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가 있기 전> - 아카드 문학, 막장의 원형이여 독서일기-시


아카드 문학 앤쏠로지란다, 오 통재로다-! 뮤즈가 있기 전, 말 그대로 그리스 신화가 존재하기도 전에 있었던 글들의 모음집이다. 아카드 문학은 수메르인들의 영향을 받고, 쐐기 문자를 통하여 아카드어를 기록한 문학들의 통칭이란다. 대락 4500년 전부터 2000년 정도 전까지, 약 2500여년간의 세월을 이 책은 담고 있다. 참으로 끔찍할 정도로 옛날이 아닌가? 아카드어 자체가 바빌로니아나 아시리아에서도 쓰였기 때문에, 이토록 긴 세월 동안 여러 문헌들을 남겼단다.

사실 지른 이유는 별 거 없다. 처음에 어? 아카드문학? 이게 뭐지? 하고 봤는데 진짜 메소포타미아 문명 시대의 그 문학 모음집이라 특이했고, 두껍고, 새 것 같고, 무엇보다 5 파운드였으니까. 간단히 말하면 충동구매다. 그 옆에 아카드어 사전도 있었지만, 그것까지 손대진 않았다. 어찌되었든 편집자의 의도대로 일반인도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다는 점에선 훌륭하다.

물론 저자도 언급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일단 너무나 오래되었고, 양은 꽤 많지만, 불완전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무엇보다도 아카드어 자체에 여러 분화된 사투리 등이 이런저런 아카드어 문학을 해독하는데 어려움을 준다고 칸다.

이 아카드 아닙니더.

대략 천 여쪽에 이르는 이 방대한 앤솔로지는 편집자의 말에 따르면 일반인들에게는 아카드 문학의 흥미를 주기 위하여, 연구자들에게는 조은 앤쏠로지 공급을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책은 대략 방대한 아카드 문학을 4 시기로 나눈다. (기원전 2300-1850, 기원전 1850-1500, 기원전 1500-1000, 기원전 1000-100). 

편집자는 아카드 문학을 여느 문학처럼 시와 산문으로 분류한다. 어떻게 점토판에 쓰여진 쐐기문자들을 시와 산문으로 구별하는지 간략한 설명이 있었지만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시는 대부분 신에게의 기도문이나 찬가, 혹은 일상 생활에 관련된 노래, 왕에 대한 찬가, 혹은 서사시가 대부분이며, 산문은 주로 ''편지''등이 많다. 또한 '마법 주문' 등도 많다. 단순히 문학 뿐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 관련된 글들까지 전부 모아서 아카드 자체를 일반인에게 좀 더 친숙하게 접근시키려는 것이 또다른 목적이라서 그렇단다.

운율에 관련된 설명이나, 아카드 시문학이 크게 한 줄을 두 부분으로 나눈다던지, 반복에 관한 설명이나 언어 자체를 이용한 장난질도 언급되지만, 이런 것들은 번역하기 힘드므로 거의 번역에선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소선생보다도 2000년전 잉여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거다.

무엇보다 주목할만한 것은 일상 생활에 관련된 글이 아닌가 싶다. 사랑에 관한 노래들.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한 과정이나 아픔 등을 노래하는걸 보면, 사실 오늘날 사랑 관련 노래랑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마치 로제타석이나 수메르 점토판에서 ''요즘 어린 놈들은 버릇이 없다.''가 발견되었다는 루머처럼 4000년전 잉간이나 지금 잉간이 별 차이는 없구나, 란 약간의 슬픔과 어찌보면 당연하다는 안도감이 든다.

마법 주문들은 별의별 것들이 다 있다. 개에게 물리는 것을 피하는 주문이나 벼룩피하기, 사랑 얻기나 적에게서의 보호 등등 말 그대로 일상에서 있을법한 별의별 주문들이 다 있다.

편지는 오늘날의 편지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기는 좀 다른 것 같다. 높으신 왕에게 보내는 편지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신'''에게 보내는 편지다. 자기 불행하니, 좀 더 보살펴달라는 하소연에서부터 더 높은 신에게 이것 좀 전해달라, 는 부탁이나 감사 등등 인생에 대한 하소연이나 이런저런 것들은 역시 오늘날과 아주 비슷하지 않은가?

무엇보다 또 중요한 것은 앞으로 미래의 여러 신화나 문학의 원형이 될(그리고 된) 신화다.

-아트라하시스: 수메르 홍수 신화를 사실상 CTRL+C, CTRL+V한 홍수에 관련된 서사시. 훗날 길가메쉬 서사시에 나오는 우트파트나슈팀(이름 맞나?)와 동일 인물로 나오며, 성경 속 노아의 홍수의 원형 등으로 평가되는 설화다.


잉간들이 없는 태초에 높으신 신들이 낮은 신들을 이리저리 부려먹고, 이에 열받은 노동자 신들이 파업(?!!), 혹은 폭동을 일으켜 "신 다 죽겠다, 이 신놈들아-!!!" 를 외치자, 노동력을 대신할 잉간들을 만들고,


후에 인간들이 너무 늘어나서, 신들이 너무나도 시끄럽자(?!!!!) 걍 다 죽이기로 한다(?!!!!!)

