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아이들> - 책이 안 끝나?!! 감상-라이트노벨



<시온의 아이들>은 본격 밀덕을 표방하는 작가가 쓴 소설인데 저는 밀리터리 지식이 거의 없으므로, 이런 방면의 비판은 아마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병기 지식들 나열해봤자 틀렸는지 맞는지 판단할 지식 자체가 없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제가 품는 의문들이 일반인의 시선에서 이상하지, 밀덕적으로 옳다면 그런 의문들은 쓸모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그런 쪽의 의문은 애초에 없습니다.

<시온의 아이들>의 기본 설정은 알 수 없는 이유로 3차 대전을 해서 한 번 초토화된 인류가 다시 도시를 건설하는데, 아마도 이런저런 방사능의 결과 때문인지 나타난 괴생물체 카르마라는 것들에 의하여 다시 대위기를 맞게 되고, 이에 맞서는 투쟁기입니다.
아마도 대개 십대 소년 소녀들을 등장시켜야할 라이트노벨이다보니, 작가는 여기서 '필연적으로' 싸우는 십대들을 그리기 위하여 몇 가지 설정들을 도입하는데, 기본적으론 인간이 '무기'를 완전히 잊어버렸다는 설정입니다. 그냥 이유 없이 인간들이 무기 만드는걸 잊었다고 하네요. 간단한 창조차도. 그 이유가 나중에 나오든, 걍 설정이든 일단 잠깐만 넘어가봅시다.
근데 이 무기를 괴생물체 카르마들이 쓴다고 합니다. 마치 인간의 것들을 빼앗은 것 처럼. 그러니까 한 마디로 검이나 창조차 만드는걸 까먹었다는 인간들이 미사일이나 핵 쓰는 집단하고 전쟁을 하게 된 꼴입니다. 덧붙여서 인류는 이미 핵전쟁을 한 번 경험했습니다.

물론 여기에서 끝난다면 그냥 막장이겠지만 작가는 무기가 사라진 인류가 아직까지 멸종하지 않은 또다른 설정을 부여합니다. 그러니까 인간이 무기를 잊어버리고, 인간의 무기를 빼앗은 것처럼 카르마가 나타났을 때, 저와 같은 소년 소녀들이 초능력을 쓸 수 있게 되었다네요. 그리고 그 초능력이란게 대개 인간이 쓰던 무기를 일종의 소환(?)하는 초능력들이고.

음......................

전 근데 읽으면서 굳이 '무기를 망각했다'란 설정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게 정말로 이 책에서 잘 지켜지는지 모르겠더군요.
물론 '무기를 잊었다'란 설정 자체 덕분에 작중 얼마 남지 않은 인류는 말 그대로 시궁창입니다. 경찰들도 무기가 없다고 하니까 제대로 치안을 유지하지 못하고요. 초능력자를 쓰면 되지 않느냐, 란 말이 있을 수 있는데, 일단 숫자가 적고, 카르마들이랑 싸워야 하니 일단 넘어갑시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무기를 잊었다'란게 좀 이상하단 말이죠. 무기란게 뭘까요. 탱크나 미사일, 전투기도 그렇겠지만, 사실 사람만 때려잡으면 다 무기가 되지 않나요? 하다못해 돌맹이 하나 맞아도 죽는게 사람인데.
이게 가장 이상하게 느껴지는게 작중 꽤나 중후반부긴 하지만, 정육점이 나오는데, 주인장이 '식칼'을 들고 있습니다. 그리곤 식칼을 집어던지고 주인공에게 주먹을 날린다고 합니다. 대략 작중 상황을 보면 찾아오고, 뭔가를 알고 있는 주인공을 죽여 입막음하려는 지나가던 악당이죠. 
'식칼을 집어던지고' ' 식칼을 집어던지고'  '식칼을 집어던지고'

저기 말이야, 식칼로도 충분히 사람 죽일 수 있지 않을까. 드라마나 영화에서 부부 싸움 도중에 식칼로 남편 찔러죽이는 부인 같은건 사실 거짓말인거야???
일단 슬럼가의 정육점이지만, 식칼을 사용하는 정육점이 있단 것은, 아무리 칼이나 창조차 만드는걸 '까먹은' 사람들이라도, 경찰들이 식칼 같은거라도 들고 치안 유지를 하지 않겠어...? 일단 정부가 있단 것은 그래도 강제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은 있다는거 아닐까? 아무리 썩고, 힘 없는 정부라도 갱단 몇십명보단 쎄겠지? 아니 애초에 초능력자가 갱단이나 군대 등에 모두 있으니까 다툼이 있어서 뭐 어찌저찌 제압 안 한다고 해도, 대다수 사람들이 무기가 없으면 식칼 들고 다니면서 대다수의 불량배들이라도 때려잡으면서 치안 유지 하면 되지 않을까? 

