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나 반스, <안티폰> - 폭력으로의 긴 여로 독서일기-희곡



T.S. 엘리엇은 <나이트 우드> 등의 시적 산문을 토대로, 주나 반스의 산문가로서의 글을 극찬했지만, 주나 반스 본인은 시인으로서의 그녀의 모습을 잘 알아주지 않는 엘리엇에게 상당히 불만을 품었던 것 같다. 이는 주나 반스의 시모음집에 수록된 그녀의 글에도 일부 드런나다.

<안티폰>은 이러한 시인으로서의 주나 반스의 실력이 잘 발휘되는 시극이라 할 수 있다.

엘리자베스조 시극의 형식을 모방한 이 훌륭한 한 편의 시극은 아이러니하게도 1939년의 잉글랜드 지방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어떤 면에선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를 연상케하는 시극이다. 두 작품 모두 작가의 불우한 생을 토대로 한 비극이지만, 오닐의 그것과 달리, 주나 반스의 비극은 오로지 폭력과 불안으로 점쳐져있다. 연민보단 폭력으로.

여자로서 가부장적 집안에서 살아가는 압박감. 가정의 폭력과 성적 학대, 그리고 비뚤어진 집안, 형제들과 이상한 어머니, 아버지의 부재 등의 요소가 얽히면서 한 편의 비극을 만든다.

안식은 없다. 시작부터 마지막의 기괴한 참사까지 기괴함의 연속이다. 사실적이기보단 몽환적, 혹은 악몽적이다.

'안티폰'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다. 희곡 속 설명이나 인터넷 등의 별도의 설명에도 나오지 않는다. 다만, 안티폰이 만약 웅변가의 그 안티폰을 의미한다면, 이 희곡은 반스 본인의 변론일 수 있을 것이다. '입당송'이란 의미도 있는데, 어쩌면 그녀의 불우한 유년에게 바치는 진혼곡일지도 모르겠다.

-주나 반스: 시 모음집에서 께속.
*이것 또한 오래 전에 읽고 지금 짤막하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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