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베, <소문의 학술명> -감상 감상-라이트노벨



모베 작가의 <소문의 학술명>은 소설가로서의 베케트를 계승한 작품으로 보인다. 여러모로 베케트의 삼부작이나 <머피>를 연상케한다.

소설은 크게 두 가지 이야기, 하군과 부의 폐부에 관한 이야기와하군과 앤 셜리에 관한 이야기로 나뉘지만, 사실은 하나의 이야기다. 아니, 사실 이야기는 무의미하다.

베케트가 <머피>에서 주인공 머피를 인형을 가지고 놀다 버리듯, 작가의 위치에서 막다룬다면, <소문의 학술명> 또한 인물로서의 등장인물은 없으며 그저 생기 없는 인형들이 벌이는 난잡한 인형극 같다.

분명 이야기는 난잡하며 이는 명백한 작가의 역량 부족이다. 그렇지만 필자는 어느 정도 작가가 처녀작이기에 아직 발아하지 않은 씨앗이리라 믿는다.

소문을 다루거나 이야기는 어느 정도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있지만 모베 작가가 원하는 것은 이러한 것들이 아닌듯하다. 그는 그저 언어를 가지고 놀며, 소설은 마치 언어에 싫증난 작가가 여러 실험을 하며 망가뜨리는 일련의 과정 같다.

여담으로 <롤리타>를 <로리타>라고 표기했던데 단순히 작가의 실수나 편집부의 실수가 아닌 작가의 의도리라 믿겠다.

다만 모베 작가는 베케트가 아니다. 그는 아직 미성숙하다. 베케트는 "모든 말은 침묵과 허무 위에 묻은 얼룩이다," 란 말은 남겼다. 어떤 면에서 이 소설은 얼룩이란 것을 몹소 증명하는 소설이다. 

이 언어철학의 대가들의 책을 연상시키는 소설은 난잡한 줄거리 위에 세워진 허무와 소문과 장난의 궁전이다. 보는 내내 머리가 아프게 만드는 것 또한 작가로서 대단한 재능이긴 하다. 더군다나 그런 책을 340여쪽이나 써낸 것은-!

그러나 말하기보단 침묵하는 것이 더 좋았다.


p.s. 여담으로 모베 작가가 썼다는 일반적인 의미의 글도 읽어보았는데, 필자가 내린 결론은 이 소설에서 작가가 폭주했거나, 편집부의 지나친 간섭으로 인한 것이다. 어느 쪽이든 노블엔진의 편집부는 대숙청이 필요하다. (이는 그짓말 일러스트와도 관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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