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차: <피네간의 경야> 후기 프로젝트-제임스 조이스



사실 생각해보면 왜 <피네간의 경야>를 읽게 되었는지 나조차 그 정확한 이유는 까먹은거 같다. 어떻게 보면 시작은 단순한 오기였다. 이런 괴작이 있는데, 그걸 읽는 사람이 없다. 그렇다면 나라도 한 번 도전해보는게 좋지 않을까? <더블린 사람들>이나 <젊은 예술가의 초상> 과 같은 책들을 좋아했고, '제임스 조이스'라는 이 문학의 거인이 남긴 최후의 작품이자 문학에서 길이 남을 괴작이란 점이 나를 <피네간의 경야>의 늪에 처음 빠뜨리게 된 계기일 것이다.

2011년 6월 나는 그저 속전속결이라는 이름 아래 말 그대로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피네간의 경야>를 일단 한 번 다 읽어는보았고, 다 읽었음을 알리는 글이 결국 이 블로그의 첫번째 글이 되었다. 참조: 어느 잉여의 피네간의 경야 읽기 (후기)

그 후 <율리시스>나 다른 작가들의 여러 책들을 접하며 그때보다 성숙해졌고, 나는 첫번째로 일단 한 번 읽기만 한 경야를 좀 더 자세히 읽어보고 싶다는 계획 아래에 2012년 2월부터 2회차 읽기를 시작하였다. 물론 2번째는 애초에 빠르게 읽기 보다는 좀 더 내용을 파고드는 것이 목적이었으므로 쉬엄쉬엄 읽기 시작하였고, 중간에 약 1년 정도는 나 자신의 바쁜 생활 등을 핑계로 손조차 대지 않았던 적도 있다.

하지만 드디어 2회차 읽기도 끝났다. 사실 그렇게까지 큰 만족감은 없다. 그저 첫번째보다는 좀 더 알게 되었으며, 아직도 부족하다는 것만 느낄 뿐이다. 언젠가 나는 3회차도, 4회차도, 해나가겠지만, 사실 내가 죽을 때까지 결국 이 거대한 사냥터에서 모든 동물을 사냥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그 몫은 자신의 불멸을 완성한 조이스만의 몫으로 남겨두자.

처음 시작은 단순히 괴작에 대한 호기심이었지만, 적어도 읽으면서 내가 이 경야라는 거대한 신화에 반하고, 읽는 것 자체를 즐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피네간의 경야>를 말할 때, 아쉬운 점은 그들이 언제나 언어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물론 경야는 말 그대로 조이스어로 쓰여졌으며 매 페이지마다 무수히 많은 주석을 달아도, 한 단어가 적게는 두 세개, 많게는 수십 가지의 뜻을 포함하기 때문에 독서의 기본적인 요소인 '읽는 것'조차 힘든 일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사실 경야의 진정한 진가는 역시 그 내용에 있다. 말 그대로 전인류를 위한 하나의 신화. 조이스는 동서양의 모든 것을 통합시키고, 이 더블린의 한 가정의 꿈 속에 담아놓았다. 조이스어는 말 그대로 이러한 원형 신화를 이루기 위한 도구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도구가 작품의 진입을 막는 것은 사실이다. 이 거대한 하나의 산문시의 내용이 사람들 입에 오르락내리락거리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조이스는 이 작품을 <율리시스>보다 중요하게 여겼으며, 비록 <율리시스>를 찬양했던 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하였지만, 경야는 말 그대로 진행 중인 문학 사업이며 언젠가는 재평가가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하나가 스스로의 모든 힘을 쏟아부어 만든 신화를 비록 소수이나마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김종건 교수는 '조이스어'에 초점을 맞추어 번역을 하였기에 무수히 많은 한자어와 신조어를 만들었다. 나는 오히려 우리에게 말 그대로 의역을 한, 조이스가 나타내고자 한 기본적인 이야기의 의미를 중심으로 번역한 경야가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 물론 생각해보면, 경야 자체가 번역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긴 하지만.

어찌되었든 이제 밤은 끝났고, 날이 밝아왔으며, 이어위커 일가는 모두 그 꿈에서 깨어났다. 비코의 역사, 그리고 조이스의 신화 또한 영원히 회귀하며 그 끝을 보이지 않을거다.

물론 나는 언젠가 더 많은 준비를 마치고, 그 경야를 지새워야할 것이다.

참조도서:
리처드 엘만 <제임스 조이스 전기 James Joyce>
조셉 캠벨 <피네간의 경야로 향하는 곁쇠 A Skeleton Key to Finnegans Wake > 
http://finwake.com/ - 어느 정도 <피네간의 경야 주석>을 수록한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 버제스 <다시 조이스 Re Joyce>
베케트 外 <진행 중인 작품의 결실을 위한 그의 제작을 둘러싼 우리들의 점검 Our Exagmination Round His Factification for Incamination of Work in Progress>

앞으로 참조할 예정 도서:

존 비숍 <조이스의 어둠의 책: 피네간의 경야 Joyce's Book of the Dark: Finnegans Wake>
로날드 맥휴 < 피네간의 경야 주석 3판 Annotations to <Finnegans Wake> 3rd ed.>
빌 콜 클라이트 < 피네간의 경야 단어 사전  A "Finnegans Wake" Lextionary>, <리피로 강은 흐른다 Riverrun to Livvy>

그 외 눈여겨보고 있는 책들 몇 권 읽는데 아직 내용은 잘 몰라서 쓰진 않겠다.



덧글

  • 쿳시 2013/08/21 04:01 # 삭제 답글

    존경합니다...
  • JHALOFF 2013/08/21 08:46 #

    감사합니다.
  • tana 2013/08/21 22:27 # 삭제 답글

    피네간의 경야라, 우선 제가 안읽어본책을 평하는건 그렇지만, 더럽게 어렵다고 미루고 있었는데, 이글을 읽어보니 어렵더라도 한번 읽어보는게 좋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 JHALOFF 2013/08/22 07:27 #

    현재로서는 괴작은 괴작이라, 읽는거 자체는 그냥 원하는 사람이 읽어보면 될거 같습니다.
  • CATHA 2013/08/23 22:58 # 삭제 답글

    진짜진짜 잘읽었습니다. 앞으로도 힘내서 써주세요!
  • JHALOFF 2013/08/24 18:23 #

    ㅇㅇ 감사합니다.
  • 2015/01/13 11:4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1/13 15:5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1/13 18:1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1/18 00:1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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