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송가 - 알바루드 드 캄푸스(페르난두 페소아) 독서일기-시


<불안의 책> 온 기념으로 알바루 드 캄푸스의 영역-중역시다.

알바루 드 캄푸스는 역시 페소아의 이명 중 하나이자,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휘트먼식 미래주의자'다.
승리의 송가는 바다의 송가와 더불어 캄푸스의 완성된 일종의 2대 송가(?) 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추후 수정될 예정이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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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송가
- 알바루 드 캄푸스

거대한 공장 전깃불의 아픈 빛 아래
열병 속에서 나는 쓴다
이를 갈며 나는 쓴다, 이 모든 것의 아름다움에 열광하며,
이 아름다움이 옛 것들에겐 전혀 알려지지 않았기에.

오 바퀴여, 오 기어여, 영원한 위이이이이잉!
맹렬한 기계장치의 굴레를 쓴 발작들!
내 안과 내 바깥에서 맹렬하게,
내 온 해부된 신경들을 거쳐,
내가 느끼는 모든 것의 돌기를 거친다!
내 입술은 바싹 말랐구나, 오 위대한 현대의 소음들이여,
너무나도 가까이에서 너를 듣는 것으로
내 머리는 타버리며 너에게 선포하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차지
내 모든 감각을 말해주는 폭발적인 노래를 말이야,
너와 함께 있는 폭발성을, 오 기계여!

정신 착란 속에 입을 벌리곤 열대의 풍경인양 저 기계들을 바라본다.
- 철과 불과 에너지로 된 위대한 인간의 열대 -
나는 노래한다, 나는 현재를 노래한다, 과거와 미래 또한,
현재는 모두 과거이자 모두 미래이기 때문.
플라톤과 베르길리우스는 기계와 전깃불 속에 존재하지
간단한 이유다, 베르길리우스와 플라톤은 한때 존재했고, 인간이었으니까,
그리고 알렉산드로스 대왕도 몇 조각, 어쩌면 그건 15세기에서 왔을지도 모르지
원자들은 100-세기의 아이스퀼로스의 두뇌 속에서도 들끓을테니
이 전동 벨트와 피스톤과 플라이휠들은 돈다
으르렁거리고, 갈며, 쿵쿵거리고, 윙윙거리며 덜컥덜컥
내 영혼을 애무하며 함께 내 온 몸을 구석구석 애무한다.

만약 내가 내 온 존재를 엔진처럼 표현할 수만 있다면!
만약 내가 기계처럼 완전할 수만 있다면!
만약 내가 최신 모델카처럼 삶을 위퐁당당하게 갈 수만 있다면!
적어도 내 육신의 존재에 이 모든 것을 주입하여
나 자신을 찢어 넓게 벌리곤, 거대하며 인공적이고 만족할 줄 모르는 
이 검은 식물의 기름과 뜨거운 석탄에서 나온 향수를 
모조리 투과할 수 있게 만들라! 

모든 역학들의 형제들이여!
움직이는 부분으로 존재하는 난잡한 분노는
지칠줄 모르는 기차들의 
세계적인 철이 덜컹이는 소리 속에서,
화물을 나르는 배들의 노역 속이나
느릿느릿 기중기의 매끈한 회전 속,
공장들의 훈련된 소란 속과,
단조롭게 흥얼거리며 침묵에 가까운 전동벨트 속에 있다!

생산적인 유럽의 시간들, 기계와 
실용적 물질 사이에 꼼짝도 않지!
카페들을 위해 잠시 멈추는 거대한 도시들,
카페들, 그 쓸모 없는 수다를 위한 오아시스에선
유능한 자들의 시간과 몸짓이
확고해지고 촉발되지,
그들과 함께 바퀴와 톱니바퀴와 진보의 볼 베어링들이!
부두와 기차역의 새로운 영혼 없는 미네르바여!
순간과 어울리는 새로운 열정이여!
부둣가에서 미소 짓는 철로 된 용골들,
물 밖이나 항구 선양장에서 끄집어진다!
국제적이며 대서양 횡단적인 캐나다의 태평양 활동이여!
불빛과 술집과 호텔에서 열광하여 낭비된 시간들,
롱샹에서, 경마장에서, 애스컷에서,
그리고 내 영혼으로 곧장 들어오는
피카딜리와 오페라 거리!

