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만잡>은 지뢰인가? (Is <No Sex Yes Baby> a mine?) 감상-라이트노벨

(필자는 <손만잡>을 해외배송하여 구입하였다.)


<손만잡>은 지뢰인가? (Is <No Sex Yes Baby> a mine?)
- <Mine Scruntiny> 1969. No.3, Ed.) M. Sweeper. 에서 발췌  

0. 서론

지뢰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는 완벽하게 일치되지 않지만, 대다수 학자들은 1984년 허트 로커의 논문 <지뢰의 현상학>에서 제시된 지뢰의 정의에 대해서는 동의를 한다. 허트 로커의 정의에 따르면, '지뢰란 다음과 같다.

1. 완벽하게 라이트노벨의 외견을 갖추어야한다.
2. 종이와 잉크로 구성되며, 어떠한 화약 성분도 없어야한다.
3. 작가가 쓰고, 출판사가 판매하며, 독자들이 손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한다.
4. 독자가 이것을 읽을 시, 발목 이상이 날아갈 정도의 육체적 상해를 입힐 수 있는 폭발력과 정신을 붕괴시킬 정도의 정신적 상해를 입혀야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4번째 항목인데, 이는 아직까지도 어느 범위부터를 지뢰로 보아야할지 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여기 <손만잡>이란 책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은 1,2,3번째 항목을 충족한다. 그렇다면 <손만잡>은 지뢰인가? 그것은 아직  알 수 없다. 왜냐하면 4번째 항목에 충실한지 그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손만잡>의 지뢰성에 대하여 많은 연구 결과가 있었지만, 극도의 회의주의자가 되어보자.

어쩌면 읽은 독자들이 모두 거짓말을 하였을 수도 있으며, 어쩌면 그들이 과장을 하거나, 실은 <손만잡>이란 책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가능성이 있기에, <손만잡>의 지뢰성을 직접 검증하지 않는 이상, <손만잡>이 지뢰인가? 에 대한 질문은 충족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손만잡>에 대한 4번째 항목에 대한 고찰을 해보자.

1. 손만잡의 드립성

<손만잡>의 가장 구조적인 문제점은 역시나 그 무수한 양의 드립인데, 실상 책 대부분이 드립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드립들은 책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들과도 직관된다. 이에 대하여 M. 스위퍼의 <Remeber No Dog Drip>을 살펴보자.

[드립의 문제성:
1. 너무나도 많은 개드립들은 작품의 몰입을 방해한다.
2. 개드립의 본질은 웃음에 있는데, 이 모든 개드립들이 독자로 하여금 웃음을 주게 하진 못한다. (따라서 너무나도 많은 드립은 오히려 짜증을 유발한다.)
3. 드립이 진지함과 유우머의 경계를 허물어, 이도저도 아니게 만들어버렸다.
4. 드립이 이야기 자체를 방해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p. 69)]


안타깝게도 <손만잡>은 이런 케이스에 대다수 걸리는 상황이다. 웃음이란 본디 주관적인 요소이므로 이러한 드립들을 즐기는 독자들의 경우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많은 드립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드립들이 성공적으로 웃음을 줄지는 미지수다. 더군다나 드립이 드립의 영역을 넘어서, 이야기 자체를 방해하는 경우까지 이른다면, 이는 명백한 작가의 폭주라고 밖에 판단할 길이 없다.

이런 손만잡-드립성에 대한 비판에 대한 옹호로, 리 골드 영 박사는 <손만잡과 메인코의 비교>라는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항변하다.

