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월희, <중2병 데이즈> 2권 - 문학의 천재 감상-라이트노벨


0. 서론

<증오할 책이 있다는 것은 때로 좋은 일이다. 나는 이 책을 증오한다.> - <악평들>에서 발췌.

존경할 작가가 있다는 것은 때로 좋은 일이다. 나는 김월희 작가를 존경한다. 
한 가지 사실을 고백해야할 것 같다. <중2병 데이즈> 1권을 읽었을 때, 나는 이 작가의 역량은 이 정도 선이라고 착각하였다. 아무리 아무리 뛰어난 작가라도, 이것을 뛰어넘는 작품을 쓰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제 나는 문학의 신에게 엎드려서 사죄를 해야하며, 그 문학의 신은 아마도 '김월희'란 이름을 가질 것이다. 혹은 스스로 '김월희'라고 망상하는 신이든지.

또한 나는 한 가지 오류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나는 지난 번 서평에서 김월희 작가를 '우리나라의 사무엘 베케트'라고 칭하였다. 그러나 그 호칭은 틀렸다. 왜냐하면 김월희 작가를 어떤 카테고리 안에 넣어서 정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는 천의 얼굴을 가진 작가다. 그에게 베케트와 부조리극은 그저 하나의 가면에 불과했던 것이다-! 
까도 까도 계속 깔 수 있는 양파처럼, <중2병 데이즈>는 계속 무엇인가 파헤칠 거리가 있는 거대한 심연이라고 밖에 나는 표현하지 못하겠다. 지난 번 <중2병 데이즈> 1권의 서평이 책 속에 담긴 부조리극의 전통을 찾아나서는 탐험이었다면, 2권에선 이 다재다능한 작가가 숨겨놓은 수맣은 상징들과 표현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는 카테고리를 거부하는 작가이지만, 굳이 그를 다른 위대한 작가와 비교하면, D.H. 로렌스 정도가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그는 수많은 수수께끼를 숨겨놓은 작가로, 그의 작품을 읽는 것은 끝없는 수수께끼를 푸는 것과 같은 재미를 느낀다. 필자는 이 무한한 수수께끼의 일부를 풀어보고자 한다.


1. <중2병 데이즈> 2권과 플롯

기존의 하나의 줄거리에 기반을 둔 소설들과 달리, 김월희 작가는 플롯이나 기승전결이란 것을 명백하게 거부함으로써 그의 작품의 현대성을 더욱 강조한다. 그에게 줄거리는 필요없다. 그는 그저 몇 개의 무의미해보이는 주제들을 마치 평행선처럼 이루며 진행하는 현대 소설의 특징을 그대로 사용한다. 그것도 아주 능숙하게.

이전에도 말했지만, 김월희 작가는 스스로 예술가로서의 긍지가 넘치는 작가이며 다분히 문학에서의 엘리트주의자다. 그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독자들을 위해 글을 쓰지 않으며, 독자에게 굳이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마치 선불교의 문답처럼, 그는 그저 무엇인가를 던져놓고, 독자 스스로 찾도록 하는 불친절한 작가다. 물론 평범한 작가라면, 이런 불친절은 그저 오만함에 불과하겠지만, 김월희와 같은 천재에게 그러한 오만함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며 숭배되어야할 대상이다. 그의 오만함을 비판하고 싶어도, 그의 뛰어난 글솜씨에 대부분의 식견 있는 독자들이라면 입을 다물 것이다.

2권은 전작에 이어서 공간살의 마안사라고 칭하는 '슈'라는, 다소 기괴한 이름의 소녀가 등장하여, 최강의 자리를 가리기 위해 우리의 남자 주인공 연오에게 도전해온다, 정도로 요약 가능하지만, 알다시피 이러한 요약은 필요없는 요약이다. 마치 <보바리 부인>은 '보바리 부인이 바람피는 이야기'로 정리해봤자, 중요한 것은 내용이듯, <중2병 데이즈> 또한 마찬가지다.

