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코프 <몬 씨의 비극> 독서일기-희곡


나보코프의 희곡 <몬 씨의 비극>은 나보코프의 20대 젊은 시절 쓴 희곡 중 하나이지만 최근에야 러시아에서 출판되었고, 2012년에 이르러서야 드디어 영역으로 출판된 희곡이다.

나는 앞서 나보코프의 다른 희곡들에 대한 짧막한 감상에서 나보코프는 극작가로서의 재능은 별로다란 말을 여러 번 반복했었다. 물론 이 문장은 적어도 내 안에서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렇지만 이 희곡 자체는 나쁘지 않은 작품이며 적어도 나보코프의 희곡들 중에선 제일 꼭대기에 올려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희곡 자체는 여러모로 셰익스피어에 대한 패러디로 보인다. 작중 자주 언급되며 드립치는 오델로나 곳곳에서 왠지 모르게 셰익스피어의 어느 장면을 모방한 것처럼 느껴지는 장면들. 또한 시극이란다.

몬 씨는 왠지 모르게 맥베스를 연상케한다. 비록 왕을 살해하진 않았지만 왕이며 혁명에 의해 쫓겨나는 등등 특히 촛불과 관련된 대사들은 여러모로 그 유명한 맥베스의 독백과 유사하게 느껴진다.

나보코프는 예술 지상주의자이며 정치와는 일부러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관 자체에서 러시아 혁명은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이러한 혁명 자체도 이 희곡에서 그 분위기를 지배한다.

사실 훗날 나보코프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할 때 가장 유사한 소설은 <창백한 불꽃>이 아닌가 싶다. 킨보트와 몬, 그라두스와 가누스의 관계를 비교하면 매우 유사하며 작품의 내용 또한 유사하다. 어쩌면 이 묻혀진 희곡이 훗날 창백한 불꽃에 영향을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예술가-예술 관계 자체는 크게 드러나진 않는다. 다만 몬의 얼핏 들어나는 시적 재능 등은 훗날의 그의 예술가들을 연상케한다.

어찌되었든 나보코프의 세계를 암시하는 희곡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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