[비록 <손만잡>에서 드립이 차지하는 양이 절대적으로 많고, 간혹 드립이 이야기를 방해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이야기' 자체가 진행이 되지 않는 상황에 이르거나, 모든 드립이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라이트노벨 업게는 이미 <메인코>라는 지옥의 쥬데카-세계(世界)의 적(敵)-을 보았고, 따라서 <손만잡>의 드립성은 허용 가능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p. 42)]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은 간단하다. 말 그대로 <메인코>는 김치 라노베가 낳을 수 있는 최악의 케이스다. 최악의 케이스와 비교하여, 이것보다는 괜찮다고 비교하는 시점에서부터 이미 잘못된 것이다. 비교는 최고와의 비교만이 의미가 있지, 최악의 것과 비교되는 것은 비교 자체가 굴욕이다. 물론 <손만잡>이 <메인코>의 영역에 가깝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 드립의 양 자체는 <메인코>와 유사하며 후속권에서도 이런 식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질 것이다.

2. 손만잡의 플롯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사실 <손만잡>의 플롯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 설령 무엇인가 비판할 만한 부분이 있다하여도, '라이트노벨'이라는 형식을 감안하면, 그리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인가 문제가 있어보인다. 그렇다면 왜 그런가?

[<손만잡>의 플롯이나 이야기 자체는 사실 독립적으로 본다면 특별히 문제가 없지만, 무수한 드립과 얽히면서 심하게 왜곡되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말 그대로 드립과 독립적으로 판단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드립들이 중간중간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독서를 하는 인식자의 정신을 왜곡시킨다. 이를 노섹스-왜곡 현상이라고 정의하자. (p. 13) ] - 스파이더 박사의 견해.

그렇다, 모든 문제는 결국 1. 드립으로 귀결된다. 

('공상과학'이라는 광고 자체는 맞긴 하다. 일단은 이야기 자체의 배경이 되는 세계관 자체는 추후 후속권이 나온다면 판단되어야할 문제일 것이다.)

3. 손만잡의 이야기 - 진지함이냐 가벼움이냐?

기본적으로 <손만잡>은 매우 진지한 이야기의 형상을 갖추고 있다.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다. 작가는 적어도 이 이야기를 언제든지 진지한 부분을 다루기 위하여 여러 복선들을 깔아둔다. 책을 읽으며 독자는 주인공 진자로의 가정사나 숨겨진 과거, 문제가 있는 그의 정신세계, 그리고 미래에서 온 딸이 던지는 미래의 불행한 가족사 등등 이미 모든 것은 주어졌다.

코미디 - 위기 - 문제 해결 이라는 구조 자체는 한국적 코미디나 기존의 김치 라노베에서도 매우 잘 나타나던 구조다. (이에 대해선 랑이 르샤유 박사의 논문 <손만잡과 과속스캔들의 비교>를 참고하자.)

만약 어떤 독자가 가볍게 전개를 하다, 갑자기 분위기가 무겁게 전개된다고 비판을 한다면, 사실 이 비판은 대부분의 김치 라노베에 대한 비판이지, <손만잡> 자체에 대한 비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만약 어떤 독자가 가볍게 전개를 하면서도 진지한 이야기가 될 수 있을 씨앗을 암시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갑자기 진지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라고 비판한다면, 이는 온전히 <손만잡>에 대한 순수한 비판일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작가가 <손만잡>이 '진지한 이야기'로 될 것임을 암시하는 씨앗을 미리 뿌려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독자가 느끼기에 이야기는 갑자기 무작위적으로 진지하게 변하고, 급작스레 해결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말 그대로 복선은 소용이 없게 되버렸고, 애초에 복선 자체도 그다지 복선이라고 느끼기 힘들 정도다.

그렇다면 모든 문제는 어디있는가?

이에 대해선 다시 위로 돌아가자. 역시나 드립의 문제다. 차라리 진지한 부분, 유쾌한 부분을 딱딱 나누는 편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손만잡>은 정작 진지해야할 부분에서까지도 그 유우머를 잃지 않으려고 하고, 그렇기에 이도저도 아닌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물론 '드립' 자체를 빼놓고, 판단한다면, 자연스레 될지도 모르지만, 정작 문제는 이미 드립은 책에 인쇄되었다는 사실이다.

결국 역시나 모든 문제는 드립 때문이다.