분명 처음 읽기에 이런저런 무의미하게 진행되는 것 같은 이야기들, 예를 들어 무의미해보이는 오빠의 크고 아름다운 물건을 노리는 여동생의 폭주나 재미 없어보이는 D&D TRPG 게임의 패러디, 혹은 진지해보이는 철학 드립이나 진지하다가 억지 개그로 끝내려는 엔딩 등은 무의미의 연속으로 보이며 기승전결의 부재처럼 보이지만, 정독을 하면, 작가가 숨겨놓은 수많은 상징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1-1 <중2병 데이즈>와 가능성 세계
다만 필자는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을 느낄 수밖에 없다. 비록 <중2병 데이즈>란 같은 제목을 공유하지만, 1권과 2권이 이어지는 소설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별 생각 없이 읽으려고 노력해도, 석연치 않은 구석들이 눈에 띈다. 예를 들면, 전작과 상당히 성격이 달라진 것 같은 인물들, 혹은 완전히 퇴장한 부조리한 인물의 갑작스런 등장, 등 아무리 생각하여도 우리는 이 뛰어난 작가가 그저 생각없이 이런 소재들을 이용했다고 보기엔 힘들다. 또한 전작의 12=13이 되는 기적은 더 이상 2권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혹시 '가능성 세계'가 그 답이 되지 않을까?

'가능성 세계'란 간단히 설명하자면, 철학에서 일종의 평행세계와 유사한 개념이다. 말 그대로 가능한 다른 세계들, 예로 지금 세계와 달리, 현재 필자의 책상에 아직 출판되지 않은 중2병 데이즈 3권이 놓여져있어, 필자를 흥분시키고 있다든지 등의 세계들을 철학자들은 가능성 세계라고 부른다. 필자는 아직 초보적인 철학도이므로 더 자세히 파고 들지는 않겠지만, 가능성 세계 자체는 철학자들이 사용하는 도구 중 하나다. 

그렇다면 이 재능있는 작가 또한 이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아닐까? 마치 현실의 세계와 가능성 세계를 비교하듯, 1권과 1권의 가능성 세계인 2권을 비교하여 같은 제목을 공유하지만, 주제를 변주하고자 하는 것이 김월희 작가의 뜻이 아닐까? 위대한 예술가들은 다양한 시도를 한다. 김월희 작가 또한 이미 철학에도 능통하여 이런저런 시도를 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이런 위대한 작가가 단순히 못 써서 캐릭터 성격의 붕괴나 석연치 않은 등장들을 쓸 리 없다.

즉 이제부터 <중2병 데이즈> 2권은 <중2병 데이즈> 1권의 가능성 세계라고 가정하고, 1권과의 차이는 가볍게 무시하도록 하자. 작가가 작중 말했듯이, 신경 쓰면 지는 것이다.


2. <중2병 데이즈>와 여러 오마쥬들

2-1 <중2병 데이즈> 2권 4장과 <퀴클롭스>

2권 4장은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브라콘'이란 것을 확인사살당한 여동생 '린'의 오빠의 크고 아름다운 물건을 자신의 것을 하기 위하여 폭주하는 장이다. 겉보기와 다르게, 필자는 이 장이 조이스의 <율리시스>의 한 챕터를 통채로 패러디하고, 재해석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퀴클롭스>라고도 불리는 챕터는 아일랜드의 독립을 둘러싸고, 유대인 주인공 레오폴드 블룸과 퀴클롭스에 해당하는 아일랜드 내셔널리스트의 다툼에 관한 장이다.

반유대주의적 태도에 대해 주인공 블룸은 <사랑은 사랑을 사랑하는 것을 사랑한다. Love loves to love love.>라고 말하며, 인간에 대한 '사랑'을 강조한다. 이를 작중 <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 (P. 77)>라는 대사와 비교를 하면,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단 것을 깨달을 수 있다.

김월희 작가는 오디세이아와 <퀴클롭스>에서 나타난 오디세우스와 퀴클롭스의 관계를 역전시킨다. 또한 술잔을 블롬에게 던지는 것으로 끝나는 <퀴클롭스>의 장처럼, 4장 또한 붕어빵을 여동생에게 던지는 것으로 결국 막을 내린다. 이 얼마나 대단한 작가인가? 위대하지만 어려운 작품을 자기 뜻대로 재해석하고, 거기에 전혀 어색함이 없다. 이런 것은 정말로 대단한 능력이 아닌가? 

