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모리아크 (8) - <독을 품은 뱀>, 증오를 품은 자, 회개하다 프로젝트-프랑수아 모리아크


<독을 품은 뱀>은 개인적으로 이제까지 읽은 모리아크의 소설들 중에서 탑 3안에 드는 걸작이 아닌가 싶다.

소설은 어느 증오로 가득찬 구두쇠의 편지를 중점으로 이루어진다. 이 구두쇠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증오한다. 자신의 피와 살인 가족들은 물론, 자기자신마저. 그의 가족들은 그저 그의 유산만을 탐하며 아버지를 증오하고, 아버지 또한 이런 증오스런 자식들을 향해 복수를 꿈꾼다.

소설은 전체적으로 이 독을 품은 뱀이 남긴 편지로 전개되며, 어떤 방면에선 참회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정확하게는 독에서부터 시작하여 회개로 끝난다.

모리아크가 그리는 바닥까지 떨어진 어느 인간의 증오심은 놀랄만큼 섬세한 필체로 조각된다. 물론 이런 '회개'의 과정 자체는 대놓고 종교적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그 은유는 느껴진다. 증오 밖에 남지 않은 자는 지옥에 사는 것과 같다.

이러한 독을 품은 뱀을 바꾸는 것 또한 결국은 사랑이자 용서이며, <독을 품은 뱀>은 증오에서 용서로 가는 길을, 밑바닥에서 다시 위로 기어올라가는 과정을 그린 걸작이다.

물론 이런 변화의 과정 자체는 결국은 미완성적인 부분도 있다. 이는 결국 편지가 다 쓰여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것이야말로 종교에서 말하는 구원이며, 오묘한 지상에서의 섭리가 아닐까? (물론 난 종교적일 수 없는 인간이지만.) 마지막 부분 또한 아이러니하다면 아이러니하지만, 독을 품은 뱀의 변화는 누군가에겐 기억될 것이다. 

독을 품은 뱀이 그 똬리를 풀 때, 그에게도 구원이 내리리라.

-펭귄클래식에도 번역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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