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케의 비가(6) 말테의 수기 프로젝트-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말테의 수기>는 시인 릴케의 장편 소설로, 사실 여러모로 소설로 보기에는 조금 미묘한 부분이 있는 '소설'이다. 우선적으로 서술자 '말테'는 거의 사실상 시인 릴케의 자아로 보인다. 물론 이것은 소설이다. 말테의 삶과 릴케의 삶은 다르다. 그러나 말테의 정신은 곧 릴케의 정신이다. 

'수기'라는 번역이 올바른 것인지는 조금 논의가 있는듯 하지만, 어찌되었든 이 소설은 '수기'라는 이름에 걸맞게 짧막짧막한 토막적 정보들을 토대로 구성되는 일종의 수필과도 같은 소설이며 일관된 줄거리를 가졌다기 보다는 단편적인 정보들과 말테의 정신을 들여다보는 것에 의의가 있는 소설이다.

어느 정도 모더니즘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파리라는 거대한 도시, 보들레르가 찬양한 창녀와 도둑들로 들끓는 사랑하는 수도에서 누구보다도 고립된 개인이자 예술가 말테를 통해 묘사되는 도시성은 다분히 '모던'하다.
이런 점을 보는 묘미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더 큰 의의는 바로 위대한 정신 릴케의 내면을 통하여 소설의 형식으로 나타난 그의 예술론과 삶에 대한 사색이라고 본다.

물론 <말테의 수기> 자체는 두이노의 비가나 그의 시들, 혹은 그의 로댕론 등의 산문과 예술론에서도 꾸준히, 일관되게 발전되었던 '존재에 대한 불안'의 고찰이다.

어설픈 인간의 어설픈 글이 끝없이 한 주제에 대해 어설픈 고찰을 한다면 읽는 것조차 괴로운 일이겠지만, 릴케라는 위대한 인간이, 그것도 위대한 글로 끝없이 위대하고도 무한한 주제에 대해 고찰한다면 독자로서는 그저 참을 수 없는 독서의 즐거움만이 있을 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 또한 결국 릴케의 시의 연장선에 있는 거대한 산문시라고 보지만, 어찌되었든 즐거운 것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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