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토냉 아르토- 잔혹극 (1) 잔혹극의 이론, 폭력과 근원적 신화의 분출 독서일기-희곡

앙토냉 아르토는 그의 잔혹극 이론으로 브레히트의 서사극과 함께 현대 희곡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Calder 출판사에서 그의 영역 전집 총 6권이 있는데, 그 중 1, 2, 4 권을 구했었고, 그 3 권을 읽고 찌그려본다. (사실, 5, 6 권은 출판된건지 좀 모르겠다. 전부 절판본이긴 하고.)

아르토는 연극을 전염병에 비유한 아우구스티누스의 비유를 그대로 동의한다. 연극은 곧 전염병이다.

연극은 말 그대로 인간의 어두운 본성, 어둠 그 자체다. 모든 신화는 본질적으로 죽음이나 학살, 피, 폭력 등을 필연적으로 동반한다. 연극 또한 마찬가지다.

전염병처럼, 연극은 최종적으로 삶이나 죽음이란 극단적인 이분법을 제공하는 예술이다. 즉, 그렇기에 아우구스티누스의 경고는 타당하면서도, 연극의 중요함을 나타낸다.

연극은 말 그대로 최후의, 최종 해결책이다.

이러한 최종 해결책의 중요성은 '현대'의 대중들에 의해 더욱 부각된다. 아르토는 외친다, 옛 고전들을 모두 없애라고. 다만 이러한 그의 외침은 어느 정도 반어법처럼 보인다.

현대의 대중들은 옛 고전을 이해하지 못한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은 비록 근친 상간과 운명이라는 어둠을 담고 있지만, 소포클레스라는 위대한 예술가의 낡은 고상한 표현들로 둘러쌓인 작품이다. 그렇다면, 대중들이 그 숨겨진 어둠을 이해를 할 수 있는가? 대중이 원하는 것은 미스테리며, 자극적인 폭력이다. 즉, 현대의 대중에게 오이디푸스 왕은 그저 수수께끼로 가득찬, 이해하기도 귀찮은 옛 고전에 불과하다. 이러한 외면받는 고전은 필요없는 존재다.

그렇기에 아르토는 '잔혹극'을 제안한다. 그러나 단어의 뉘앙스 때문에 그는 지인들에게 경고한다. '잔혹'은 결코 피나 직접적인 폭력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좀 더 추악한 형태의 폭력, 근원적이며 삶과 관계 깊은 폭력을 의미한다. 비록 그가 소재로서 피와 폭력으로서의 잔혹함을 사용하기도 하였지만, 그것은 소재에 불과할 뿐, 근원적인 의미에서의 잔혹극은 결코 아니다.

순진무구한 아이에게 진정한 자유가 존재하지 않음을 일깨워준다든지, 하늘은 고정되있고,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각인시켜준다든지 등의 폭력이 바로 아르토가 주장하는 잔혹함이다. 이는 후대의 실존주의와 관련된 절망에 가까운 폭력을 어느 정도 연상케한다.

즉 아르토는 이미 고전을 이해하지도, 필요하지도 않는 죽은 현대의 대중들에게 '잔혹극'이란 극약 처방을 권한다.

마치 니체의 철학처럼, 잔혹극이란 이름의 망치로 대중을 내리갈겨 깨우는 것이 아르토의 소명이다.

무지각한 현대의 대중들에게 잔혹극이란 극약 처방으로 삶이나 죽음이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 후, 다시 재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는 것이 아르토와 그의 잔혹극의 목적이다. 이미 더 이상 변화의 희망이 없는 현대의 대중들에게 남은 것은 한 번 죽어서 다시 태어날 기회를 주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러한 '잔혹함'을 효과적으로 들어내기 위하여, 아르토는 정신적인 것보단 물질적인 것에 더 치중한다. 이는 그의 개인적인 삶과도 연관이 깊다. 언제나 정신적으로 병적이었던 그에게 정신은 불완전한 것이며 존재 자체마저도 회의를 들게 하는 것이다. 반면에 육체는 살아있는한 언제나 있다.

연극은 물질적이고, 인조적이며, 결코 정신적이지 않다는 것이 아르토의 주장이다. 즉, 외관의 표현, 가령 무대나 분장은 대사로 이루어지는 언어의 표현과 동등한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오히려 아르토는 현대의 연극의 원조가 되는 것처럼 '침묵'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말하지 않는 것이 때론 더 많이 보여주는 법이다. 침묵을 하며, 대사 대신 행동을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망치질과 잔혹함을 표현할 수 있다.

이런저런 짤막짤막한 잔혹극에 관한 그의 이론을 모은 <연극과 분신> 혹은 <연극과 이중>에서 잔혹극 이론을 펼친 아르토는 <피의 분출>이나 <첸치 일가> 등의 희곡에서 그의 이론을 펼친다.

이 밖에 두 편의 잔혹극 선언에서 그는 여러 직접적인 지시도 명시하지만, 그의 관해서 따로 언급하진 않겠다.

사실 <연극과 이중>을 나중에 읽었지만, 아무래도 이론이므로, 먼저 대충 찌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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