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의 어사일럼>2권 - 이세계 정신병동 감상-라이트노벨





확실히 <당신과 나의 어사일럼>은 제목을 잘 지은 거 같아요. 이 소설은 어디까지나 '당신'과 '나' 두 사람의 이야기이고, 그 두 사람이 정신병동에서 같이 있는 이야기죠.

이 '당신'과 '나'는 소설을 읽어본 독자라면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생각해보니 '당신'과 '나', 단 두사람만이 있으니까 소위 말하는 세카이계일까요? 그건 다른 전문가가 잘 분석해주겠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저 '당신과 나'는 볼 때마다 엘리엇의 <프루프록의 사랑 노래>가 계속 떠오릅니다. 비단 이 책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줄곧 그러니 이 책과는 큰 관련은 없죠. 그냥 좋아하는 시라서 그런거겠지만. "자 그럼 우리 가볼까, 당신과 나, / 저녁이 하늘 뒤로 퍼져선/ 수술대 위 마취된 환자처럼 있을 때;" 왜 인용하냐고? 그냥.

다시 생각해보니 프루프록의 '찌질스러움'이 어사일럼의 주인공의 '찌질스러움'과 무언가 닮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2권 또한 그럭저럭 한 독서가 되었습니다. 1권을 산 독자라면, 2권도 만족하겠죠.

사실 이 어사일럼은 개인적으로 뭔가 잘 모르겠어요. 이 무어라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을 그나마 분석해보려고 중얼거려봅시다.

우선은 어사일럼 시리즈는 '라이트노벨'은 아니겠죠. 라이트노벨이 출판사가 이거다! 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면, 분명 판형도, 가격도 다르므로 아닐 겁니다. 만약 라이트노벨이 한 권에서 하나의 이야기를 완결하고, 하나의 시리즈로서 완성된다면, 어사일럼은 하나의 시리즈라고 하기엔 조금 뭐한 거 같아요. 물론 페이지 수 자체는 한 권이지만, 한 권이라기보단 한 챕터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우리는 보통 장편 책 한 권을 읽고 감상을 쓰지, 챕터 별로 감상을 하진 않잖아요? 물론 감명 받은 챕터나, 아, 이 챕터는 졸라게 구리게 못 썼네, 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시리즈의 정체성이라고 한다면 결국 두 정신병자가 정신병동에서 벌이는 대결이겠지만, 사실 몇몇 독자들에겐 처음 시리즈가 일종의 낚시를 시도하였기에 속은 사람도 있을 겁니다. 1권의 광고 때만 하더라도, 무언가 고문과 그 고문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절박한 두뇌물을 기대하였지만, 아쉽게도 그 기대는 1권 내에서 이미 '패션'이란 것으로 결론이 나버렸죠. 2권에선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물론 표면적으론 '생존'은 중요한 요소긴 하지만, 이미 주인공은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그런 점에선 1권에서 기대했던 긴박감, 그리고 1권에서 어느 정도 주축이 되었던 긴박감을 2권에서 기대했다면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2권에선 새로운 '하녀'가 등장하고, 이 하녀가 사건의 중심 소재지만, 사실 이 '하녀'는 인물이라기 보단 물체에 더 가깝습니다. 어디까지나 어사일럼엔 두 사람 밖에 없잖아요? (웃음)
주인공과의 평화로운 일상 - 반전 - 해결, 이렇게 2권은 간략하게 요약되겠군요.

어사일럼의 배경이 이세계이긴 하지만, 사실 독자로선 그리 중요한 요소는 아닐 겁니다. 어차피 정신병동엔 모두가 감금되있잖아요? 바깥의 넓은 세계를 알 필요가 있을까요? 아늑한 언덕 위의 하얀 집에서 남녀가 한가롭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이 소설의 목적인데.

어사일럼에서 느끼는 무어라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을 상당수 차지하는 요인은 이 책의 '과격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과격하다는게 아니라, 부족함을 의미하죠. 미친놈이 미친 짓을 하든, 논리적으로 미친 짓을 하든 미친놈인 것엔 변함이 없겠죠. 뭐 스키조 환자들이 일반인과는 다른 논리 사고를 한다는 가설-세미나도 들어본 적은 있지만, 어차피 우리 눈엔 전부 '과격'하게 보이지 않겠어요?

