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 슈타흐, <어쩌면 이것이 카프카> 독서일기-산문




카프카는 20세기의 전설이고, 국내에도 전집이 번역되고, 관련된 책들이 여럿 소개되었던 만큼, 이 책 또한 소개되는 것은 기이한 일은 아닐 거다.
라이너 슈타흐는 본래 비교적 최근에 나온 3권 짜리 카프카 전기로 유명하였는데 각 시대마다 나오는 작가 전기의 결정판이 있듯이, 슈타흐의 전기 또한 우리 시대의 카프카 전기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3권으로 구성된 만큼 그 분량이 방대하여 쉽게 읽기 버겁고, 또한 아직 국내에 번역이 되진 않았지만, 조금 더 가볍고 쉽게 즐길 수 있는 판본이 대신 소개되었으니 바로, <어쩌면 이것이 카프카 - 99가지 습득물>이다.

말 그대로 카프카의 일기나 산문, 혹은 그에 관한 글과 일화들을 99가지 짧은 산문으로 소개하는 '카프카' 입문서다. 다만, 이는 작가 카프카가 아니라, 인간 카프카란 점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카프카를 처음 접하는 이들이 읽기 보단 카프카에 익숙한 이들이 곁들여 읽는 것이 좋다.

'전설'이 된 만큼 자연스레 카프카에 관한 실체없는 소문도 많지만, 슈타흐의 본질적인 목적인 어디까지나 실제로 존재하였던 인간 카프카의 모습들이다. 부조리한 세계의 주인으로 으레 독자들이 가질 환상을 부수면서도 인간적인 카프카의 일화들을 보여주는 것은 카프카 독자들로 하여금 색다른 체험을 하게 만들 것이다.
물론 우리는 '어쩌면', 혹은 본래 제목의 물음표에 주목을 해야한다. 이것이 정말로 카프카인가? 물론 인간 카프카의 몇몇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으레 원할 절대적이고 그 자체로 모든 것을 충족하는 답이 될 순 없다.
슈타흐가 소개하는 일화 중 인상 깊은 것은 카프카의 눈동자에 관한 일화이다. 컬러 사진이 없으므로 우리는 그의 지인들의 증언을 추정해볼 뿐이지만, 지인들은 모두 각기 다른 답을 내놓았다. 누군가는 푸른색, 혹은 회색으로 기억했지만, 그나마 객관적으로 보일 만한 그의 여권 기록에선 '푸른 회색'으로 기록한다고 한다.
때론 전설을 전설로 대하거나, 전설을 전설이 아닌 진실로 대하는 것, 양쪽 모두 중요하다. 허나 가장 좋은 것은 역시 카프카의 글을 읽는 것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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