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여정(1) - 맬컴 라우리의 신곡 독서일기-소설



맬컴 라우리는 생전엔 <울트라마린>과 <화산 아래서>, 단 2권 밖에 출간하지 않았으나, 사후 현재까지 출간된 유작들만 대략 10여 권 분량에 이르는데(서간집 포함), 이는 그가 스스로 <결코 끝나지 않는 여정 The Voyage That Never Ends>이란 이름으로 계획하였던 거대한 프로젝트 때문에 그러하다.

일단 그는 <결코 끝나지 않는 여정>이란 이름 아래 서로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옥, 연옥, 천국 등에 해당될 약 6-7권의 책들을 묶어 하나의 사이클이자 자신의 <신곡>으로 완성할 계획이었고, 그의 전기를 읽은 것은 아니라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출판사 또한 그의 미래의 출간물들에 꽤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듯 싶다. (적어도 책들에 삽입된 서문들에선 라우리는 계속 출판사에게 조금만 기다려달라, 를 시전한다)
문제가 있다면, 한 서문에 따르자면, 라우리는 사실 소설을 완성하기엔 적합한 작가는 아니었다. 그는 끝없이 고쳐쓰는 노려가였으며, 이야기를 한다기보단 자신의 내면 세계를 그대로 옮기는데 주력하였으므로 이야기도 끝없이 변함으로서 개작이 계속되었다. 그의 알콜중독 등도 한 몫 거든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야심찬 계획은 제목 그대로 '결코 끝나지 않는 여정'이 되어버렸으며, 방대한 양의 정리되어야할 유고들로 남았다.
그래도 일단 여러 작품을 동시에(?!!) 문어발적으로 써서 그 윤곽은 어느 정도 짐작은 가능할 듯 싶다.

이미 생전에 출간되었던 그의 대작 <화산 아래서>가 지옥편이자 그 중심점이 되고, 멕시코가 지옥, 미국이 연옥, 그리고 그가 꽤나 좋아했던 캐나다가 천국이 되어, 각각의 장소들의 이야기들을 그리는 것이 그의 유작들이다. (<화산 아래서> 자체가 지옥이라는 의견이 더 많지만, 연옥/지옥이란 이야기도 더러 나오는데, 아무리 봐도 그냥 지옥편이다)

단편집 <주여, 당신이 살고 계시는 천국에서 귀기울여 주소서>는 이 사이클 안에 들어갈 예정은 아니었던 듯 싶고, 또한 상당수 작가가 출판 계획을 위해 다듬고 준비한 덕분에 꽤나 완전한 단편집이다. 중편과 단편들이 섞여있으며, 대다수는 캐나다를 배경으로 하거나, 선원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또한 몇몇 인물들은 다른 라우리의 장편의 주인공 등의 모티브로도 보인다.
(라우리는 꽤나 인물들을 돌려쓴다. 애초에 대부분이 자신이나 아내'들' 혹은 친구나 적들이 모티브라 계속 돌려쓴다)
라우리는 자신의 뿌리를 콘래드나 멜빌과 같은 바다-작가들에게서 찾는데, 선원 생활을 했다는 자신의 경험도 한 몫하는 듯 하다.

<질산은>과 <소용돌이를 흔들며>는 연옥편에 해당되는 미국을 배경으로 한 알콜중독자의 이야기인데, 모두 미국 정신병원에 갇힌 외국인 알콜중독자의 이야기이다. 아니, 애초에 <소용돌이를 흔들며>와 <질산은>은 모두 1고, 2고, 3고에 해당되서 어떤 의미에선 하나의 중장편으로 완성되는 과정에 있던 책들이다. (<소용돌이를 흔들며>는 1고와 2고가 수록되었다)
역시 자신의 실제 경험담에 어느 정도 근거하고, '요양원을 배경으로 여러 미치광이들과 초현실적인 경험담이 그 중점이다..

<내 친구가 잠든 무덤처럼 어두운> 또한 아마도 이 프로젝트 아래에 소속될 장편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의미에선 가장 라우리 개인과 관련이 깊은 책이 아닐까 싶다. 작가 자신을 모티브로 한 어느 알콜중독 작가와 그의 아내가 작가의 지인이 사는 멕시코로 가는 여정을 다루고, 그 죽음을 보는 장편으로, 이 출판하지 못하는 작가가 썼다는 이야기들이나 제목은 전부 라우리 본인의 것들이다.

라우리의 세계를 구성하는 것들론 캐나다-멕시코, 바다, 술 등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술에 대한 애정과 증오는 그의 삶을 지배하고, 작품들을 지배했던 요소라 할 수 있겠다. (화산 아래서에서 아주 제대로 나타나진다.)
물론 역시나 그의 최대 걸작은 <화산 아래서>지만, 이런저런 그의 계획들이 그의 희망대로 완성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꽤나 즐거울 듯 하다. (<화산 아래서> 또한 1940년 판본을 다시 써서 지금의 형태에 이르렀으니)
<신곡>은 원체 너무나 많은 자들에게 영향을 주었지만, <신곡>을 모티브로 하였다면, 그 끝엔 구원이 있을터인데, 그가 상상한 천국의 도달점이자 장소는 캐나다이니 그 이야기도 봐야겠다.

- <백해(白海)를 향하는 벨러스트 안에서>와 <가브리올라 행 8월 페리> 등에서 께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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