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천의 로켓(3) 천천히 배우는 사람 - 천재의 씨앗을 지닌 남자 프로젝트- 토마스 핀천


현재 출간된 핀천의 유일한 단편집인 <천천히 배우는 사람>이다. 사실 이제까지 핀천이 쓴 모든 단편이 수록된 것은 아니며, 수록된 대부분의 단편들조차 <브이>를 출간하기 전의 습작들이라 불릴만한 단편들이다.

하지만 천재는 천재가 아닌가. 대부분의 단편들은 이미 천재가 되기를 준비하는 남자의 자질을 엿볼 수 있는 그러한 단편들이다. 그리고 그 씨앗은 <브이>의 씨앗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올바를 것이다. 몇몇 단편들은 앞으로 나올 그의 작품들을 연상케하고, 어떻게 보면 훨씬 짧막하게 압축해놓은 것을 보는 것 같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핀천이 직접 쓴 서문이 아닐까 싶다. 5,60년대 <롤리타>와 <하울> 혹은 <길 위에서> 등 그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끼친 책들과 어떻게 그들이 자신에게 영향을 끼쳤는지 상당히 담담한 어조로 설명, 아니 설명이라기보단 그저 주절거리는 이 서문은 독자로서 핀천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그나마 가능하게 한다.

<천천히 배우는 사람>이지만, 사실 이는 역설적이다. 핀천은 이미 데뷔 때부터 빨리 배우는 사람, 혹은 천재가 아닌가.

아직 그 씨앗이 꽃을 피우진 않았지만, 피우는 준비를 하는 자의 괜찮은 단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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