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천의 로켓(1) 브이 - 브이를 찾는 두 명의 순례자 프로젝트- 토마스 핀천


사람은 평등하지만, 재능은 평등하지 않다는 말이 있던가. 보아라, 여기 천재가 있으니, 모자를 벗고 그에게 경배를 해라!
아마도 살아있는 가장 위대한 작가이자, 죽어서도 높은 위치에 남을 것이 분명한 작가가 있다. 그리고 그의 첫 장평 데뷔작이 있다. <브이>는 여러 방면에서 놀라울 수밖에 없는 소설이다. 우선 이것이 핀천의 첫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완성도로, 오로지 '재능'만이 예술에 존재함을 몹소 증명하였으며, 이 두 명의 남자의 한 '여성'에 대한 기묘한 추적은 이야기 자체로서의 놀라움을 선사한다. 사실 가장 무서운 점은 이런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핀천은 10년 후, <중력의 무지개>라는 괴물을 낳아버렸다는 점이다.

소설은 말 그대로 요요처럼 목적지 없이 이리저리 동부 해안을 왔다갔다하는 퇴역한 해군 베니 프로페인과 죽은 아버지의 기록 속에 나타나는 '브이'를 추적하는 허버트 스텐실, 이렇게 두 명의 남자를 중심으로 '브이'와 함께 얽혀간다. 마치 알파벳 'V'가 두 곳에서 시작하여, 한 곳에 만나듯, 프로페인과 스텐실은 결국 접점을 통하여 만나게 되고, '브이'라는 역사와 얽힌 이 '여성'을 향한 추적은 마치 스릴러처럼, 때로는 역사소설의 한 장면이나 기괴한 초현실적인 소설처럼 진행된다.

물론 '브이'는 단순히 여성이라고 할 수 없으며 수많은 상징으로 나타난다. 때론 식민시절 이집트의 한 여성이나, 이탈리아의 지역, 혹은 뉴욕 하수구 속에 사는 암컷 쥐 등 그 형태는 다양하며, 어느 것이 진짜 브이인지는 우리도 모른다. 그저 그것을 향한 추적과 가까움만이 있을 뿐이다.

핀천의 뻔뻔스러움은 가히 놀라울 정도다. 뉴욕의 보헤미안적인 예술가 집단인, 뮤지컬처럼 삽입되는 노래들, 쥐들에게 구원을 설교하며 하수도에 사는 성자나 하수구에 서식하는 악어를 잡는 아르바이트, 2차대전 유럽이나 제국주의 당시 식민지들 등 그는 도저히 접접이 없어보이는 이러한 기괴한 소재들을 뻔뻔스럽게 요리하고, 놀라울 정도로 맛있는 맛을 독자에게 선사해준다.

<브이>에 나타나는 주제 의식 자체는 그의 차기작 <49호 품목의 경매>와도 연관되며, 그것은 '브이' 자체를 향한 애매모호함에 있다. 어찌되었든 독자나 주인공들이 브이의 실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인가? 핀천은 모비딕을 연상케하는 결말로 그 막을 훌륭하게 장식한다.

어떤 면에서 이 책은 <49호 품목의 경매>와 더불어, 평범한 독자도 쉽게 그를 즐길 수 있는 워밍업과 같은 책이다. 핀천은 10년 후, <중력의 무지개>로 괴물이 되어 돌아왔지만, 그 산을 넘기에는 비범한 독자들도 쉽지 않다.

자신의 재능을 적절하게 발휘하면서도, 독자를 어느 정도 배려하는 이 소설은 한 젊은 작가의 재능을 과시하는 처녀작이다.

-민음사에서 <브이>를 재간한다는 카더라가 있는데, 속히 재간되어, 저 괴물같은 가격의 <중력의 무지개>가 실패한 국내 핀천빠 대량 양산에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이 프로젝트는 9월에 나오는 핀천의 신간을 기념하기 위하여 진행됩니다. 핀천의 신간을 위하여-!!

덧글

  • 9625 2013/08/18 07:45 # 답글

    어? 핀천 신간 나와요???? 헐ㅋㅋㅋㅋㅋㅋ
  • JHALOFF 2013/08/18 10:20 #

    9월 17일에 <Bleeding Edge>란 제목의 장편 출간 예정입니다 ㅇㅇ
  • ㅇㅇ 2013/08/18 21:46 # 삭제 답글

    inherent vice라는 책도 있던데 재미있나요?
  • JHALOFF 2013/08/18 21:48 #

    저도 아직 그 책은 안 읽어봤는데, 평을 들어보면, 핀천 책 중에서 가장 장르적인 성격이 강하고, 독자를 배려하는 책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중력의 무지개 같은 괴물들보다는 훨씬 읽기 수월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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