스의 정신적 거인 중 하나이자 일종의 종교의 탄압으로 인한 순교자적 상징을 중심으로 르네상스를 지배했다는 신비주의 사상인 헤르메스주의에 관한 분석을 한다.

헤르메스주의란 무엇인가? 세 배 뛰어난 헤르메스, 흔히 연금술 등의 에메랄드 타블렛 등을 썼다고 하는, 오컬트 등에 떡밥삼아 자주 등장하는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토스란 ''가상의'' 현자의 가르침을 믿는 사상을 의미한다.

르네상스 시기 때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이 헤르메스란 자가 정말로 실존하였고, 고대 이집트에 문자와 종교 등을 전해주었고, 모세나 피타고라스, 오르페우스 등보다도 앞선 고대의 위대한 현자다, 라고 믿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자가 썼다는 헤르메스주의 관련 저서들이 르네상스 시기 번역되면서 많은 연구가 되었고, 여러 곳에 영향을 미쳤단다.

헤르메스주의를 연구하고, 고대 이집트의 신앙을 기독교의 대체제로 원한 브루노는 우주는 무한하며 다른 행성에도 생물이 살고, 지동설을 주장했다가, 결국 화형당한다. 물론 브루노가 엄밀히 따지면 '과학자'는 아니다. 그가 지동설을 주장한 이유도 과학적인 관측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의 사상에 의해서다. 마치 데모크리토스가 최초의 원자론을 주장했지만, 이것은 그의 사상의 결론으로서 인한 주장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루크레티우스나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처럼 브루노의 믿음도 은근히 실제 과학의 결과와 비슷하다는 것은 참으로 재밌는 사실이다.)

예이츠가 말하는 헤르메스주의는 단순히 이 헤르메스의 사상 뿐만이 아닌 카발라 등의 다른 신비주의 사상 등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이 책은 어떻게 헤르메스주의가 르네상스 유럽에 전파되었고, 이 브루노라는 헤르메스주의를 믿은 학자의 삶을 중심으로 어떻게 영향을 끼쳤고, 브루노의 화형 이후 어떻게 몰락했는가를 보여준다.

몰락은 의외로 단순하다. 헤르메스가 썼다는 고대 이집트에서 왔다는 책들이 사실 알고보니 기원 후, 그것도 그리스도 사후 1,2백 년 후에나 쓰였다는 것이 밝혀져서 '고대 이집트'를 갈망했던 헤르메스주의 자체가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서구 마법 자체는 오늘날 완전히 죽은 학문처럼 보이지만, 사실 예이츠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이 헤르메스주의가 16세기 이후 일어난 서구의 과학 혁명의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거다.

예이츠는 어떻게 중세 이후 과학혁명이 일어났는지, 그 중간 단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체는 과학사학자들에게 미스터리로 남아있지만, 이 헤르메스주의가 그 답이라고 믿는다.

아주 대충 요약하자면, 헤르메스주의는 근본적으로 '인간'이 신과 같은 존재이기에 이 자연을 탐구할 수 있다는 기본 믿음이 있고, 이런 것들이 과학혁명을 결국 일으켰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주장 자체는 이 책에서는 크게 다루어지진 않으며, 오히려 이 책은 단순히 화형당한 순교자로 기억되는 지오르다노 브루노의 위치를 예이츠 본인의 말에 따르면 원래의 위치, 위대한 철학자로 끌어올리는 것이 더 큰 목표다.

비과학적일지 모르지만, 사실 헤르메스주의나 카발라 등은 결국 하나의 철학적 사상으로도 볼 수 있으니, 예이츠의 목표가 틀린 말은 아닐거다.

어쨌든 예이츠의 다른 저서들도 몇 권 더 나중에 읽어볼 예정이다.

끗.

감상문 밀린 것들 목록:

-입센. <들오리>

-매리언 무어 시전집

-웅가레티 영역 시전집

-조지 세페리스 영역 시전집

-시릴 터너 희곡들(영국 르네상스 극작가 중 하나):
1.복수자의 비극
2. 무신론자의 비극

- 로르카 영역 시전집

언제 쓰냐.

귀찮다.
언제나 말하지만, 쓴다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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