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브로비치(1) 페르디두르케 - 이상한 나라의 곰브로비치 독서일기-소설


시종일관 유머로 가득찬 이 책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어른 버전, 혹은 어둡게 만든 동화처럼 느껴진다. 어떤 면에선 한 편의 미완의 조롱극이다.
제목부터 이미 실로 그러하다. 작중 '페르디두르케'란 인물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애초에 곰브로비치 본인은 저 '페르디두르케'란 의미를 직접 설명한 적이 없다. 그저 싱클레어 루이스의 소설 <배빗>에 등장하는 어느 인물의 풀 네임을 살짝 변형한 것이 아닌가 추측될 뿐이다.
물론 책 자체가 미완은 아니지만, 이미 이야기적으로 미완이고, 이는 명백한 조롱이다.

책은 이제 인생 반 정도 산 서른의 한 남자가 갑자기 앨리스처럼, 미성숙한 소년으로 변하게 되고, 갑자기 등장한 이에 의하여강제로 학교로 끌려가, 미성숙한 세계로 입문하게 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시종일관 기괴하게 웃기면서도, 야하고(성적인 장면이 안 나오지만), 폭력적인 세계를 다루면서도, 곰브로비치는 마치 무언가가 두가지 세계의 대립을 그릴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을 실로 성숙과 미성숙, 어른과 아이의 대립일 것이다. 물론 그는 어떤 면에선 조롱자이기에, 그저 하는 시늉만 한다.
서른의 정신이지만, 십대의 몸을 가진 주인공부터가 실로 그러하다. 그의 정신은 별 상관 없다. 그의 외부 세계가 그를 결정한다.
소설의 구성도 실로 그러하다. 중간중간 갑자기 희곡이 되고, 다른 이야기들이 삽입되고, 말 그대로 혼돈스런 난장판이 되어버린다.
 
손택은 이를 '신성한 조롱'이라고 부른다. 실로 그러하다. 이 책은 신성하고, 불경스러우며 미완이고 조롱극이다.
위대한 책은 존중되어야한다. 비록 그가 우리를 강제로 웃기게 만들면서, 우리의 얼굴에 침을 뱉어도 말이다. 그저 같이 웃으며 얼굴을 닦으면 그만이다.


-곰브로비치는 후에 이 소설을 '리부트'하여 완성한다. <포르노그라피아>에서 께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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