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처단자 - 리체: Pen의 성물(20) 감상-라이트노벨



*  본 리뷰는 Pen님의 대리로 쓰여진 리뷰이며 리뷰로 발생하는 모든 분쟁과 법적 책임 및 저작권은 Pen님에게 있음을 공지합니다.

잘로프 시편(The Jhaloff Cantos)
-제 20 곡

굽은 독자의 어깨에 놓은 거대한 환상의 비극
처단자! 환상처단자는 출판되었고, 독자는 읽었다.
그리하여 서울과 런던의 JHALOFF는 
지뢰에 폭사당했으니,
저 더러운 구더기들은 죽은 시체들을 파먹어야한다.
디오니소스, 크리스투스, 42번 십자가에 수난당했네,
당신은 구원을 어떤 지뢰에서 찾을 것인가?
아직 이 리뷰를 펜에게 전하지 마시오,
<이렇게 세상이 끝나는구나,
쾅 소리 하나 없이, 흐느낌으로.>*

그러고 나서 책을 덮었다.
환상 처단자 - 알 수 없는 용어들,
지뢰가 뼈를 가르며, 출판의 바다로 나아갔다, 그리고
독자는 일러스트에 위안을 삼으며 계속 책을 읽었다.
환상 처단자의 이 마법 -
다른 책보다는 조금 나은 전투신의 묘사,
그러나 여전히 빈약하며 부정확한 묘사들,
그 끝엔 천국도, 지옥도 없이, 그저 거대한 허무 뿐.
아니, 아니야,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
처단자는 그를 그나마 덜 화를 입혔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소용인가,
한 번 죽이나, 두 번 죽이나, 그 끝엔 죽음 뿐.
꼬인 이야기, 쓸데 없는 주인공, 일러 하나도 없네,
왜 학생이 등장하는가, 이 필요없는 이야기에,
주인공을 죽이고, 한 사람에게만 집중 좀 하자,
쓰잘데기 없이 청소년을 끼워넣는 무모한 폭력.

환상 처단자와 함께라면,
어느 누구도 이 책을 읽고 평온함을 가지지 못 하리라
잘린 발목을 붙잡고 한 발로 깽깽이 발로 가며
책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고자 힘을 쓸 것이다.
환상 처단자는 나무를 살해하고
독자의 발목 속에 머물며
어린 작가 지망생의 꿈과 희망을
나락으로 떨어뜨렸고,
출판계에 재앙을 가지고 왔다.

시체들만이 그 성찬에 초대되었다,
환상 처단자의 부름 아래.

*T.S. 엘리엇 <텅 빈 사람들>


의사는 환자의 글을 읽고 나서 한참동안 할 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분명 환자에게 어떻게 하면 군부대에 근무하거나, 위험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 사람의 발목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는지, 어떻게 하여 환자의 발목이 산산조각나버리는 부상을 당하게 되었는지, 그 경위를 물었다. 그러나 그의 앞에 있는 것은 영문도 알 수 없는 시였다.

"에, 선생님, 시는 잘 읽었습니다만, 저는 선생님의 발목이 사라진 경위를 묻고 있는겁니다." 의사가 시가 적힌 종이를 책상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러나 남자의 눈길은 그 종이를 향해 고정되있었다.

"선생님, 병원에서는 사고의 원인을 알아야 제대로 진료를 해드릴 수 있습니다." 의사가 다시 물었다. "선생님의 발목은 완전히 사라져서, 의족을 해야해요. 사태의 심각성을 좀 아시란 말입니다."

"가방...." 그가 중얼거렸다. 

"네?"

"가방을 갖다주시오, 내가 쓰러졌을 때 가지고 있던 가방."

의사가 간호사를 시켜 환자에게 가방을 갖다주자, 환자는 가방 속에서 책 한 권을 꺼냈다. 의사는 그 표지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었다. 환자가 커다란 손바닥으로 표지와 제목을 가렸기 때문이다.

"나는 지뢰 제거에 단련되있소," 환자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물론 그 환상처단자도 그냥 평범한 지뢰요. 지뢰가 지뢰인데 이유는 없지만, 난 이유를 찾아야했지. 그래서 저 잡문을 쓰게 되었소. 같은 말도 표현을 다르게 하면, 그나마 들어줄만 하니까. 하지만 여전히 책은 괴롭군."

그러면서 그는 의사에게 손에 들고 있던 그  책을 건네주었다.

"받으시오, 그리고 읽으시오, 그러면 그대도 알게 될 것이오."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책을 받아, 첫 장을 펼친 의사를 향해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것은 말하자면, 사탄의 미소였다.


* 시 자체는 부분적인 <캔토스>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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