번외로 책의 분량 배분 문제 또한 한 몫 하는데, 드립을 제외하더라도, 문제의 해결 자체는 꽤나 책 전체의 분량을 감안하면, 너무나 손쉽게 되버린다. 물론 책 자체를 독자가 공감해야하는 것은 의문의 여지이지만, 적어도 독자가 위기를 공감할 여지를 거의 주지 않는다. 차라리 드립을 줄이고, 위기-해결의 부분에 조금이라도 더 분량을 할애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4. 얄팍한 인물들 - 평면성.

이 인물들의 경우는 사실 어쩌면 손만잡의 드립성과 더불어, 양대 만악의 근원일지도 모르고, 다르게 생각하자면, 드립이 과하기에, 인물들의 묘사가 거기에 잡아먹혔다고도 볼 수 있다.

<손만잡>을 보자. 약 360 여 쪽이다. 등장인물들을 보자. 신난다, 하나봄, 진자로, 진자임, 그리고 자세연, 이렇게 다섯 명이다. (혹은 3명의 주연과 2명의 조연)

<손만잡>을 읽은 독자들이 이 인물들에 대해서 정확히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없다.

여기서 '없다'는 표현은 인물이 묘사가 안 되었다는 뜻이 아니라, 평면적인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음을 의미한다.

신난다는 무엇인가? 왜 있는가? 분량 자체도 얼마 없고, 어쩌면 말 그대로 작가가 딸이 미래에서 왔다는 설정을 이용하기 위한 도구가 끝이다. (물론 막판의 무언가에 대해 중요한 역할을 맡다고도 보는 견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사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란 회의적인 표현을 하고 싶다.)

하나봄의 경우는 일단은 넘어가자. 적어도 후속작에서 무언가가 밝혀지기 위한 떡밥이라도 던지는 인물이니.

자세연은 말 그대로 머리에 꽃 단 미친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정신적인 애란 것을 감안하면 그럴지 모르지만, 사실독자가 무엇을 느껴야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역시나 최악의 케이스는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진자로인데, 이 인물의 가장 큰 문제는 '1인칭'이라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인물에 대해서 거의 모른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독자는 이 캐릭터에 대해 공감을 못한다. 분명 진자로는 비틀린 인물이고, 악역에  가까운 행동을 할 지 모르지만, 적어도 그에게는 꽤나 비틀릴 만한 환경과 원인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는 이 캐릭터에게 공감을 못한다. 말 그대로 몰입이 안 된다. 1인칭을 이용하여 차라리 내면의 진솔한 독백이라도 몇 개 추가했더라면 달라졌을 것이다.

'진자로'에게 공감이나 몰입을 할 수 없기에, 독자는 자연스레 이 사건에서 벌어지는 위기에 대해서 별 다른 갈등을 못 느낀다. 말 그대로 사건이 위기이며 주인공의 갈등이 나타나는 부분인데, 이미 정답이 확연히 나와있는 것처럼 보이고, 거기에 고뇌를 하는 주인공이 우습게 보일 정도다. (정답은 물론 애초부터 정해져 있지만, 적어도 고뇌의 과정이 있다면, 고뇌를 하는 이가 우습게 보여서는 안 된다. 햄릿은 죽일 것인가, 말 것인가 우유부단하게 고민하지만, 그 과정이 우습게 보이지 않듯)

'진자로'라는 캐릭터 자체의 배경적인 원인 때문에 충분히 진자로의 고뇌나 갈등을 독자가 공감하게 할 수도 있을만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했다는 것은 꽤나 불만스런 요소이며 작품 속 인물들 자체가 입체적이라기보단 여러 정해진 속성들에 따라 흐느적거리는 평면적인 캐릭터들처럼 느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5. 종합

웨브 잘로프는 <손만잡의 이중성>에서 <손만잡>을 다음과 같이 평한다.

