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리아드 - 로봇 시대의 볼테르여 독서일기-소설



스타니스와프 렘의 대표작 <솔라리스>만 읽은 채 또다른 대표작이자 단편집 <사이버리아드>를 읽는다면 여러모로 이질감에 (기분 좋은) 당혹감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 '유쾌한' 단편집이란 말만 들었지, 분위기 자체부터가 굉장히 <솔라리스>와 이질적이다. 이는 전적으로 렘이 한없이 진지할 수도 있으면서도 유쾌하면서 유우머스러울 수도 있는 다재다능한 작가란 증거일 것이다.

솔직히 까고 말하자. 이 이야기들은 전적으로 매우매우 볼테르스런 이야기들이다. 깡디드나 그 외 볼테르의 단편들, 혹은 볼테르와 비슷한 시대의 비슷한 이야기들을 연상시킬 수밖에 없다. 서문의 어느 SF 작가가 '폴란드의 볼테르' 운운한 것을 빼놓고 보더라도 누구라도 <사이버리아드>를 읽으면서 (볼테르를 읽었다면) 볼테르를 연상할 수밖에 없다. 아, 나도 안다, 마치 무언가 고리타분한 분석을 하는 것처럼, 이 모든 이야기의 원류는 볼테르-운운하는 고리타분함을 설파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하지만 무슨 상관인가. 어찌되었든 볼테르를 연상시키는 유쾌하면서도 뼈 아픈 이야기들인데.

여기에서 두 가지 위대한 점이 발견되는데 하나는 현대 사회에서도 충분히 통용될만한 볼테르의 유우머 감각이며 둘째론 그러한 것을 '미래'에 걸맞게 변형시키고 발전시킨 렘의 위대함이다. 사실 이런 구질부레한 미사여구와 상관 없이 아무런 선입관이나 기타 등등 없이 읽어도 이 두 '명'의 로봇 발명가들의 이야기들은 즐겁다. 실제로도 본인도 특별히 책 자체에 대한 설명을 들은 것 없이 읽기도 하였고.

물론 장미빛 찬란한 이야기들은 아니다. 렘은 과연 비관주의자인가, 아닌가? 설령 아니라도 그가 인간에 대한 장미빛 환상을 품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들은 전적으로 로봇들의 이야기이지만. 그 배경은 중세스러우며 풍자적으로까지 느껴지는 무언가들이 아닌가.
(물론 SF가 언제나 인간에 관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가, 는 논쟁의 대상인 것 같다. SF가 인간 외의 것을 쓰고 논할 순 있지만, 결국 그걸 쓰는 것은 인간이 아닌가? 인간이 인간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에 관해선 난 끝도 없이 비관주의자이므로. 물론 그다지 사이버리아드와는 상관 없다.)

물론 풍자든 아니든 큰 문제는 없다. 애초에 그걸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그것 또한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건 이 귀여운 로봇 창조자들의 이야기를 끝도 없이 즐길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즐기면 된다.

- 영역 번역자 마이클 켄델의 변태스러운 번역력에 한 번 감동한다. 예로, 작중 시 만드는 기계가 나오는 단편에서 작중에서 요구한데로 운율이 있는 시를 그대로 '영역'한다든지 등 참으로 뛰어난 번밀레를 보여준다.
-아쉽게도 역시 대부분의 SF 소설들처럼 이 소설 또한 한국 번역판은 절판인듯 싶지만 뭐 아무려면 어떠냐.
- 술 김에 오랜만에  블로그에 올린다 히히


덧글

  • CATHA 2014/11/04 13:06 # 삭제 답글

    포스팅 기다렸습니다. (노벨상 관련 포스팅 하나 하실줄 알았는데요..ㅠ)
  • JHALOFF 2014/11/05 06:40 #

    올해 수상자는 별로 관심이 읍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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