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검마탄의 사이드 스토리 - 메타냐 판타지냐 감상-라이트노벨


그럭저럭 재미는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라이트노벨' 자체에 대한 메타적인 시도는 많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당장 기억나는 것만 하여도 노블엔진 공모전에서 메타적인 부분을 다루었던 투고작들도 몇 편 있었고, 출판작은 모르지만, 설령 한국엔 아직 없더라도, 라이트노벨이 쏟아진다는 일본 현지에선 설마 한두 작품이 없겠습니까?

물론 시도가 있다고 하여 그것이 꼭 잘 쓰여진다는 보장은 당연히 없습니다. 하물며 '메타'라면 더더욱 그러겠죠. 소설을 빙자한 비판들을 나열한 에쎄이가 될 수도 있겠고, 이야기 자체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겠으며 단 권 내에서 끝나버리는 경우도 많겠죠.

일단 <마검마탄의 사이드 스토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은 점은 어느 정도 '메타'이지만, 그럭저럭 이야기를 성공적으로 진행시켰고, 또한 단 권에서 끝내는 게 아니라 후속권까지도 나올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는 점에 있다고 하고 싶네요.

물론 이러한 요소를 얻기 위하여 작가는 꽤나 무모한 시도를 합니다. 이 소설의 '방대한' 설정 자체가 그렇습니다. 그냥 딱 들었을 때는 에엥, 이거 완전 망작 되는 지름길 아니야? 란 생각이 살짝 떠오를 정도라고 하죠.

주된 설정은 이렇습니다. 작가는 왕도적인 가상의 라이트노벨 시리즈를 하나 설정합니다. 그리고 그 시리즈의 조연이 주인공인 '외전'을 다시 설정하는데, 이 외전이 바로 이 <마검마탄의 사이드 스토리>입니다. 여기까지만 하더라도 위태로울 지도 모르는데, 작가는 한 번 더 꼬아버렸습니다. 이 '조연'이자 이 외전의 '주인공'인 등장인물의 배경설정엔 '이세계전이 판소'에 휘말렸다 귀환했던 과거가 있다는 점이죠.

그러니까 <마검마탄>은 어떤 면에선 동시에 세 가지 이야기를 동시에 끌고 가야하는 상황입니다. 외전의 주인공에겐 이세계에서의 암울한 과거가 있고, 이 과거가 그가 다시금 조연으로 참석하게된 또다른 이야기에 끼어들게 되버리죠. 더불어 이세계 설정을 통하여, 주인공에게 이 이야기의 배역 등을 인식하게 하는 설정을 부여함으로서 메타적인 부분을 증가시킵니다. 설정만 봐도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모습이 눈에 보이지 않습니까?

과연 <마검마탄>이 이러한 위태로운 설정을 100프로 훌륭하게 소화시켰냐, 하면 개인적으론 아니라고 말하겠습니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점은 실패를 하진 않고, 그럭저럭 이야기를 이끄는데 잘 활용했다는 것이고, 

주인공이 왕도적인 라노베의 주인공과 달리 DEEP♂DARK♂하다는 점과 스스로를 조연이라고 인식하고, 주변의 '배역'을 안다는 점을 제외하면, 오히려 왕도적인 전개를 보여줍니다.

드립이 생각 외로 많긴 하지만, 적어도 드립에 잡아먹히는 그런 최악의 부류는 아닙니다. 라이트노벨에 대한 메타적인 비판이나 그걸 농담으로 삼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약하군요. 조연인 입장에서 '라이트노벨'을 비판하고, 농담거리로 삼는 부류는 공모전 등에서 많이 보았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이 주 축은 아닙니다.

생각해보니 여캐가 딱히 쓸모 없어보이는데, 여캐의 존재 자체만으로 기존의 하렘 라이트노벨에 대한 비판일지도 모르겠군요. 후속권에선 스콘의 죽음을. 
스콘은 홍차와 먹으면 맛있죠. 피로 얼룩진 바닥에 쓰러져 머리를 까부수면 되겠네요.

사실 '메타'란 부분은 꽤나 아리송합니다. 패션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걸 좋은 메타소설이라고 하기엔 아쉽고 부족한 생각이 드네요.

앞에도 말하였듯이 이 이야기는 세 가지 책이 뒷배경이죠. 이 책인 <마검마탄>, 그리고 설정상 원래 이야기인 <영웅휘광의 크로스 포인트> 그리고, 마검마탄의 주인공의 뒷배경인 이세계 판타지.

이세계 판타지는 그럭저럭 잘 섞어들어갑니다. 그러나 역시 중요한 축 중 하나여야 할 '영웅휘광' 자체가 <마검마탄>과 얽히는 것 자체가 거의 없다는 것이 아쉽더군요. 정교한 메타소설이라면, 이 세 이야기를 동시에 섞으면서 뿍찍-뿍찍-틴틴틴을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데 그런 부분은 굉장히 아쉽습니다. 물론 이걸 작가에게 그대로 요구하려면, 작가를 몇 십번 갈아넣어야할 것 같기도 하지만, 독자인 저로선 작가의 생명은 그다지 상관없는 일이군요 (웃음)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만한 점은 <마검마탄>의 주인공이 '주인공'에게 살해당하는 악역을 암시하니, 후속권부턴 어떻게든 저 셋이 정교하게 잘 섞어들어갈 수는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시다. 똑바로 서라, 작가, 당장 메타적으로 더 정교한 책을 쓰기 위해 갈려라.

어찌보면 '메타'가 약간 패션적인 요소가 언제 되버릴지 좀 불안한 폭탄을 안은 채, 마이너처럼 보이지만, 꽤나 왕도적으로 진행은 한 그런 소설이군요.

메타-소설을 원하는 당신, 정말로 정교하게 잘 짜여져, 구조 자체만으로도 예술 그 자체인 메타소설을 원하는 독자라면, 가장 완벽한 메타소설들을 썼고, 완성해버린 플랜 오브라이언을 읽으세요, 아일랜드 주정뱅이가 당신의 답입니다.

이상으로 <마검마탄의 사이드 스토리>에 대한 간략한 감상입니다 결론이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문제 없습니다.

덧글

  • 네리아리 2015/09/22 23:43 # 답글

    으앜ㅋㅋ 갈려야 하다닠ㅋㅋ
  • JHALOFF 2015/09/23 12:35 #

    작가들은 갈아넣어야 더 많은 글을 쏟아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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