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드 롱사르, <카상드르에 대한 사랑 시집> 독서일기-시


대략 '한국연구재단총서 학술명저번역' 란 이름을 공유하며 여러 출판사들에서 나오는 번역 총서들이 있다. 내가 아는 것만 해도 아카넷, 한국문화사, 나남출판 등에서 나오며 동양편 쪽은 학고방, 소명출판, 세창출판사 등에서 나온다. 이 목록에 나오는 책들은 대개 안 팔리지만, 소개가 된다면 어찌되었든 누군가에게는 매우 유용하고 흥미로울 고전 목록이다.

그런 총서의 성격인 만큼, 아카넷에서 나온 피에르 드 롱사르의 <카상드르에 대한 사랑 시집>은 이 책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줄 것이다.
개인적으로 피에르 드 롱사르는 생소하고 이름 정도만 들어보았는데 난데없이 시집 한 권이 꽤 두틈한 분량으로 소개가 되었으니 읽게 되었다.

피에르 드 롱사르는 프랑스 르네상스 문학에 속하는 시인으로 그 당시 시인 중에선 높은 위치에 속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불문학의 특수전공자가 아닌 이상, 사실 이러한 시인을 알거나 접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프랑스 르네상스 문학을 생각해보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 시기를 양분하는 대작가 두 사람은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의 라블레와 <엣쎄>의 몽테뉴다. 널리 읽히고 오늘날까지도 거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대가를 두 명이나 생산했던 이유일지도 모르지만, 프랑스 르네상스 시기 문학은 이 두 명을 제외하곤 일반인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소개나 번역 자체부터가 거의 절멸에 가까운 형태니. 차라리 다음 세대로 간다면, 라신이나 몰리에르, 라퐁텐 같은 대가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할 텐데, 어떤 의미에서 프랑스 르네상스는 시발점이자 아직까진 반쯤은 황량한 개간지에 가깝다.

그런 만큼 이 책은 생소한 프랑스 르네상스 문학, 그것도 시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선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켜줄 것이다. 이것 외엔 딱히 시집이나 시인에 대해선 하고 싶은 말은 없다. 
물론 개인적으론 단순히 호기심만으로 접근하기엔 조금 버겁고 후회가 될 것이므로 크게 추천하진 않는다. 르네상스인 만큼 결국은 페트라르카와 같은 사랑 시인에게 큰 영향을 받았고, 산문으로선 조금 흥미가 가지만, 번역의 특성과 로망스어를 한국어로 번역한다는 한계상 시로서는 거의 느낄 수 없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본다면, 굳이 이런 시집까지 찾아서 읽는 이라면 르네상스 시기 번역문학이나 문학에 익숙할테므로 그들의 모험을 막을 필요는 없을 거 같다.
나로서도 그냥 이런 책도 읽어보았다, 란 표시를 위한 소개글이므로 더 쓸 말은 없다.

(물론 영문학적인 관점에선 조금 더 호기심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롱사르와 조금이나마 연관되는 두 시인이 있으니 W.B. 예이츠와 실비아 플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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