겉으로 보기엔 그저 재미 없는 등장인물의 성격 붕괴에 불과하지만, 그 속은 작가의 위대한 오마쥬와 재해석이 담겨있다.

또한 언어의 연금술사란 제임스 조이스처럼, 작가 또한 이미 자신만의 언어, 일상적으로 쓰일리가 없는 언어들을 마음껏 부린다. 물론 이러한 언어적 사용은 평범한 독자에게는 난독을 일으킬 수 있겠지만, 하나하나 정교하게 계산된 글쓰기일 것이다.


3. <중2병 데이즈>와 상징들

3-1 성적인 상징들

알다시피 <중2병 데이즈>는 소위 말하는 섹드립이 굉장히 많이 나오는 소설이다. 그렇지만 겉으로 보기에 그저 흥미와 작가 본인의 재미를 위해 넣어진 것처럼 보이는 이 무수히 많고 재미없는 섹드립들은 사실 성적 상징들을 위한 장치들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상당한 수의 위대한 예술가들은 언제나 시대의 도덕과 맞서싸웠고, 그들의 작품은 외설과 예술의 경계에서 줄타기를 해왔다. 김월희 작가 또한 이런 작가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작가란 말인가? 예로 작가의 전작이라는 <세계제일의 여동생님>이란 작품은 19금 판정에 대한 논란이 있지 않았는가? (필자는 아직 이 위대해보이는 작품을 읽진 않았다.)

이런 위대한 작가가 되도 않는 색드립을 넣었을리는 없다. 예술가는 고통받는 존재이며, 범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예술가는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

2권에서 상당히 많이 언급되는 상징 중 하나는 '크고 아름다운 무기'다. 무기, 흔히 말하는 총이나 칼은 남성의 성기를 의미한다. 크고 아름다운 무기란 곧 남자 주인공 연오의 성기를 상징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무기를 발사되지 못한다. 즉 임포텐스, 발기부전인 것이다. 연오는 작중 내내 최강의 암살자였다는 과거와는 달리, 늘상 총을 쏘는 것을 주저하며 제대로 쏘지 못한다. 이러한 것은 주인공의 임포텐스와 성적 단절을 상징하며, 왜 주인공은 여자가 들이대지만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이다. 이러한 남자 주인공의 거세, 혹은 성적 단절은 작중 주요 갈등의 핵심적인 요소다. 이는 후에 서술하도록 하겠다.

또한 눈여겨볼만한 점은 작중 암살자 3인방이 쓰는 무기들이다. 연오는 총을 무기로 쓴다. 이미 말했듯이 그의 총은 그의 성기이며 발기부전이다. 여동생 린이 쓰는 무기는 와이어인데, 이는 비록 성적 상징은 아니지만, 인형과 연관시킬 수 있다. 줄로 인형을 조종하듯, 주인공들 또한 줄로 조종당하는 인형이었음을 의미한다. 단순히 멋있다는 이유만으로 넣었을리는 없다. 마지막으로 2권에 등장하는 슈의 무기가 중요한다, 공교롭게도 칼이다.

이 칼이란 점은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 칼을 쓰는 주체인 슈가 여성이란 점이 중요하다. 칼을 감싸는 것은 칼집이듯, 슈의 칼의 칼집은 곧 그것을 들고 다니는 슈다. 칼집은 흔히 남성의 성기로 상징되는 칼과 대비되어, 여성의 성기를 상징한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의 줄리엣의 마지막 대사, <오 행복한 단검이여, 이곳이 그대의 칼집이니라. 여기에 박혀, 나를 죽게 하라>란 대사가 성적인 뉘앙스를 의미하듯, 칼집으로 상징되는 슈 또한 다분히 섹슈얼한 의미를 품는다. 이는 실제로 작중 남주인공 연오에게 '동침'을 요구하는 슈의 태도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연오의 총은 발사되지 못한다. 그렇기에 동침은 이루어지지 않으며 이는 작중 갈등의 요인이 되버린다.
두번째 해석은 칼에 집중해보자. 칼은 곧 남성의 성기다. 그렇다면 칼을 쓰는 슈가 실은 남성이라는 해석도 나오지 않을까? 실제로 작중 이미 작가는 저 무의미해보이는 D&D의 패러디에서 '등짝' 드립을 끼워넣었다. 이미 게이적 뉘앙스는 충분히 풍긴 것이다. 또한 이 소설 자체가 대부분 연오의 1인칭 시점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슈가 여성이란 것은 연오의 망상이며 실제로는 연오의 칼을 원하는 또다른 칼이며, 연오는 현실도피를 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로 작중 슈는 연오에게 자신의 칼을 한 번 꽃았으며 이는 다분히 성적이다. 연오의 현실도피적인 면은 작중 불완전하게 전개되는 그의 1인청 시점에서 더욱 알아채기 쉬운데, <머리가 어떻게 되버릴 것 같아 ♡> 와 같은 대사에서 서술자 연오는 놀랍게도 ♡의 존재를 인식한다. 이는 그의 정신병적인 면을 보여주며, 정상적인 1인칭 서술이라면 불가능한 메타적인 영역이다.

