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호우> 2권 - By. 반시연 독서일기-소설

<흐리거나 비 아니면 호우> 1권은 꽤나 좋은 시작을 한 시리즈의 첫 권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게 아쉬운 부분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론 '한 권'으로서의 유기성이 부족했던 권이라고 생각한다. 1권은 일종의 시작으로, 호우가 셔터에서 몰락하여 페인이 된 상태에서 다시 헤브닝에 고용되고, 헤브닝의 '첫 사건'까지를 그렸는데, 아무래도 조금 더 가거나, 조금 더 일찍 끊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흐리호우> 2권은 1권보다 더 두꺼운 분량을 자랑하는데, 1권의 아쉬웠던 점을 보강한 후속권이라 할 수 있다. 

1권과 달리, <흐리호우> 2권은 딱 중심 사건인 '시인의 실종'을 첫 부분에 등장시키고, 그 실종을 시종일관 책에서 지배하며, 이런저런 제각기 다른 사건들이나 만남이 진행되면서도, 끝부분까지 달리다보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한 권의 장편으로 성공적이게 끝을 맺는다는 점에서 1권보다 높은 평가를 주고 싶다.

더군다나 '시인의 실종'이란 사건 자체에서 '시인/인간'의 대비와 호우 본인의 '셔터/헤브닝' 그리고 장자의 '나비/사람'으로까지 하나의 주제를, 그것도 주인공 본인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훌륭하게 섞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1권보다 좋다.
(자세한 것은 읽어보면 이해할 것이다)

역시나 반시연 작가의 남자를 다루는 능력은 가히 놀라울 정도로 천성적인데, 우리는 2권에서 '시인'과 '만물박사' '백설' 등의 새로운 커플링 소재를 얻을 수 있으며 그 뿐만 아니라 1권의 비중 있던 고지와의 욕실에서의 육체의 대화까지 온갖 종류의 망상을 할 수 있는 소재 또한 풍부하다. 중요하니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개인적으론 2권의 주요 커플링은 역시 호우X시인이다.

물론 '비이'란 여자 또한 비중은 충분히 있는데, 사실 이 '비이'의 취급은 여러모로 애매모호하다. 분명 그녀는 아마도 호우 다음으로 중요한 일종의 주인공인데, 그녀가 실질적으로 독자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은 2권의 중간 부분 정도다. 차라리 비이란 캐릭터는 등장하지 않는 맥거핀으로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은가 란 생각도 좀 든다.

덤으로 비이의 언니이자 '마녀'라 불리는 인물도  아주 잠깐 묘사되는데, 이 인물의 실질적인 등장은 좀 걱정되지만, 등장 후에 판단하도록 하겠다.

굳이 단점을 뽑으라면 우선적으로 분량이 꽤나 많으므로 한 자리에서 읽기 피곤하다는 것, 그리고 일종의 변태적인 매니악함이 있긴 한데, 그것은 취향이 맞으면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1권을 읽고 마음에 든 독자라면 계속 읽어도 좋을 것이다.

책 결말에서 한 사람이 등장하면서 3권도 꽤나 기대되는데 어떠한 BL적 커플링을 반 작가가 펼쳐줄지 더더욱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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