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테로와 나> - 이상과 세계 독서일기-시


히메네스는 스페인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스페인 모더니즘의 대표적인 시인 중 하나라고 평가받는다는 것을 보았지만, 상당히 많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처럼 의외로 작품을 읽어보려고 하면,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그런 시인이다.

하지만 우연히도 서점에서 을유에서 그의 대표작이라카는 <플라테로와 나>를 발견해서 질렀다.

우선 직접적인 단점을 하나 말하자면, 무엇보다 시이고, 산문시지만, 번역이라는 한계 때문에 딱히 시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오히려 사색적인 우화나 수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것은 무엇보다 언어의 한계 때문이고.

작품은 안달루시아를 배경으로 플라테로와 '나'에 관한 일종의 연작 산문시다. '플라테로'는 무엇인가? 뭔가 거창할 것 같은 이름과는 달리, 그저 당나귀를 가르키는 말이란다. 즉, 자신의 당나귀에게 끝없이 속삭이는 나에 관한 산문시다.

히메네스의 산문시 속 세계는 지극히 한정되있다. 그는 결코 넓은 세계를 노래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저 시 속 주변 환경, 플라테로와 함께 보는 것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의 시야가 좁은 것은 결코 아니다. '모래알 한 알에서 세계를 볼 수 있듯이,' 그 또한 안달루시아라는 시골에서 모든 것을 보려고 노력한다. 다만, 안달루시아 자체를 한국인인 내가 느끼기엔 좀 힘들다. 아무래도 직접 본 적이 없으니.

'나'는 분명 어른이지만, 번역의 의도인지, 때때로 어린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연작시는 때때로 동시집으로 오해를 받는다고 한다. 물론 히메네스는 이러한 견해를 극도로 거부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만약 이런걸 애들에게 읽힌다면, 삐뚤어지거나,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작품 속 나타나는 시각은 때론 냉혹하거나 풍자적이기도 하다. 결코 어린이들을 위한 시는 아니다.

'나'는 좀 더 엄밀히 따지면, 이상과 노래하고 대화한다. 그가 언제나 대화하는 플라테로 또한 마찬가지다. 나는 플라테로가 실제론 볼폼없는 당나귀이며, 그다지 똑똑하지도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내가 언제나 그에게 말을 거는 것은 나의 이상적인 플라테로다. 즉 나는 이상에게 말을 건다. 물론 플라테로는 당나귀이며, 이상 또한 이상이기에 나는 결코 플라테로와 직접적인 대화를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나'는 그저 이상적인 플라테로와 이상만을 사랑하는가? 그렇진 않다. 나는 플라테로도, 이 현실도 사랑한다. 그저 플라테러와 현실에서 이상을 볼 뿐이다.

번역 시라는 한계를 제외하면, 괜찮은 책이다.
무엇보다 그의 시선집도 몇 편 번역되있어 접하기 힘든 작가를 어느 정도 간이라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을유에도 참으로 희한한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데, 체벤구르나 베를린-알렉산더 광장도 올 여름 안에는 읽어볼 예정이다.


께속.

덧글

  • ㅇㅇ 2013/06/05 20:39 # 삭제 답글

    을유가 좋은게 저런 희한한 작품도 좋은 퀄로 번역해서 그런듯 ㅇㅇ
  • JHALOFF 2013/06/06 11:34 #

    아무래도 '세계문학 전집'이랍시고 맨날 같은 작품들만 번역되는 것보단 좋죠.
  • philoscitory 2013/06/06 18:51 # 답글

    을유와 문지의 마이너 정신을 응원합니다
  • JHALOFF 2013/06/10 10:27 #

    그 외 정말 마이너의 최고봉 대산 또한 있죠
  • 구도갤러 2013/06/10 19:15 # 삭제 답글

    이 잘롭이 도갤의 그 잘롭이 맞나 ? 오랜만에 도갤 왔는데 다 사라졌어 ㅜㅜ
  • JHALOFF 2013/06/10 19:18 #

    ㅎㅎ 아직까지 하나의 유령처럼 도갤을 떠도는 그 쟐롭이 맞습네다 ㅎㅎ
  • 구도갤러 2013/06/10 19:32 # 삭제 답글

    앞으로 자주 들릴게 ^^
  • JHALOFF 2013/06/11 22:22 #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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