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딕, <팔머 엘드리치의 세 개의 성흔> 독서일기-소설



<신은 영생을 기약합니다. 우리는 제공할 수 있습니다.
God promises eternal life. We can deliver it.>

흔히 과학 소설하면 '이성'의 결정체이며 그곳엔 비합리적인 것들이 없을 것 같지만, 그런 점에서 필립 딕이란 인간은 여러모로 모순적인 것처럼 보이는 인간이다. 이 약쟁이 작가는 그 누구보다도 종교적인 작가다! 그런데 외계인이나 과학이 무한하게 발전된 세계에 관하여 쓴다! 
물론 여기까지에 그쳤더라면 사실 그다지 모순되어보이는 작가는 아니었겠지만, 딕은 과학과 기존의 종교를 결합하여 자신만의 새로운 종교를 만들고, 그것에 관하여 썼다는 점에서 꽤나 여러 독자들을 경악시킬 그런 작가다.

<팔머 엘드리치의 세 개의 성흔>은 '영생'을 주는 환각제를 둘러싼 기업 간의 투쟁극의 탈을 쓴 종교극이다. 그것 외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신은 영생을 기약합니다. 우리는 제공할 수 있습니다.>란 슬로건도 틀렸다. 우리가 곧 신이기 때문이다.
영생을 주는 약을 팔아서 신이 되버린 어느 자본가. 
물론 전개 자체도 약쟁이의 글 덕분에, 우리가 흔히 아는 필립 딕의 그런 소설들이 집착하는 것들이다. 

사실 잘 썼다는 말 밖에는 별로 할 말이 없다. 오히려 나는 이 인간의 '종교관'에 더 관심이 가는데, <주해서>란 이름으로 자신의 체험 등을 써놓은 것이 몇 년전에 약 천 쪽 두께로 출간되었는데, 읽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그 외엔 'SF' 자체에 대해 좀 더 생각해봐야할 것 같기도 하다 - 딕이 꼭 SF로서 이 소설을 쓸 필요가 있었는가? 중세에 태어났다면 연금술하다가 이단으로 화형당하기 딱 좋을거 같은 인간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종교적 작가를 두 부류로 나눈다 - 종교적인 작가와 종교적인 또라이.  딕은 대략 내가 아는 종교적인 또라이 3위 정도 할듯싶다. 1위는 천국과 지옥 결혼시킨 윌리엄 블레이크. 2위는 예수 없는 기독교 꿈꾼 D.H. 로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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