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자 로렌스(3)- <침입자>, 갈등, 회귀 그리고 도피 프로젝트-D.H. 로렌스


D.H. 로렌스의 두번째 장편 소설 <침입자>는 로렌스의 소설이라기보단 마치 바그너의 오페라를 보는 것과 같은 소설이다. 집필 당시의 제목이 <지그문트의 사가>였다는 사실과 소설 속 여러 내용을 가정하면, 소설 자체가 어느 정도 바그너에 대한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소설 자체는 로렌스의 지인 헬렌 코크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한다. 헬렌 코크가 결혼한 유부남과 바람을 폈는데, 결국 이 유부남이 자살하는 것으로 끝난 치정 비극이 그 원형이란다. 그렇지만 로렌스는 사실상 기본적인 형태만을 빌려왔을뿐, 소설의 내용은 로렌스와 바그너의 합작이라는 것이 더 어울린다.

우선 작중 주인공 지그문트는 이름부터가 바그너의 오페라를 연상시키며, 또한 음악가이며 바그너를 연주한다. 소설의 기본적인 플룻 자체는 실화와 동일하다. 지그문트는 바람을 피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에게는 두 세계가 존재한다. 하나는 지루하기 짝이 없으며 말 그대로 성과 생명이 죽어있는 부인의 세계이며, 다른 하나는 그에게 새로운 생명을 줄지도 모르는 애인의 세계이다.

소설에선 크게 두 가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왜 지그문트는 자살을 선택하였는가? 또한 침입자란 과연 누구인가?

우선 침입자 자체는 지그문트의 애인이 아닐까 싶다. 그녀의 침입으로 인하여 평범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던 지그문트의 일상은 크게 흔들린다. 그렇지만 왜 하필 침입자인가? 이에 대해선 지그문트의 자살이 어느 정도 그 해답이 될 것 같다. 그녀 또한 결국 지그문트의 구원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설령 지그문트가 그녀와 재혼을 한다고 하여도, 결국 또다시 지루한 세계로 회귀할 뿐이다.

이도저도 갈 수 없게 되어버린 지그문트는 침입자의 등장에 결국 도피를 선택하게 된다. 

파멸까지 이룰 수밖에 없는 이러한 사랑 혹은 치정 이야기는 말 그대로 지그문트의 사가이며 바그너의 '소설'처럼 보여진다.

소설 자체는 첫번째 소설과 마찬가지로 좋게 말하면 무난하고, 나쁘게 말하면 걍 평범 그 자체다. 하지만 첫번째 소설에서도 말했듯이 어느 정도 이 '초보' 소설가는 점점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적어도 작중 상징되는 두 세계나 '여성' 자체는 앞으로 더욱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로렌스는 그의 세번째 소설에서 말 그대로 비약할만한 발전을 이루게 된다.

께속.

-이놈 또한 한참전에 읽었는데 귀차니즘으로 미루고 미루었다. 이제 여한이 없진 않다. 아들와 연인은 또 언제 쓰냐.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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