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 <블리크 하우스> - 황폐한 집은 어떻게 바뀌는가 독서일기-소설



<블리크 하우스>는 찰스 디킨스의 중기에 해당되는 대작이자, 흔히 그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뽑히는 그러한 소설이지만, 정작 번역본은 아직 없다. 사실 그럴지도 모르는 것이 우선은 집필 기계 디킨스의 장편들이 으레 그러하듯, 옥스퍼드 페이퍼백 기준으로 1000쪽에 가까운 대작이라 사뭇 번역의 어려움을 겪을 지도 모르겠다.

'황폐한 집'으로도 번역될 수 있겠지만, 일단은 작중의 주요 무대 중 하나인 '블리크 하우스'가 고유 명사이므로 일단은 그래도 블리크 하우스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 작품의 주요 이야기는 황폐한 집이 어떻게 인간성을 되찾는가,가 그 중점이라, 황페한 집라는 번역도 의외로 좋을지도 모르지만.

블리크 하우스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으론, 디킨스의 소설 중 유일하게 여성 1인칭이 시도되었다는 점인데, 이는 우리의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강직한 여성 에스더 서머슨이 그 주인공이 되시겠다. 물론 플롯 짜기의 대가 디킨스 옹은 단순히 1인칭만을 선호하지 않는다. 에스더의 1인칭 서술과 더불어, 3인칭 시점으로 다른 사건들을 조명하고, 중반에 이르러, 사실 이 동떨어져보이는 두 개의 시점이 하나의 사건을 향하여 합쳐지며 정교한 플롯의 대가의 솜씨를 마음껏 보여준다.

디킨스가 다른 소설에서도 그러하듯, 냉혹한 법정의 세계를 대표되는 비밀에 쌓인 잔다이스 소송과 그와 엃힌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의 묘사 등을 통하여 사회비판을 시도함과 동시에, 에스더라는 한 여성의 삶을 그리면서 그녀의 출생의 비밀과 작중 진행되는 동시에 발생하는 살인과 그 추리소설과도 같은 추적을 통하여, 디킨스는 한 편의 거대한 서사를 완성한다.

여러 매력적인 인물들, 극소수의 악인을 제외하면, 제각기 결점을 가졌으면서도 꾸역꾸역 살아가는 인물들. 그리고 어찌되었든 결국엔 누군가와의 결혼으로 막을 내리지만, 어느 정도 스스로 의지를 통하여, 황폐한 집을 거부하는 에스더라는 한 강직한 히로인을 통하여 디킨스는 멋진 이야기 한 편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물론 길다면, 좀 많이 길지만, 그 시절 소설들이 다들 그러하지 않겠는가. 아무튼 디킨스의 소설들은 모두 한번쯤은 읽어볼만하다.

덧글

  • CATHA 2016/08/21 23:19 # 삭제 답글

    오 쟐롭님! 오랜간만에 뵈어서 반갑습니다. 몸 건강하게 잘 지내고계신지요?
  • JHALOFF 2016/09/23 12:19 #

    그럭저럭 살아있습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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