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카슨, <오프 아워 때의 사람들> 독서일기-시


영문학에 속하겠지만 (퀘벡 지방을 제외하고) 희한하게 캐나다는 널리 알려진 작가의 이미지가 드문 편이다. 빨강 머리 앤 정도를 제외하면, 일단 기억나는 작가론 전부 살아있는 작가 뿐이니 죽은 작가를 사랑하는 본인으로서도 희한하다. 물론 모든 문학이 그러하듯 일부러 깊게 파보면 읽을 작가야 많겠지만, 어쨌든 널리 알려진 이미지가 그러하게 느껴진다.
영문학에선 변방권이었겠지만, 그래도 오늘날 널리 알려진 캐나다 작가들은 대개 영문학의 현존하는 주류들이다. 이미 노벨상을 타기도 한 앨리스 먼로나 애트우드, 그리고 얀 마텔 등이 널리 알려진 캐나다 소설가들이겠다. 다만 이들은 '독보적'이진 않다. 다른 영어권에서 비슷한 위상의 작가들이 여럿 존재하니까. 그렇지만 현존하는 염문학 시인 중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하는 것은 캐나다의 앤 카슨이 거의 독보적이라 할 만하다. (물론 이는 내 개인적인 인상이지만, 그래도 그녀가 독보적인 위치인 건 어느 정도 사실일 거다)

앤 카슨은 내 개인적인 이미지론, 어느 시대에나 꼭 한 명은 있을 법한 희랍문학에 전통한 산문시인이자 지식인이다. 실제로도 그녀는 영미권에서 현존하는 희랍 문학 전문가 중 하나다. 본인이 직접 번역하기도 하고, 또 작품에 영향을 받거나, 재창작을 하기도 하니, 이를 부정하는 건 앤 카슨 본인부터가 부정할 것이다.

그녀의 작품은 대개 시와 산문의 경계에 있는 작품들인데, 앞서 말했든 이러한 류의 작품은 이미지적으로 시대마다 있어왔고, 그런 만큼 그녀가 우리 시대의 그런 위치를 담당하는 자임을 의미하기도 할 거다.
<오프 아워 때의 사람들>은 그런 그녀의 작품군의 연속에 있는 작품으로 사실 굳이 그녀에 대한 감상을 쓰기 위한 첫번째 작품으로 꼽히기엔 조금 의아하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 산문-시집은 그녀의 작품군에서 평균적인 작품이고, 보다 특출난 작품, 가령 <빨강의 자서전>이나 <녹스>같은 보다 뛰어난 걸작이자 대표작들이 널려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전적으로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본인의 게으름 때문이다. 여기 올라오는 대다수의 감상들이 그러하듯, 앤 카슨도 처음 만난 것은 몇 년 전이지만 이제서야 감상을 끄적여본다. 그것도 최근에 읽어본 작품으로.

아무튼 앤 카슨을 즐기기 위해선 희랍 작품에 대한 감상과 능숙함이 선행되야한다. 이는 어쩔 수 없다. 그녀는 희랍 문학의 전문가고 일부러 자신의 뿌리의 일부를 거기에 두고 있으니까. 희랍 서정시 등에 익숙하지 않으면 그녀에게 익숙해질 수 없다. 더군다나 그녀는 지식인 계열의 시인이므로 일부러 현학적으로 자신의 지식을 뽐내며 여러 다양한 분야를 건네니 더욱 그러하다.
<오프 아워 때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카슨의 주된 관심사는 투키디데스와 버지니아 울프가 표현하는 시간과 세월이다. 두 사람 모두 시간에 관련된 사람이다. 투키디데스는 거대한 전쟁의 시간을 다루고, 스스로 재단한 자였으며 울프는 <세월들>과 같이 시간을 스스로 정리한 자였다.
이걸 기반으로 카슨은 다른 작품에서도 그러하듯, 여러 인물들의 시간을 쌓아올린다. 

사실 카슨의 경우, 딱히 하고 싶은 말은 없는 그런 작가다. 굳이 그녀를 읽고 나면, 읽은 내가 즐긴 것으로도 충분하지, 굳이 그 기분을 밖으로 표출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진 못한다. 차라리 그냥 그녀를 읽으라고 말하는 게 더 간편하니까.
다행스럽게도 그녀의 대표작도 번역되었으므로 만나기는 쉬울 것이다.

<오프 아워 때의 사람들>에 대한 감상이지만, 정작 이 책에 대한 감상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좋다.

그냥 카슨을 직접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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