[<손만잡> 자체는 어찌보면, 꽤나 괜찮을 소재와 씨앗들을 가지고, 이상한 방향으로 조합하였기에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나온 책이다. 그렇지만 <손만잡> 자체의 화력은 미미하니, <손만잡>을 지뢰로 분류하는 것은 명백한 인식의 오류다. (p.4)]

이에 대하여 V.J.K. 잘홉은 <손만잡의 지뢰 가능세계>에서 다음과 같이 반론한다.

[<손만잡>은 지뢰에 가까운 작품이다. 1. 가격이 2만 6천원이지만 가격만큼의 값은 하지 못한다. 2. 과도한 드립이 작품을 망쳤으며 <메인코>의 트라우마를 살짝 떠오르게 만든다. 3. 따라서 <손만잡>은 대전차 지뢰까지는 아니더라고, 대인 지뢰다. (p.60)]

그렇다면 나는 어떤 판단을 내려야하는가?

1. <손만잡>이 정가 8천이라 가정하고, 김치 라노베임을 감안할 때, 평범한 김치 라노베라 볼 수는 있을 것이다.
2. <손만잡>의 드립이 과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드립 자체를 빼놓고 보면 꽤나 평범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위에도 언급했듯 이미 드립은 인쇄되었다.)
3, 적어도 후속작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 <손만잡>은 발전가능성이 있다.

많은 철학자들이 그러하듯, 나 또한 결국 문제 제기 밖에 하지 못할 것 같다.

<손만잡>은 지뢰인가? 나의 대답은 '케바케'다. 다만 <손만잡>이 추후 발전 가능성이 있다면, 그럭저럭 괜찮은 라노베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2권이 나올 때까지, 판단과 작가의 생명은 유보하도록 하자. 


부록 -단편들

- 오히려 단편들이 본편보다 그나마 더 좋다,
그리고 가랑 작가 단편이 더 좋다.

덧글

  • 네리아리 2013/11/06 00:12 # 답글

    흥미롭군요 엣헴
  • JHALOFF 2013/11/07 22:36 #

    좋소
  • 코론 2013/11/06 09:50 # 답글

    Kia! Sex? No! Baby? Yes!
  • JHALOFF 2013/11/07 22:36 #

    Remember, no sex.
  • 울트라김군 2013/11/06 10:16 # 답글

    손만잡보다 중간에 나온 책(?)들이 더 재밌을 것 같네요[...]
  • JHALOFF 2013/11/07 22:37 #

    눈의 착각(?)일겁니다.
  • 김구필 2013/11/06 11:53 # 답글

    딜량 부족하다고 까이더니 마지막 두 줄에서 탁 쳐주네요
  • JHALOFF 2013/11/07 22:37 #

    딜량이라뇨 그냥 평범한 감상입니다.
  • Scarlett 2013/11/06 12:48 # 답글

    이제는 깨알같은 논문인용까지....
  • JHALOFF 2013/11/07 22:37 #

    학술지에 수록된거 강제 발췌했으니까요
  • Histudy 2013/11/08 14:20 # 답글

    대체 어디 학술지여
    링크걸어주는 친절함은 읎나요 - ㄱㄹㅈ가
  • Histudy 2013/11/08 20:08 #

    덕분에 휴가나가서 살 것 같다.
    작가 하나 살리려는 너의 노력의 감복합늬다.
  • JHALOFF 2013/11/09 18:01 #

    그런거 없다-
  • JHALOFF 2013/11/09 18:01 #

    지르시오
  • show 2013/12/01 16:01 # 삭제 답글

    4번을 만족시키는 작품은...마공서가 아닐런지요
  • JHALOFF 2013/12/05 01:13 #

    기회되면 읽어보겠습니다
  • 미친ㅋㅋㅋ 2014/12/09 11:56 # 삭제 답글

    No sex Yes baby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시작부터 빵터짐욬ㅋ
  • JHALOFF 2014/12/17 21:52 #

    저 드립은 판갤산이라서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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