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세계가 싫다> 1권 - 나도 싫다 감상-라이트노벨



원래 무언가가 넘치면, 반대급부로, 그걸 까기 위한 무언가가 생겨나는 법.

이세계물이 넘치다보니, 이젠 그런 이세계물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려는 시도까지 나오는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이젠 메타-이세계물까지 도달하면, 완벽해지겠군요.

<나는 이세계가 싫다> 1권은 제목 그대로가 전부인 책입니다. 

나는 이세계가 싫다. 끝, 1권 끝났다!

문제는 저 1줄로 요약가능한 내용을 어찌되었든 약 300여 쪽 분량의 장편으로 늘려야한다는 점에서 작가의 역량이 결정되고, 책의 질이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이겠죠.

생각해보면 이야기를 만들 소재는 충분하게 많을 겁니다. 문학의 역사에서 수많은 천재들이 증명해왔든, 결국 문제는 작가죠, 작가가 잘 쓰면, 주인공이 진흙탕에서 일어서려고 허우적거리는게 전부인 장편을 써도 문제 없다고.

근데 이 책은 아니네.

시작은 한 절반 이하로 줄여도 무방하지 않을 주인공의 이세계-비판으로 시작하여, 갑작스레 엘프 대마법사가 역소환됩니다. 나와 함께 이세계로 가서, 용사가 되어죠! FUCK-OFF. 이걸로 요약 가능합니다. 어떤 면에선 이 시점에서 끝냈어야 강렬한 단편으로 그나마 좋은 인상을 남기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불행하게도 이 책은 일단은 장편입니다. 이야기가 계속되어야죠.

뜬금없는 키스로 인한 마력 봉인이라든지는 일단은 넘어갑시다. 그렇다면 문제는 뭐냐? 그 후론 사실상 일상물이거든요. 중간중간 이세계에서 용사를 암살하기 위한 암살자가 넘어오지만, 역시나 기억상실로 다 같이 일상을 즐긴다든지, 이런저런 사실 필요가 없어보이는 이세계 설명도 나오지만, 아무튼 넘어가자고요. 그리고 저게 사실상 끝입니다.

물론 1권으로 큰-그림을 판단하기엔 아직 이를 수도 있겠죠. 그런데, 아무리 이 시리즈의 큰-그림을 보려고 노력해도, 너무나도 커서 제가 못 보는건지, 없어서 못 보는건지 모르겠으나 안 보여요. 왜냐고요? 이 책은 이세계 가죠! 싫어. 어. 이 세 문장으로 사실상 이미 끝나버렸거든요.

물론 앞으로도 전개하면서 이세계에서 무언가 간섭하려고 노력한다든지, 어찌되었든 진행과 여캐를 위해서 마왕군은 암살자를 계속 보내겠죠. 그런데 어쩌라고?

차분히 생각을 해봅시다, 이 책이 왜 실패를 했는가?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많은 책들이 그러하듯, 결국 '이세계'도 이 책에선 패션에 불과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세계-비판처럼 보였다면, 이세계물을 메타적으로 풍자하는 코미디로 아예 노선을 잡던가, 이세계물을 그냥 쓰던가, 문제는 이도저도 아니죠. 그렇다고 강제로 이세계로 끌려가야하는 인물들에 대한 고찰이 들어간 것도 아니고, 용사의 이세계로 데려가야하는 이세계인의 절실함도 없어요. 그렇다고 아예 대놓고 메타적으로 풍자하는 정신 나간 코미디인 것도 아니고.

그저 엘프와 서큐버스 여캐들과 현실에서 좀 같이 희희낙낙거려보겠다는 소망을 실현하기 위한 패션-세계에 불과하지.

무슨 말이냐고? 야, 너희 세상이 망하니까 용사를 필요하다며? 개가 안 가겠다고 버티는데, 제발 같이 가줘, 싫어? 응, 그래~ 하고 바로 일상-러브-코미디로 돌입은 좀 매우 부조리하게 느껴지지 않니? 응? 의도한 거 맞지, 그렇지? 이세계인들은 이리도 멍청하니, 이세계로 가지 말자는 메타적인 비평이지?

이 책의 장점은 그나마 분량의 폭력을 주진 않는다는 점이에요, 짧아서 짧은 시간 내에 읽을 수도 있죠.
그런데 어쨌든 '이세계물' 자체를 소재로 쓰고, 이용하고 있다면, 적어도 무언가 그거에 대한 작가만의 독창성을 보여줄 순, 정말로 없었던건가? 정말로 이것이 최선이었는가?

의미없는 외침이겠죠. 저도 이세계가 싫습니다. <나는 이세계가 싫다> 에엥 이거 완전히 1권으로 완결 아니야?

덧글

  • 다루루 2016/08/05 12:13 # 답글

    제목만 보고 응 그래 나도 이세계 싫어! 하면서 살까 간을 보고 있었는데 아닌가보네요. 저에게는 기꺼이 제 발목을 날릴만한 과감함과 발목 재생 능력이 없습니다. 이제 작가양반에게 남은 건 골수TS 드립 뿐인가.
  • JHALOFF 2016/08/05 15:03 #

    그러나 거짓말처럼-2권은 나오지 않았다
  • 2016/08/05 16:2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rumic71 2016/08/05 21:24 # 답글

    살까 하다가 그냥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고 있던 책인데, 계속 잊어야 할 것 같군요. (근데 TS가 나와요?)
  • 다루루 2016/08/10 02:33 #

    작가양반이 공모전 당선 당시 판갤에 출몰해서 친 드립입니다. 백혈병 투병 중에 쓴 글이라고 하는데, 중간에 골수 이식을 받았다더군요, 근데 골수 이식을 받으면 골수만 그 이식해 준 사람의 것으로 바뀐다는데, 골수 기증자가 여자였기 떄문에 골수가 TS되는 것이라는 내용의 드립이었습니다.
  • 팬던트 2016/10/20 21:17 # 삭제 답글

    혹시 압니까?. 이세계에 가버릴지... 확실히 내용을 이어가기에는 주제가 작아서, 내심으론 걍 이세계로 가는걸 원하고 있었네요.
  • JHALOFF 2016/11/03 20:57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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