이봐 거리들, 이봐 광장들, 이봐 들끓는 군중들!
쇼윈도를 지나치거나 멈추는 모두들!
사업가들, 거지들, 잘 차려입은 사기꾼들,
귀족 클럽의 거만한 회원들,
추잡하며 수상쩍은 성격들, 그리고 모호하게 행복한 가장,
그들의 조끼 주머니들을 가로지르는 금 사슬 속에서도 
아버지처럼 굴지!
지나가는 모든 것, 결코 지나지 않는 것을 제외한 지나감!
매춘부들의 너무나도 강한 존재감;
흥미로운 따분함, (대체 누가 거기 무엇이 있는지 알겠어?)
부르주아 여인들은 대개 엄마와 딸이
심부름이나 다른 일을 위해 거리를 걷고,
산책하는 동성애자의 거짓된 여성적 품위나
거리를 행진하는 그저 고상한 모든 사람들,
그리고 아무튼 영혼을 가진 모두들!

(아, 이 모든 것의 뚜쟁이가 되는 것을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가!)

독직과 부패의 눈부신 아름다움,
달콤한 금융과 외교적 스캔들,
거리에서의 정치적인 폭행,
때때론 국왕 시해의 혜성이
경외와 나팔 소리 속에서 일상적인 문명의 
평소와 같은 맑은 하늘을 빛나게 하지.

사기치는 신문의 보고서,
진실되지 않기에 진실한 정치 글들,
인기 위주의 뉴스들, 범죄 이야기들 -
칼럼 란이 두개인데 다음 장까지 이어져!
인쇄소 잉크의 신선한 냄새!
지금 막 붙여져, 아직도 축축한 포스터들!
하얀 커버에 쌓인 노란 책들 - 지금 막 출간되었습니다!(vient de paraître)
내가 얼마나 너희를 사랑하는가, 너희 모두 하나하나를!
내가 얼마나 너희를 사랑하는가,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내 눈과, 귀와 냄새의 감각과
내 손길과 (너를 만지는 것이 내게 얼마나 큰 의미일까!)
내 마음으로, 너 때문에 전율하는 안테나처럼 말이야!
아, 내 모든 감각들이 너를 욕망한다!

비료, 증기 탈곡기, 농사의 돌파구들!
농예화학, 과학에 가까운 무역!
오 여행하는 세일즈맨의 견본들,
저 여행하는 세일즈맨들은 산업 속 모험을 찾는 기사,
고요한 사무실과 공장들의 인간 확대!  

오 쇼윈도 안의 직물들! 오 마네킹들! 오 최신 패션들!
오 모두가 사고 싶어하는 쓸모 없는 물품들!
안녕 거대한 백화점!
안녕 번쩍여선 빛나고, 사라지는 전광판!
안녕 내일과는 다르기 위하여, 오늘 지어진 모든 것들!
이봐 시멘트, 철근 콘크리트, 새로운 기술들!
영광스런 흉기들의 향상!
갑옷, 대포, 머신건, 잠수함, 비행기들!

나는 너의 모든 것과 모든 것을 짐승처럼 사랑한다.
나는 너를 육식동물처럼, 
사랑한다, 도착적으로 너를 향한
내 시선을 비틀면서, 오 위대하고, 평범하며, 쓸모 있고, 쓸모 없는 것들,
오 절대적으로 현대적인 것들, 내 동시대의 것들이여
오 우주의 즉각적인 체계 속 
실제하는 가장 인접한 형식이여!
새로운 금속과 역동적인 신의 계시여!

오 공장들, 오 연구소들, 오 음악당들, 오 놀이 동산들,
오 전함들, 오 다리들, 오 부선거들(艀船渠),
안절부절 못하는 내 열렬한 마음 속에
아름다운 여인처럼 나는 너에게 사로잡힌다,
사랑받지 못하였으나 그녀를 만나는 남자들을 매혹시키는 
아름다운 여인처럼 나는 너에게 완전히 사로잡힌다.

헤이-야 거대한 가게들의 양상들!
헤이-야 높은 빌딩들의 엘리베이터들!
헤이-야 개각중인 주요 내각들!
정치적 결정들, 의회들, 재정담당관,
날조된 예산!
(예산은 나무처럼 자연스럽고,
의회는 나비처럼 아름답지.)