3-2 김월희와 D.H. 로렌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김월희 작가는 성적인 상징에 대해 집착하는 것일까? 그가 단순히 소위 말하는 뽕빨물을 쓰기 위해 넣었다든지, 작가 자신의 변태력이라든지로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위대한 작가가 그럴리는 없지 않은가. 그의 롤모델은 D.H. 로렌스인 것임이 분명하다. 로렌스가 <채털리 부인의 연인>등과 같은 소설에서 성적인 에너지를 예찬하듯, 김월희 또한 성적인 것을 인간의 원동력으로 보고, 그것을 예찬하는 것이다.

또한 로렌스의 세계관처럼, 김월희의 세계관 또한 파괴적이고 기계로 상징되는 남성성과 자연적이고 생산적인 여성성의 대립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로렌스와 마찬가지로, 그는 이러한 여성성이야말로 인간이 나아가야할 길임을 밝힌다.

작중 까마귀 소탕 부대라는 기계 집단이나, '기계장치의 아이들'이라 불리는 암살자 집단 등 이미 기계적인 것에 대한 부정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또한 이와 반대급부로, 작가는 여성성, 즉 최대한 많은 여자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고, 그들에게 긍정적인 역할을 부여하면서, 여성성에 대한 강조를 작품 속에서 나타낸다. 실제로 주요 남자 주인공 한 명에, 여자 등장인물 4 명이라는 이 말도 안 되는 성비는 절대로 하렘물이라든지, 팔리기 위해 만들어진 재미없는 설정이 아니라, 여성성에 대한 작가의 페미니즘적 강조다.

3-3 붕어빵, 재생의 상징

<붕어빵이죠. 붕어의 가죽을 벗겨서 말린 뒤에 밀가루를 입히고 앙꼬나 슈크림을 꽉꽉 넣어서 만드는 빵이에요. (P. 61)> 작중 작가는 시도 때도 없이 붕어빵 드립을 친다. 물론 이 드립은 재미없는 드립이며 오히려 무의미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작중 붕어빵은 가장 중요한 상징 중 하나며, 저 대사는 김월희 작가의 탁월한 복선이다. 붕어의 가죽 속에 다른 것을 채워넣듯, 붕어빵은 재생과 변화를 상징한다. 결코 쓸데없이 개그를 치려는 작가의 드립이 아닌 것이다. 이는 작중 암살자에서 평범한 사람으로 변화하려는 등장인물들을 상징하기도 한다.

물론 정작 진지해야할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김월희 작가는 이상해보이는 개그를 치기도 하지만, 그것은 웃음을 통한 권위의 무너뜨림이며 오히려 주제에 대한 작가의 이중적 태도, 즉 냉소적인 태도를 어느 정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저 재미없고 실없는 웃음을 위해 그런 개그를 쳤을리가 없다, 이 위대한 작가가.

