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샤두 지 아지스, <돔 카스무루> - 망각하는 회고록 독서일기-소설



마샤두 지 아지스는 브라질 문학의 가장 대표적인 작가이자 아버지(?)라고까지 칭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볼 듯싶다. 적어도 포르투갈 문학에서 20세기 이전 고전 소설에선 포르투갈의 에사 드 케이로즈와 브라질의 마샤두 지 아지스가 양대산맥을 이룬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 거다.

<돔 카스무루>는 그러한 그의 후기 소설로서 일종의 '브라질판 오셀로'를 그린 소설이다.

'돔 카스무루'는 대략 고독-경(卿) 정도로 해석되는 듯싶다. 말 그대로 '질투'로 인하여 스스로 파멸한 어리석은 남자를 향한 조롱섞인 별명이다.

우선 이 소설의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인 점은 그 불분명한 화자의 사용이다. 이 소설은 '돔 카스무루'가 과거 자신이 '벤투 산티아고'로 불리던 시절을 회상하며 사실상 실시간으로 독자들에게 회고록을 적어가는 소설이다. 회고란 결국 기억을 끄집어내어 정리하고 다시 기억하는 일이지만, 돔 카스무루는 스스로가 말하듯 건망증이 심한 인물이며 그의 기억은 산만하고 불완전하며 무엇보다 기억해내기보단 망각하는 행위에 가깝다.

돔 카스무루와 산티아고를 신뢰하긴 힘들다. 결국 모든 것은 모호하다. 정말로 그가 오해로 아내의 외도를 의심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아내의 외도가 있었는지조차 그의 회고록에선 답해주지 않는다. 이런 점은 이러한 외도-문학과는 사뭇 다르다. 그러나 그런 건 중요하진 않다. 그의 회고에선 '질투'라는 그 감정 자체에 사로잡힌 그의 불안이 초점이니까.

이러한 불안한 심리를 탁월하게 그려내지만, 마샤두 지 아지스의 글은 광대극에 가깝다. 시종일관 진지하게 고뇌하기 보단 마치 마감에 쫓겨 괴로워하는 작가처럼 톰 카스무루는 글을 쓰는 내내 괴로움을 호소하고, 퇴고나 실수를 거듭하며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결국 모든 것은 불완전하다. 불완전한 기억을 담은 회고록조차도. 그리고 거기엔 말 그대로 고독만이 자리잡는다.


*이 소설은 마샤두 지 아지스의 리얼리즘 삼부작의 마지막 권인데, 첫번째에 해당하는 <브라스 꾸바스의 사후 회고록>은 창비에서 번역되었으니 그의 진가를 맛보긴 용이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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