히-야 삶의 모든 것의 매력들,
왜냐하면 모든 것은 삶이니까, 쇼윈도의 다이아몬드들부터
별들 사이의 신비한 밤의 다리와
해안을 찰랑이는 고대의 엄숙한 바다까지
또한 친절하게도 똑같기도 하지
플라톤이 진짜 플라톤인 것처럼
그의 진짜 있음과 그의 영혼을 가진 육신과
그의 제자이기를 거부한 아리스토텔레스와 대화를 나눌 때도.

나는 엔진에 잘게 조각나버려 죽을 수도 있지
홀렸을 때 여자의 달콤한 항복을 느낄 거야.
나를 용광로 속에 던져줘!
지나가는 기차 아래에 나를 던져줘!
승선한 배로 나를 갈겨줘!
기계를 통한 마조히즘!
한 현대적 종류의 사디즘, 그리고 나, 그리고 와글와글!

어영-차 경마에서 우승한 기수,
오 너의 두 색깔로 된 모자 속에 내 이를 가라앉힐 거야! 

(너무나도 키가 커 어떤 문도 지나갈 수 없게 되기!
아, 응시하는 것은 나에겐 변태 성욕이야!)

이-야, 히-야, 이-야, 성당들!
너의 돌 모서리로 내가 내 머리를 후려치게 해다오,
그러곤 피로 엉망이 된 바닥에서 나를 일으켜세워다오
누구도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오 전차, 케이블 카, 지하철이여,
내가 황홀함에 열광할 때까지 나를 긁고 까지게 하라!
헤이-야, 헤이-야, 헤이-야-호!
내 얼굴의 웃음,
오 주정뱅이와 창녀로 가득찬 자동차들,
오 매일 매일 일어나는 보행자 떼거리, 슬프거나 기쁘지도 않지,
내가 수영하길 좋아했으나 할 수 없었던 잡다하게 섞인 익명의 강이여!
아, 이 얼마나 복잡한 삶들인가, 저들의 집에 무엇이 있을까!
아, 저들의 모든 것, 저들의 금전적 문제들과
저들의 가정 싸움, 저들의 예상치못한 타락과
침실에 홀로 있을 때 저들의 생각과
아무도 안 볼 때 저들의 행동을 알아보자!
이것들을 알지 않는 것은 모든 것에 무지해지는 것이다, 오 격노여,
오 열병이나 굶주림이나 미친 욕정과 같은 분노가
내 얼굴을 초췌하게 만들고 내 손이 
거리에서 비비적거리는 대중 한복판의 
부조리한 일그러짐과 악수하는 것을 익숙케 한다!

아, 그러나 평범하며 야비한 사람들, 언제나 같은 것을 보며,
평범한 단어처럼 욕설을 내뱉고,
그들의 아들들은 식료품점에서 훔치며
8살난 딸들은 (그리고 난 이것이 숭고하다고 생각해!)
계단통에서 점잖빼는 사내들에게 자위를 해주지.
대중들은 하루 종일 처형대에서 시간을 보내곤
거의 불가능한 불결의 좁은 길 위를 걸으며 집으로 오지.
개처럼 사는 경이로운 인간이란 생물들은
모든 도덕 체계 아래에 있으며,
어떤 종교도 발명되지 못하였고,
어떤 예술도 창조되지 못하였으며
어떤 정치도 만들지 못했지!
그대들인 존재이기에 내가 얼마나 그대들을 사랑하는가,
선하지도, 악하지도, 부도덕하기 위해 너무 겸손하지도 않으며
모든 진보에 영향 받지도 않고,
삶의 바다의 깊이로부터 온 기이한 동물상(動物相)들!

(당나귀가 돌고 돌며
내 마당의 수차(水車)를 돌린다,
그리고 이것이 세계의 수수께끼의 척도다.
너의 팔의 땀을 닦아라, 불만 많은 노동자여.
햇빛은 지구의 침묵을 억누르며
우리 모두 죽어야만 한다,
오 황혼의 음울한 소나무 숲이여,
내 유년 시절과 오늘 나 자신과는
다른 소나무 숲...) 

