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ALOFF의 죽음> - (5) 세계제일의 여동생님 3권 감상-라이트노벨


존 앤 피셔 교수는 기괴한 요크셔 사투리만큼이나 여러모로 기괴한 남자였다. 우리는 그의 집무실에 있었지만, 왠일인지 서로 같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문제는 교수가 홍차와 함께 요크셔 푸딩을 먹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내가 아는 상식 안에서 요크셔 푸딩은 주로 고기와 같이 먹는 음식이지, 결코 티타임에 쓰일만한 음식은 아니다. 하지만 인종과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영국인들은 모두 하나 이상의 기괴한 음식 습관을 가지고 있으므로 더 이상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문제는 그가 차만 권할 뿐, JHALOFF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마침내 참지 못한 나는 입을 열었다.

"저, 아시다시피 저는 JHALOFF의 일로 찾아왔습니다."

"아, 알고 있네, 나도 그와 친구였으니 말일세." 그가 말했다. "그와 처음 만난 때가 5년전인데, 참으로 기구한 운명이자 만남이었어."

나는 입을 잠시 다물었다. 이런 종류의 노인들이 그러하듯, 교수 또한 자신의 과거의 기억을 남들에게 떠벌려야 원하는 것을 말해주는 그런 사람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는 오랜 탐정 생활로 인해 얻어진 나의 감이었다.

"그때 나는 아내를 여읜지 얼마 안 된 상태로, 얄다바오트 교수의 출판 기념 파티에 갔었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얄다바오트 교수와 정의소녀환상을 두고 논쟁하던 그를 처음 만났지. 그와 마음에 맞았기에 파티가 끝난 직후, 그와 나, 단 둘이서 나의 집에서 다시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네. 그는 탁자 위의 놓인 내 아내의 사진과 <세계제일의 여동생님> 3권을 보고 말을 시작했지.

'아내분이신가보죠?'

'얼마 전에 사별했다네.'

'아, 미안합니다, 교수님.'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다시 이었네. '세제녀 3권이라, 김월희 작가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 그 3권은 아주 형편없는 작품이네.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악의적이지,' 나는 나의 감상을 말하기 시작했오, '알다시피 김월희 작가는 그 특유의 무차별적인 폭력과 성의 묘사로 명망 높은 작가네. 나는 우선 그 점이 아주 마음에 들지 않네. 그의 세계에서는 말 그대로 생각 없는 폭력들만 가득해. 3권은 어떠한가? 지난 2권에서 주인공이 총알 한 발 당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버리겠다고 하는 계약을 충실히 시행하는 장면을 그대로 무분별하게 보여준다네. 나는 개인적으로 이것이 작가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쓰는 것이라고 보네. 가장 큰 문제는 여기에 어떠한 작가의 비판 의식도 없다는 점이야. 차라리 이러한 폭력의 과정이 주인공의 정신적 고뇌와 딜레마, 혹은 성장과 관련이 깊다면 모르겠지만, 여전히 작가는 스케일을 너무 키운 반면, 거기에 대한 충분한 사색은 커녕 말 그대로 부조리한 주인공만을 그리고 있어.

더군다나 3권은 뜬금없이 보디가드와 그녀의 언니가 등장하여, 사실상 소년병 두 명과 주인공을 중점적으로 다루네. 문제는 이 작품의 주인공격 인물은 주인공과 그의 여동생이 아니었는가? 완전히 여동생은 조연으로 떨어져버리네. 제목은 세계제일의 여동생님인데, 내용은 세계제일의 로리 두 명이 되어버렸어. 

어떤 면에선 작가가 전작에 비해 자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네. 하지만 더 자중해야해. 아니, 어쩌면 자중하려고 하기에 더욱 안 좋은 것인지도 모르겠어. 왜냐하면 고삐에 묶인 망아지처럼, 그냥 서있는데,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부들부들 흔들리며 똥만 싸는 망아지를 보는 기분이거든. 더군다나 이야기 자체가 조기완결을 맞기 위해서인지 더더욱 산만하게 진행되네. 차라리 조기완결을 하지 않았으면 조금 차분하게 볼 수 있었을 것이야. 어떤 면에서는 작가가 나타나고자 했던, 물론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그런 주제의식 자체도 실패해버린 것 같고.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러자 갑자기 그는 부들부들 몸을 떨기 시작했오. 그리고 외쳤다오.

'교수님, 당신은 너무나도 좁은 식견을 가지셨군요, 저는 지금 당신에게 처음으로 실망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가 나의 손에서 세제녀를 뺐으며 외쳤소. '당신은 이 후기가 안 보이십니까? 이 책의 일부이기도 한 후기 말입니다. 이러한 인간적인 글로 쓰인 후기를 보고서도, 그렇게 김월희 작가를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은 지금 우리 시대의 사드가 극악무도한 법률과 무지몽매한 독자들에 의하여 거세당하고 감옥에 갇힌 것을 보고 비난하고 있소! 김월희 작가는 자중하기에 스스로의 색을 잃어버렸어요. 우리가 해야할 것은 그를 위로하고, 그가 다시 소돔과 같은 작품을 쓰게 만드는 일이라고요! 교수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나는 교수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는군요.'

'아, 아니, 그렇지만,' 나는 당황하고 말았소.

