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로 칼비노, <만약 어느 겨울밤에 여행자가> - 책과 독서, 그리고 독서가 독서일기-소설


"당신은 이탈로 칼비노의 신작 <만약 어느 겨울밤에 여행자가>를 읽기 시작했다."란 다소 당혹스런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장편은 말 그대로 책과 독서에 관한 메타적인 소설이다. 소설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첫째는 이 소설을 읽는 '당신'이 책을 읽기 위해 펼치는 투쟁이며, 둘째는 '당신'이 단편적으로밖에 읽을 수 없는, 결코 끝까지 읽을 수 없는 책들에 관한 내용이다.

'당신'은 이탈로 칼비노의 신작을 매우 재밌게 읽고 있었지만, 인쇄 오류를 발견하여, 교환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교환을 하려는 자리에서, 실은 칼비노의 신작이 인쇄 오류로 다른 소설과 뒤섞였다는 것을 알고, 당신은 자신이 칼비노의 신작이라고 생각하고 읽었던 원본의 소설을 대신 구입하고 읽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것조차 함정이었다. 왜냐하면 당신은 전혀 다른 소설을 읽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신은 진짜 '만약 어느 겨울밤에 여행자가'를 읽기 위해 모험에 나선다.

이 메타 소설 자체는 나보코프와 보르헤스를 연상시키는 전개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중심엔 독서와 독서가 사이에 관한 칼비노의 섬세한 고찰이 담긴다.
칼비노는 일부러 10가지 다른 종류, 다른 저자의 소설들을 그 일부분만 '당신'에게 보여주고, 결코 끝까지 읽게 만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책을 읽는 독자인 '당신'은 칼비노의 소설을 읽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여러모로보나 매우 훌륭하다. <만약 어느 겨울밤에 여행자가>를 찾으려는 '당신'의 2인칭 모험 또한 흥미진진하며, 군데군데 번갈아가며 끝없이 단편으로만 등장하는 10가지 다른 이야기들도 매혹적이고, 독서와 독서가에 관한 고찰 또한 독서가라면 누구나 진지하게 읽을만한 고찰거리다. 

특히 10가지 제각기 다른 종류의 소설들과 <만약 어느 겨울밤에 여행자가>의 진실이 얼핏 드러나는 순간엔 전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칼비노는 이 독특한 구조의 메타 소설을 통해 독서가들인 '당신'들에게 꽤나 흥미진진한 고찰거리를 던져준다. 물론 그 주제는 끝없이 읽으면서 생각되어야할 것이다.

덧글

  • 지노 2013/10/20 12:26 # 답글

    이 책도 기대되는데요. 브루노 슐츠는 최근 재출간 된 것이 있어서 읽게 됐습니다. 심미안을 가진 분들 보면 부러워요. ^^
  • JHALOFF 2013/10/30 06:55 #

    출간만 되면, 꽤나 망설임 없이 추천할 수 있는 책인데, 번역되기를 기원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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