작중 나타나는 남은 인류들의 묘사도 좀 불만인 것이, 이 정도로 사실상 멸종 직전이며 항시 전쟁 상태라면, 일반적인 디스토피아 세계처럼 모든 것이 관리되고 그런 사회가 나타나는게 더 일반적이지 않을까요? 작가는 '무기가 없다'란 이유로 이런 사회가 되었다는거 같은데, 아무리 봐도 식칼을 정육점에서 사용하는 사회라면 좀 납득하기 힘들단 말이죠. 물론 대개 묘사되는게 슬럼가란 반박도 있긴 한데, 그럼 나머지 구역들은 어떻게 그나마 치안을 유지하는데, 란 또다른 의문이 떠오르는군요.
이게 더 걸끄러운게 그렇다고 인류가 원시 수준이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닙니다. 건설도 할 수 있고, 도시도 만들었고, 하여튼 무기 만드는거 빼면 한다는데, 그럼 그 건설 장비들을 무기로 쓸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란 의문이 또 떠오르지만 일단 넘어갑시다. 에일린언 2에서 퀸 에일리언과 대적할 때 쓰인 것도 아마 건설용 로봇 장비였던거 같지만.

물론 어찌저찌 그냥 이런 세계구나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봐도 '무기가 사라졌다'란 무리수 하나만 없었으면 다 해결되었을텐데 아쉽단 말이죠. 굳이 무기가 사라졌다기보단 걍 존나 무기가 한 통할 정도로 짱짱쎈 괴수들이 나타났고, 이들을 죽이려면 초능력을 가진 소년병들의 역할이다, 해도 그냥 되지 않았을까 란 아쉬움입니다.

본문으로 넘어가봅시다.

너무 기네요. 정말 기네요. 일단 페이지 자체도 긴데, 더럽게 길게 느껴집니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미 여러 글 쓰는 사람들이 실수한 문제지만, 작가가 너무 말이 많네요.
이 감상문도 길게 느껴지죠? 이거보다 더 일일히 하나하나 설명합니다. 전 오히려 작가가 이야기를 한다기보단 이런저런걸 막 보여주고, 하나하나 즐겁게 설명하려는 듯한 기분이 더 들더군요. 근데 그건 설명하는 사람만 즐겁죠. 실질적으론 그다지 많은 이야기를 담은 것도 아닌데 차라리 빨리-빨리- 정신으로 한 150쪽 정도만 줄였으면 훨씬 좋았을 것입니다. 이건 뭐 후속작에서 더 나아지겠죠. 아니면 말고.

전투신은 그냥 뭐 평범합니다. 전 텍스트의 힘을 그렇게 크게 믿진 않습니다. 특히 역동적인 동작들의 나열들의 묘사는 말이죠. 그냥 좋진 않다, 라고만 하죠.

좀 무리수가 강하게 느껴지는 기본 설정에다가 친절은 하지만 굳이 베풀 이유는 없는 과도한 친절에다가 약간의(사실 많이?!) 뽕빨과 드립과 밀덕적 지식을 섞으면 <시온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겁니다.

마지막 전투 장면에서 '한반도의 xxx'에서 왠지 모를 선비탈의 모습이 보여지기도 하지만 중요하진 않겠죠.

솔직히 좋진 않군요.

끗.

덧글

  • 네리아리 2014/08/28 22:09 # 답글

    이 분 감상평 보고 있으면 츄릅.... 이 작품 사고 싶단 말입니다. 츄릎
  • JHALOFF 2014/08/28 22:25 #

    지르면 편합니다---
  • DonaDona 2014/08/29 01:37 # 답글

    그냥 장려상답지 않은가... 정도.
  • JHALOFF 2014/08/29 16:55 #

    장려상이면 뭐..음.
  • I우사기I 2014/09/19 22:46 # 삭제 답글

    뭐... 저는 이거 재밌게 읽었으니 후속작도 기대기대
  • JHALOFF 2014/09/22 06:44 #

    재미는 개인의 취향의 영역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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