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보르자 독서일기-소설


보르자 작가의 노블엔진 팝의 신작 <메멘토 모리>다.
보르자는 <그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에서도 그렇듯이, 플롯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작가고, <메멘토 모리> 또한 여러 조각들이 끝에 가서는 하나의 완전함을 드러내면서 진실이 밝혀지는 그런 책이다.

책은 엘리베이터에 관한 괴담이 주를 이루고, 주인공의 과거와도 연관된다.
시놉시스에서도 나와있듯이, 주인공은 과거 친구들과 한 명의 어린 소녀들 사이의 중심적인 인물이었지만, 전학을 갔다가 약 10여 년만에 돌아온다.
그리고 그는 '우연히' 그와 같은 이름의 소녀의 '소설'을 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설은 크게 가지로 나뉜다.
- 주인공 김영재가 떠난 이후의 일어났던 소녀의 죽음과 그에서 비롯된 괴담과 옛 친구들의 실종(=엘리베이터 괴담)
-이 엘리베이터 괴담을 탐색하는 김영재에 관한 소녀 김영재의 소설.
-그리고 이 소녀 김영재의 소설을 우연히 인터넷에 올렸다가, 편집자와 연결되어 소설에 관한 논의.

보르자의 최대 장점은 이런 것들이 비교적 정교하게, 하나로 이어진다는 점이고, 적어도 독자가 납득할 만한 해답을 제시한다.

다만 미묘하다고 할 부분은 역시나 소녀 김영재의 괴담 소설을 편집자와 같이 소설에 대해 논의하는 부분인데, 장단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첫째론 일단 이 부분 자체가 아예 동떨어진 것은 아니며 사건의 해결에 실질적인 역할을 해주고, 소설이 괴담과 이성 부분으로 나뉜다면, 이성 부분을 맡아준다는 점. 단점으론 붕 떠있다는 느낌을 지우긴 힘들다. 

이 붕 뜬 느낌은 특히나 '해결편'에서 더더욱 두드러지는데 편집자가 일종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아닌가, 라고 느껴질 정도로 비중이 커져버린다. 까다로운 독자라면 아예 이 해결편 자체를 완전히 망한 부분이라고 할 여지도 크다.

인물들 자체, 정확하게는 어느 정도 비중 있는 인물들은 대체적으로 좋다. 다만 보르자의 그 아재 개그는 좀 노잼이긴 하지만, 보르자 성애자라면 그러한 것도 좋아할 것이다. 은근히 드립성 대사들도 있지만, 소설 자체엔  크게 무리를 주진 않는다.


개인적으로도 약 4분의 3 정도까진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으며 나머지 4분의 1은 사건의 '진실' 을 풀어나가는 방향이 좀 많이 아쉬웠다. 속된 말로 아예 던지지 않았나  란 생각도 좀 들고. 

그럭저럭 보통이긴 한데 소수 변방의 야만족(웃음)들의 지지를 받는 작가의 기대감으로선 별로다.

보르자의 장편은 <그짓말> 밖에 읽어본게 없지만, 비교했을 때 퀄리티 자체는 열화에 더 가깝다는 것이 좀 안 쓰럽다. 다른 더 좋은 장편 시리즈를 기대해본다.


덧글

  • qorxor 2014/12/23 05:29 # 삭제 답글

    기대감에 차서 읽다가 마지막에 뭔가 허전한걸 느꼈었는데 여기서 찾았네요.
    데우스엑스마키나... 편집자가 모든걸 해결해 버리니 답답할 수 밖에..
    여튼, 무척이나 공감가는 리뷰였습니다.
  • JHALOFF 2014/12/29 21:35 #

    ㅎㅎㅎ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화이트)

1139
376
6265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