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M. 뱅크스 - 게임의 명수/플레바스를 생각하라 독서일기-소설



<게임의 명수> - 

컬쳐 시리즈의 두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지만, 분량이 짧아보여서 먼저 읽게 되었다. 
실제로도 <플레바스를 생각하라>보다 짧은 분량답게, 훨씬 더 가벼운 소설이기도 하다. '컬쳐 시리즈' 자체에 대한 정보가 없었고, 아무래도 '시리즈'니까 쓰여진 순서나 특정 순서로 읽어야 되는 것이 아닌가, 란 두려움이 있었지만, 딱히 읽는 순서는 상관이 없는 것 같다. 첫 소설인 <플레바스를 생각하라>에 대한 별도의 지식 없이도, 즐기는데엔 큰 무리가 없다.
소설 자체는 컬쳐 내의 인간이자 게임 플레이어 구르게가 어떻게 음모에 빠져서 외부 세계의 제국의 우두머리를 정하는 아자드 게임에 참여하게 되었는가, 에 관한 가벼운 소설이다. 물론 'Player of games' 자체는 단순히 구르게를 뜻하진 않는다. 그조차 게임말에 불과하니.
물론 어떠한 음모가 있고, 모종의 반전도 있지만, 어느 정도 예상범위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므로 특별히 독자의 생각을 확 바꾸어놓거나, 그런 소설은 아니며 상당히 정석적인 진행을 한다. 읽다보면 이 소설을 쓴 작가가 과연 <말벌공장>과 같은 '순수한' 작품을 쓴 작가와 같은 작가인가, 란 의문도 들었지만, <플레바스를 생각하라>를 보며, 그냥 평범하게 독자들을 배려하며 말 그대로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쓰인 소설이다.
<플레바스를 생각하라>와 상당히 대조되는 점은 작중 배경이 되는 '컬쳐' 내의 인간의 시선으로 컬쳐를 본다는 점인데, 묘하게 아자드 제국 내에서 벌어지는 아자드 게임과 그 음모가 제국주의를 연상케도 한다는 점에서, '컬쳐'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꽤나 특이한 점은 작중 중요 소재 중 하나인 '아자드' 게임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다는 점인데, 애초부터 작가는 어떤 게임을 만들 생각을 하지 않는 듯 하다. 물론 작중 '아자드' 자체가 거의 평범한 인간의 두뇌론 설명할 수 없을 법한 무언가처럼 느껴지기에, 책을 즐기는데엔 크게 무리는 없다. 뱅크스는 게임 자체보단 그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에 더 집중하며, 간간히 묘사되는 게임의 모습들을 토대로 우리는 제각기 자신만의 아자드 게임을 상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 컬쳐 시리즈를 충분히 읽어보진 않았지만, 적어도 나처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겐 좋은 첫 출발이 될 법한 책이다.

<플레바스를 생각하라> - 

나는 언제나 'Consider Phlebas'를 '플레바스를 기억하라'로 기억하곤 했는데, 생각하든, 기억하든, 사실 플레바스에 관해선 비슷비슷한 것 같아서 더욱 그런 것 같다. 우리 모두 플레바스의 최후를 기억해야한다, 이교도든, 유대인이든, 이 페니키아 수부의 죽음을. 
<황무지>의 구절에서 따온 제목처럼, 사실 주인공 호르자의 운명은 이미 정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소설 자체는 굳이 요약하자면, 해적들의 보물을 찾는 이야기이다. 물론 여기엔 컬쳐와 이디란 제국의 전쟁이 들어가지만.
우선 무지막지한 두께로 독자에게 꽤나 겁을 주는데, 내용 자체도 독자를 배려하지 않는 불친절함을 보여준다. <게임의 명수>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면, <플레바스를 생각하라>는 읽는 독자를 굉장히 피로하게 만드는 류의 소설이다.

무지막지한 두께답게 소설은 연관되지만,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독자를 배려하는 쉴틈을 조금도 주지 않고, 소설이 끝날 때까지 무지막지하게 질주한다. 여기엔 해적들과의 모험에서부터 <게임의 명수>를 연상시키는 목숨이 걸린 게임, 그리고 이질적인 두 집단의 어느 한 쪽의 멸망을 목표로 하는 거대한 전쟁 등을 모두 포함한다. 물론 못 쓴 소설이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그저 책을 덮으면 그만이지만, 불행하게도 뱅크스는 이 책을 재밌게 썼고, 피곤함을 참으면서도 책을 계속 읽어야 하는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책 자체는 우리가 흔히 SF 영화에서 보는 스페이스 오페라를 연상시킨다. 혹은 보물섬과 같은 해적 소설. 물론 이는 모습을 바꿀 수 있는 호르자처럼 그저 독자를 속이기 위한 눈속임이며, (물론 책 자체의 진행은 그런 쪽이지만) 실상은 '컬쳐 시리즈'의 베이스를 까는 기초 공사 정도로 묘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떤 거대한 건축물을 건설하기 위한 기초 공사는 무지막지하다.

컬쳐 외부자인호르자의 눈으로 보이는 컬쳐는 꽤나 기이한데, 이런 컬쳐와 대립되는 이디란 제국의 묘사 또한 책의 묘미 중 하나다.
물론 가장 근본적으로 뱅크스라는 작가의 변태적인 무언가가 가장 중요한 볼거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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