'그렇다면 제가 직접 교수님의 몸에게 물어야겠군요. 김월희 작가님의 위대함을 교수님 또한 몸으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는 육중한 몸으로 나를 벽까지 밀어붙였네.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나는 저항할 수 없었지. 

'이, 이게 무슨 짓이오!' 나는 놀라 소리쳤어. 

'잠시만 기다리면, 천국에 계신 아내분과 잠깐 만날 수 있을겁니다. 물론 저와 함께요.' 그는 탁자에 놓여있는 나의 아내의 사진이 들어있던 그 액자를 내 눈앞에 들이밀며 음흉하게, 그러나 매력적이게 웃으며 말했어. 그리고 그는......"

"그만! 됐어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요." 나는 그만 소리치고 말았다.

"아, 미안하오." 갑작스런 나의 외침에 놀란 교수가 잠시 나를 응시하더니 말했다. "하지만 참으로 좋은 친구였지, 그 밤은 더더욱.... 물론 그는 곧 떠나고 말았지. 나와 달리 그는 아무렇지도 않았거든..." 그는 중얼거렸다.

"미안해요, 화를 내려는 것은 아니었어요." 나는 말했다. 잠시 동안 우리 사이에 침묵이 이어졌다. 교수는 나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 동안 나는 교수에게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교수의 하룻밤에서 그만 나는 안 좋은 기억을 회상하고 말았던 것이다.

-    "아, 괜찮아, 친구, 입맞춤 같은건 필요없어," 쓰러진 그를 안고, 나도 모르게 그에게 얼굴을 가까이 하자, 그가 손가락으로 나의 입술을 막으며 말했었다. 그가 제왕 고교와 아이히만에 대해 나에게 설명해준 다음, 두려움에 쓰러진 직후였다. 

"아, 미안... 실수였어." 나는 말했다. 

"자네는 좋은 친구야. 좋은 여자인 친구지. 우리의 우정은 영원할거야."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리고나서 그는 주머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서 시간을 확인했는데, 그 회중시계에는 한 미소년의 사진이 있었다. 나는 그 소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으며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질투심에 사로잡혔지만, 그 앞에서 내색하지는 않았다. "난 이제 나가봐야겠군, 약속이 있어서 말이야." 그가 회중시계에 살짝 입맞춤을 하며 말했다. "알다시피 자네는 유능한 탐정이기 이전에 참으로 매력적인 여자야. 나조차도 자네를 원할 수도 있었을거야. 하지만 나는 그런 관계보다는 우리의 우정에 더 집중하고 싶군." 그는 나가기 전에 살짝 나의 손을 꼭, 마치 다정한 연인처럼 잡아주며 말했다. 그것이 그의 친절함이자 야속함이었다.    -

"자네...." 나의 사색은 교수의 중얼거림과 같은 물음으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나와 비슷한 경우군."

"아마도요," 나는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나를 결코 원하지 않았어요. 왜 저는 안 되고, 당신은 되는거죠?" 나는 그에게 항의하듯 언성을 높였지만, 그것은 소용없는 짓이었다.

"미안하네, 뭐라 할 말이 없구만." 교수가 말했다. "말하자면, 나는 사랑 같은 우정을, 자네는 우정 같은 사랑을 원했던거지. 어느 쪽이든 실패한 것 같지만. 그는 마치 알키비아데스와 손만 잡고 밤을 새우는 소크라테스 같은 남자였소. 탐정 또한 아름다운 알키비아데스였군. 그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가지고 싶었던 것이오?"

나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교수는 잠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 후, 직접적으로 그와 만난 것은 JHALOFF가 죽기 2주 전이었네. 그때 나에게 부탁을 하기 위해, 잠깐 다시 만날 수 있었다네." 그러면서 그는 한 서류 봉투를 책상 서랍에서 꺼내서 나에게 건네주었다. "자네가 오면, 주라고 하더군. 나의 가장 친한 친구라면서 말이야."

그 봉투를 받는 순간, 나는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 광경을 본 교수의 눈에도 눈물이 맺혀있었다.

그와의 추억을 공유한 두 사람이, 그와 실연한 두 사람이 눈물로서 연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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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언제 탐정이 남자라고 했습니까? 정상적인 연애물입니다, bl 아닙니다.


덧글

  • tana 2013/08/26 09:03 # 삭제 답글

    결국 남는건 탐정님과의 연예이야기 뿐인가.
  • JHALOFF 2013/08/27 17:37 #

    정상적인 연애죠
  • 11th ACR 2013/08/26 13:04 # 답글

    탐정이 아가씨라니 올해 최고의 반전이다!
  • JHALOFF 2013/08/27 17:37 #

    그렇다 그들은 낚인 것이다
  • 비로그인 2013/08/26 13:06 # 삭제 답글

    '그는 육중한 몸으로 나를 벽까지 밀어붙였네. '
    ...이게 뭐죠...얄다바오트 교수에 대한 세부묘사가 필요한 시점인가...
  • JHALOFF 2013/08/27 17:38 #

    그는 JHALOFF입니다 얄다바오트 교수는 그냥 쩌리거든요
  • 스페셜닌자 2013/08/26 13:18 # 답글

    그렇죠. 이 글의 반전은 탐정이 여자였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이런 것을 기대하고 있었죠!
  • JHALOFF 2013/08/27 17:38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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