전염병이나 기아 등의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잉간들을 카와이하게 여긴 잉간 덕후 엔키의 도움으로 피하지만, 결국 마지막 대홍수를 일으키기로 한다.

대! 홍! 수!

하지만 이번에도 왕이자 제사장인 아트라하시스가 방주 만들어서 결국 잉간은 바퀴벌레같은 생명력을 자랑하게 되고, 이에 신들은 앞으로 인구 조절을 위하여 주기적으로 자연재해 및 수명 하락을 할 것을 기약하며 다 함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끗.


-안주 이야기: 위대한 석판을 훔쳐가서 신보다도 킹왕짱 투드가 되어버린 폭풍의 산 폭풍의 산에 사는 새 같은 동물 안주와 이를 찾기 위한 신들의 이야기. 마치 작은 하마 이야기 같다. 누구든지 석판 건드리는 놈은 아주 주옥되는거에요, 아주 주옥되는거야.

-바빌로니아 창조 설화: 대부분의 점토판들은 저자나 제목이 없다. 그래서 사실 이것도 제목이 없다. 흔히 첫문장이 '에누마 엘리시'라서 그렇게도 부른단다. 설화는 마르두크 설화다. 사실 바빌로니아가 자기 나라 중심적인 신화로 일종의 프로파간다와 비스무리한걸로 보면 된다.

혼돈에서 해수의 여신 티아마트와 담수의 신 아프수가 부부가 되어 신들을 낳았는데, 여기서도 자식 신들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아푸수가 깡그리 없애려고 하고, 티아마트는 반대하는데, 이를 눈치챈 자식신놈들이 먼저 선수를 쳐서, 지들 아빠를 POW끔쌀ER-!!!


고대에서부터 패드립을 실천하는 신들의 위엄-!!

이에 열받은 티아마트는 용이나 뱀이나 전갈인간 등의 여러 괴물들을 만들어 자식놈들을 전부 없애려 하고, 이차저차하여 신들은 티아마트의 손자손자뻘이자 가장 막내급이자 바빌로니아의 신인 마르두크를 신들의 왕으로 삼아서, 티아마트와 싸운다.

여기서 명심할 것은 신들은 모두 티아마트의 자식이나 손자나 증손자나 그렇다. 즉 자기 엄마를 상대로 패드립치고 있다.


마르두크는 자기의 할~~머니를 바람으로 풍선처럼 터뜨려 죽인 후, 할머니의 시신을 반으로 갈라, 하늘이나 세상을 만드는 고인드립까지 잊지 않는 아주 훌륭한 신쓰레기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적장의 피로 잉여 노동력 잉간까지 창조한 후, 나머지 석판은 마르두크 찬양이자 그의 또다른 50 개의 이름을 차례차례 소개하며 끝난다.

한가지 의아했던 것은 어릴적 신화상상동물 사전인가에서 본 티아마트는 용의 형상이었는데, 서사시 내에선 딱히 용의 형상이 아니더. 사실 제대로 외양 묘사가 안 됨. 오히려 여신 같다고 보는게 더 올바른 표현같기도 하고, 마르두크를 삼키려했다는 묘사나 꼬리 등을 볼 때는 용 같기도 하고, 걍 싸울 때 변신한게 아닌가, 란 생각도 해본다.

그 외 에트나 나 용이나 뱀 관련 짤막한 설화 등등 꽤 많다. 또한 사르곤 왕 등의 토막난 서사시들도 있고.

의외로 신들의 모습, 특히 잉간을 창조하기 전까지는 걍 신의 형상을 한 잉간들 같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아타라하시스의 첫 구절이 '신들이 인간과 같았을 때' 인 것처럼, 오히려 메소포타미아 당대 지배층들이 자기들의 모습으로 신들의 모습을 그렸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것 같다.

물론 가장 큰 단점은 군데군데 빈 놈들이 꽤 많다. 즉 제대로 원래 형태를 갖춘 작품은 몇 없고, 대부분은 짤막짤막하게만 남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쨌든 이걸로 간략한 아카드문학 앤쏠로지 잡글 마친다.

사실 하나하나 정독하면서 읽지는 않고, 쉬엄쉬엄 넘어가기도 하며, 해설만 자세히 읽고, 대충 넘기는 경우도 많았다.
근데 사실 딱히 별수 없는게 걍 거의 최초의 문학급 작품들의 모양새를 대충 구경이나 해보려는 의도가 있었고, 걍 이런저런 막장의 원형이 되었다는 것도 잘 알았고, 사실 편집자는 의도했지만, 나 같은 잉여 독자가 쐐기문자를 읽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닌데, 영역된 아카드 문학을 자세히 읽을 필요는 없겠지.

나중에 아타라하시스나 마르두크 설화 등의 몇 개의 서사시는 다시 한 번 정도 더 읽어도 좋을 것 같다.

가장 유명할 길가메쉬 서사시의 경우는 일부러 편집자가 수록하지 않았단다.

끗.

께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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