물론 작중 메이드에게 일어난 일 그 자체는 매우 적절한 처사였다고 봅니다. 이 처벌이 뭔지 궁금하면 책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아무튼 딱 적당했어요 이게 어떤 부류, 라이트노벨이든, 일반 문학이든, 혹은 양판이든, 기타 다른 것에 속한 무언가더라도, 아무튼 메이드의 처벌 수준 자체는 이 정도가 딱 완벽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그 해결 과정에서 약간 아리송한게 아닌가 싶네요. 혹은 이 문제가 발생한 것과 관련된 추가의 무언가? 이게 어쩔 수 없는, 예를 들어 수위를 두려워한 편집부의 의지인지, 혹은 더 나갈 수 있던 것을 스스로 자기-검열한 작가의 의도인진 모르겠으나, 어사일럼은 기왕 막 나가는거 아예 19금 딱지 걸고 하면 좋지 않을까, 란 독자적 바람이 있지만, 그러면 판매량이 안 나오겠군요. 슬픈 출판계의 현실입니다.

생각해보니 주인공의 '찌질스러움' 또한 이 아리송한 기분의 한 축을 차지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이러한 19금 딱지스런 부분을 보완하는 것은 언젠가 이야기했던 류세린 작가의 소위 말하는 '수컷스러운' 일상의 나열들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겠죠.
물론 변방의 어느 갤에 서식하는 자들에겐 너무나도 노멀해보이기에 자극도 안 될 것 같지만요.

이야기 전개 자체나 이야기는 그럭저럭 한 독서가 되게 합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이 아리까리함은 2권이라기보단 검열에게 희생당한 어사일럼 자체에 대한 기분에 가깝겠군요. 불행하게도 이 기분은 시리즈의 완결까지 계속 붙어다닐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2권 자체도 너무나 평화로워서 개인적으론 좀 단조롭긴 합니다. '일상편'이거든요 (웃음)





덧글

  • 아무것도없어서죄송 2015/10/01 08:55 # 답글

    정신병동이란느 반전이 있었군요. 읽어보질 못했기에.
  • JHALOFF 2015/10/02 21:23 #

    아, '정신병동'이란 것은 비유입니다. 그런 반전은 아쉽게도 없습니다.
  • 류빠 2015/10/07 00:50 # 삭제 답글

    후반부 고문실에서 은사자와 윤주의 대화 장면은 정말 뭐랄까요..;; 무슨 일이 일어 날것만 같아서 지금 까지 읽은 라노벨 중 가장 마음 졸이면서 흥미진진하게 봤는대.. 결말을 보니 작가가 의도한거 같진 않고 그냥 제 멋대로 생각한거 같군요.. 이 후기도 보니 그렇고요 ㅠㅠ.. 무엇보다 마지막 단편 스토리는.. 정말 보낼 캐릭터는 무자비하게 보내버리는 ㅋ.ㅋ.. 류세린 작가의 면모를 볼 수 있었습니다.
  • JHALOFF 2015/12/19 14:10 #

    뭐 추후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류빠 2015/10/07 00:50 # 삭제 답글

    후반부 고문실에서 은사자와 윤주의 대화 장면은 정말 뭐랄까요..;; 무슨 일이 일어 날것만 같아서 지금 까지 읽은 라노벨 중 가장 마음 졸이면서 흥미진진하게 봤는대.. 결말을 보니 작가가 의도한거 같진 않고 그냥 제 멋대로 생각한거 같군요.. 이 후기도 보니 그렇고요 ㅠㅠ.. 무엇보다 마지막 단편 스토리는.. 정말 보낼 캐릭터는 무자비하게 보내버리는 ㅋ.ㅋ.. 류세린 작가의 면모를 볼 수 있었습니다.
  • 류빠 2015/10/07 00:50 # 삭제 답글

    후반부 고문실에서 은사자와 윤주의 대화 장면은 정말 뭐랄까요..;; 무슨 일이 일어 날것만 같아서 지금 까지 읽은 라노벨 중 가장 마음 졸이면서 흥미진진하게 봤는대.. 결말을 보니 작가가 의도한거 같진 않고 그냥 제 멋대로 생각한거 같군요.. 이 후기도 보니 그렇고요 ㅠㅠ.. 무엇보다 마지막 단편 스토리는.. 정말 보낼 캐릭터는 무자비하게 보내버리는 ㅋ.ㅋ.. 류세린 작가의 면모를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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