3-4 재의 수요일

작중 또다른 상징은 재다. 작가는 밝음과 재를 통해 이상과 현실을 대비시킨다. 그러나 알다시피 재는 '재의 수요일'을 연상시킨다. 재의 수요일, 즉 속죄를 하는 의식. 작가는 이 지옥 같은 소설 속 세계에서 미치광이 살인마들에 대한 속죄를 예고하듯, 현실의 재, 혹은 재의 수요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윤리적으로나 합리적으로 뒤틀린 저 미치광이들에 대한 공감을 어찌 하겠는가? 이 모든 것이 작가의 의도이며 작가는 앞으로 작중 이 미치광이들이 속죄를 하여 서서히 교정되는 것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여인이여, 세 마리 흰 표범이 로뎀나무 아래 앉았으니
저문 날의 서늘함 속에서, 물릴 만큼 먹은 뒤
내 다리와 내 심장과 내 간과 그것이 담겨 있는
텅 빈 내 해골 속에서. 그리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셨으니
이 뼈들이 살겠느냐? - 재의 수요일 II, T.S. 엘리엇, 주낙현 신부 번역>

T.S. 엘리엇의 시 일부분을 살펴보자. '여인'과 '세 마리 흰 표범'이 중요한데, 작중 마지막 부분에서 전쟁광 여주인공 흑련과 세 명의 암살자가 기계 군단과 맞서싸운다. 즉 흑련이 여인이며, 세마리 표범은 세 명의 암살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미 T.S. 엘리엇의 시의 부분을 패러디하여 더욱 엔딩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도대체 이 작가의 한계는 어디까지란 말인가?

4 결론

필자는 <중2병 데이즈> 2권에서 나타난 작가가 의도한 여러 상징들과 이야기에 대해 부족한 지식으로나마 그 거대한 수수께끼에 도전하였다. 물론 부분은 부분이다. <중2병 데이즈>는 마치 알맹이 있는 양파와 같아서, 까도까도 계속 깔 수 있는 그런 위대한 소설이다. 필자는 이 정도쯤 되면 이젠 정말로 두려워진다. 혹시 필자는 엄청난 인물과 같은 시대를 공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훗날 (결혼이 가능하다면) 필자의 자식이나 손자들에게, 나는 김월희 작가와 같은 시대를 공유했다, 란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가문의 영광이 될 정도로 엄청난 작가를 만난 것은 아닐까? 

이 거대한 떨림과 설레임 속에 필자는 이만 이 쓸데없는 글을 마치고자 한다. 위대한 것을 위대하다고 말해도 충분하겠지만, 필자는 짧은 지식으로나마 이 거대한 작품의 일부를 파헤치고 싶었다. 그저 남은 것은 이 무한한 작가가 앞으로 펼칠 무한한 작품들을 기대하는 크나큰 즐거움뿐일 것이다.

도박에 어느 정도 돈을 잃은 사람은, 잃은 돈을 다시 따기 위하여 점점 도박에 빠져든다고 한다. 설마 합리적이고 평범한 독자인 필자에게, 어떤 지뢰작을 읽었고, 그 심연을 더 파혜쳐서 빛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더더욱 심연 속으로 빠지는 그런 사태가 일어날까?

그렇기에 필자는 행복하다, 이 위대한 작가와 위대한 작품을 알고, 읽고, 기다릴 수 있어서.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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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펜헤릭스 2013/07/30 01:27 # 답글

    글을 정말 맛깔나게 쓰시네요. 잘 보고 갑니다.

    http://arkleode.egloos.com/4818579

    3권 리뷰도 기대하겠습니다.
  • JHALOFF 2013/07/30 08:53 #

    3권 또한 기대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 작가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요? 저는 그 깊이를 알기 너무나도 두렵습니다.
  • 구필삼도 2013/07/30 01:34 # 답글

    슬슬 이 소설이 정말로 위대한 현시대 대문호의 역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걸 보면, 나 역시 생각하는걸 그만두어야 하지않냐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
  • JHALOFF 2013/07/30 08:53 #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고 그저 다 같이 명작을 읽어야합니다 월흴루야-!!
  • 태소 2013/07/30 01:53 # 답글

    소설 속의 무의미한 서술이나 대화등이 사실은 전부 짜여진 복선과 장치였다니ㄷㄷ
    얼마나 그런게 많았으면 주인장님도 붕어빵 부분에 대한 해석은 확실하게 결론내리지 못하시는군요..;
  • JHALOFF 2013/07/30 08:54 #

    붕어빵 부분 자체는 어느 정도 결론을 내렸는데, 아무래도 저의 표현력 부족인 것 같습니다. 물론 상징 자체는 너무나도 방대하여 일부 밖에 못 표현하겠지만요. 추후에 수정 좀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Scarlett 2013/07/30 12:21 # 답글