아, 하지만 끝없는 기계의 분노여 다시 한 번!
버스들의 강박적인 움직임이여 다시 한 번.
세계의 모든 기차로 여행하는 분노를 다시 한 번,
그리고 동시에,
모든 배의 갑판에서 말하는 작별 인사를 하면
그 순간 출항하거나 선창으로부터 멀어지겠지.
오 철, 오 강철, 오 알루미늄, 오 골철판이여!
오 선창, 오 항구, 오 기차, 오 기중기, 오 예인선이여!

이-야 거대한 기차 재난들!
이-야 함몰된 수직 갱도들!
이-야 거대한 바다 정기선의 정교한 난파!
이-야-호 여기, 이곳, 그리고 사방의 혁명들,
헌법 개정들, 전쟁, 조약, 침략,
아우성, 불평등, 폭력, 그리고 어쩌면 곧 끝내버릴
유럽 너머의 노란 야만인들의 거대한 침략,
그리고 새로운 수평서의 새로운 태양!

하지만 무엇이 문제일까? 이 모든 것에 무엇이 문제일까,
빛나며 붉고 뜨거운 오늘날 소음,
달콤하고 잔혹한 오늘날 문명의 소음들에게?
이 모든 것은 순간을 빼곤 모조리 지워버리지,
채권가처럼 뜨거운 헐벗은 가슴의 순간,
날카롭고 기계적인 순간,
금속의 열정에 취한 철과 동의 
바쿠스의 여신도들의 역동적인 순간.

어이 기차들, 이봐 다리들, 헤이 저녁시간의 호텔들,
이봐 철제 장비들, 중장비들, 작거나 다른 장비들,
정밀 기구들, 연삭공구들, 채굴기들,
모터들, 드릴들, 그리고 회전 장치들!
헤이! 헤이! 헤이!
이봐 전기, 물질의 쑤시는 신경들!
어이 무선 전신, 무의식의 금속 교향곡!
어이 터널들, 이봐 파나마, 킬 그리고 수에즈의 운하들!
이봐 모든 과거의 것은 현재 속에 있다!
어이 미래의 모든 것은 이미 우리 안에 있어! 어이!
이봐! 어이! 어이!
세계적인 공장-나무의 유용한 철의 과실들!
헤이! 이봐! 어이! 헤이-야-히-야!
난 내 내면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해. 난 돈다, 난 회전한다, 난 나 자신을 제작한다
난 모든 기차와 연결되있지.
난 모든 선창에서 끌어올리네
난 모든 배의 프로펠러들을 회전시킨다.
이봐! 이봐-어이! 어이!
이봐! 나는 기계의 열이자 전기!
어이! 또한 철도와 기관실들, 그리고 유럽!
이봐,  모든 것 속 모든 것과 내 안의 모든 것, 일하는 기계들 만세다, 어이!

만물 위를 만물과 함께 뛰어오르기 위하여! 어영-차!

어영-차 어영-차, 어기-여차, 어영-차!
헤이-야, 히-야! 호오오오!
위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아 내가 모든 사람과 모든 곳일 수만 있다면!

런던, 1914년 6월.


덧글

  • 환장 2015/09/25 22:13 # 삭제 답글

    환장하게 좋은 시네요.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이 이렇게 황홀할 수가. 한 백 만 명 모아놓고, 목소리 좋은 배우가 우렁차게 옛 그리스 정치가처럼 연설조로 낭독하면 좋겠습니다.
  • JHALOFF 2015/10/01 00:39 #

    실제 얼마 전에 또다른 대표 송가인 <바다의 송가>를 일인극 형식으로 한국에 소개되기도 하였죠. 괜찮을 듯 싶습니다.
  • 영원한 스탕달 신드롬 2016/01/23 16:47 # 삭제 답글

    오오 역시 좋군요 ㅜㅜㅜ 매번 페소아의 시 소개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국내에도 패소아 시 번역된 게 있나요? 이건 어떤 책에서 발췌하신 건가요? 영역본일테니 직접 중역해서 쓰신 것 맞죠?
  • JHALOFF 2016/01/30 14:02 #

    영역본 중역한 것입니다. 다만 워크룸 프레스에서 시선집 출간 계획에 제안들 총서에 있습니다 좀만 기다리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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