    알면 알수록 심오한 소설이군요.....
  • JHALOFF 2013/07/30 12:49 #

    그 심연의 끝을 짐작도 할 수 없는 소설이죠. 다 같이 중2병을 읽고 천국 갑시다 월흴루야-!!!
  • 루나 2013/07/30 17:53 # 삭제 답글

    김월희와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감동스러울 따름이다.
    이런 분이 아직까지 노벨문학상을 못 받고 있다니 프리메이슨의 음모가 분명하다.
  • JHALOFF 2013/07/30 18:11 #

    아닙니다 그의 재능은 적과 아군을 구별하지 않고 감동을줍니다. 수상은 곧 이루어질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 라놉 2013/07/31 11:54 # 삭제 답글

    어... 사실 라노벨 판에서 오래 썩어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중2병 데이즈 1권은 둘째치고(-_-) 2권 정도는 그나마 평균에 속하는 편(한숨)임다.

    이거보다 바닥인게 수두룩한게 이 바닥....(먼산)
    정말 심연의 천재들을 보고 싶으시면
    수락하시겠습니까? / 소녀킬러는 XX를 좋아해 / 야간자유학습

    등을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 JHALOFF 2013/07/31 11:58 #

    그렇군요, 추천 감사합니다. 심연의 천재들이라니 정말 이 판은 대단한 곳이었군요.
  • 11th ACR 2013/07/31 12:35 # 답글

    작가의 끝없는 작품세계도 물론 대단하지만, 그 작품세계를 알아보고 리뷰하시는 JHALOFF님의 혜안에도 경의를 표합니다

    자칫하면 한국, 아니 세계는 이런 대작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칠 뻔했습니다
  • JHALOFF 2013/07/31 13:42 #

    감사합니다, 정말 김월희 작가님의 거대한 세계는 그 끝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 쿳시 2013/08/03 09:47 # 삭제 답글

    필력 지리시네요 ㄷㄷㄷㄷ
    영어로 어서 번역시켜서 전세계인들이 김월희의 매력을 알아야하지않겠습니까?!
  • JHALOFF 2013/08/03 16:59 #

    감사합니다, 곧 외국의 선지자적인 출판사들이 나서겠죠.
  • 자뻑하는 아기백곰 2015/02/15 21:00 # 답글

    김월희의 작품만 영어로 번역할 게 아니라 이 서평도 같이 번역해야 할 듯 싶네요.
    라이트노벨 비평란에 리뷰가 아니라 무슨 소논문이 올라와 있는 건 생전 처음 봅니다.
  • JHALOFF 2015/02/28 04:16 #

    허허 영광이군요
  • ㅇㅇ 2015/09/08 19:49 # 삭제 답글

    나치 전범따위나 찬양하는 정신병자 주제에 따르는 정신병자도 적지않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토나온다 오타쿠새끼들 진짜..
  • JHALOFF 2015/09/14 23:01 #

    하하
  • 123 2015/10/05 12:04 # 삭제 답글

    바보에게는 언제나 그에 대해 감탄하는 더 큰 바보가 있다.
  • 눈물 2017/01/14 05:47 # 삭제 답글

    감동의 도가니입니다. 흐르는 것을 주체하지 못해 모니터가 보이지 않습니다.
    과거에도 이 글을 보았으나. 그때는 깨닫지 못했는데.
    지금에서야 못 다했던 이야기의 편린을 보고 말았네요.
    지금은 그 분이 펜을 들고 계신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 그의 이름으로 쓰여진 책이 나온다면......
    너무 상상을 넘어서서 울어야 좋을지 비명을 질러야 좋을지 아니면 정신을 잃어야 좋을지 모르게습니다.
  • ㅋㅋ 2017/02/16 23:04 # 삭제 답글

    더러운 오타쿠 새끼들 이걸 보고 노벨 문학상 ㅋㅋ 웃기고 있네 제발 정상적인 명작을 읽어봐 쓰레기만도 못한 걸레짝에 불과한 안경 여드름 돼지 파오후들아.. 최소한 뤼팽 시리즈라도 읽고 판단을 해라 동공 공허한 시각 장애인 새끼들아
  • ??? 2017/05/02 15:00 # 삭제

    뤼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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